고흥 걷기 여행 (3) - 거금도 둘레길
연홍도 구경을 마치고 12시 30분 배로 나와 금산면 소재지에 김일기념체육관을 찾았다..
60년대 후반 70년대 초 인기 절정을 달리던 프로 레슬링..그 정점에 김일이 있었다..
당시 레슬링 선수들은 장기가 있었는데, 천규덕은 당수춉, 장영철은 드롭킥..김일은 박치기로 유명했다..
상대방에게 몰리다 마지막 순간 박치기로 승리하는 김일의 레슬링은 인기 절정이었다..
그러다, 국내파, 해외파의 갈등이 폭발한다..
장영철 대 오쿠마의 경기에서 오쿠마의 공격에 당하자 장영철의 제자들이 오쿠마를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때 장영철의 "레슬링은 쇼"라는 발언이 언론에 회자되면서 레슬링의 쇠퇴를 자초한다..
원래 프로레슬링은 사전 합의에 의해 승부를 하는 방식이 주류인데, 가끔 어떤 이유에서인지 합의가 파기되고 실전이 벌어지는 일이 종종 생긴다..
이를 시멘트 매치라고 한다..
장영철은 이를 김일이 사주한 것으로 생각하여 두 사람은 불화한다..
김일..그는 거문도 금산면에서 1928년에 태어났다.
1m 80의 건장한 체구에 씨름하여 상으로 소를 타는 재미로 살던 그는 어느 날 역도산이 실린 잡지를 보고...레슬링을 배우기 위해 1956년 일본으로 밀입국한다..
불법체류자로 유치장에 갇힌 그는 역도산에게 편지를 보냈고, 불쌍히 여긴 역도산이 신원보증해주어 풀려나 그의 제자가 된다..
역도산이 박치기를 특기로 개발하라고 권유하자 그는 맹렬히 단련한다..
각고의 노력 끝에 1963년 WWA(세계프로레슬링협회) 태그챔피언에 올랐다. 그해 역도산이 의문의 사망을 한다..
그이후 그는 귀국하여 장영철, 천규덕과 함께 프로레슬링의 붐을 조성한다..
노래는 남진과 나훈아, 레슬링은 장영철과 김일..바둑은 서봉수와 조훈현 이런 식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장영철의 쇼 발언 파동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다시 "오오키 긴타로"라는 이름으로 선수로 활동한다..
그리고 1985년 은퇴한다..경제적으로는 사업 실패로 말년에 곤궁하게 살았다..
박치기 후유증으로 투병생활 하던 그는 죽기 직전 7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장영철이 91세 노모와 함께 김해의 한 병원에서 외롭게 투병생활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지금 만나지 못하면 다시는 만날 수 없다"며 휠체어에 의지해 김해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화해했다..
"장영철은 '내가 철이 없었다'고 후회했고, 김일은 '사실 후배가 한 번도 찾지 않았는데 내가 왜 먼저 찾아야 하나란 생각도 했었다'고
고백했다."
http://news.joins.com/article/2155782
6개월후 장영철은 사망하고, 같은 해에 김일도 사망하였다..
거문도 둘레길 구간 중 연소해수욕장 - 옥룡마을 - 익금해수욕장 - 금장해수욕장을 걸어 볼려고 했다..
우선 점심을 해결하려고 식당을 찾아 보니 연소 해수욕장 부근에 횟집이 검색되어 갔더니, 영업하지 않는다..
부근에 아무런 식당이 없다...대략 난감..
해수욕장 구조대 분들이 중식당 배달된다고 추천..사천짜장 시키고 구조대 천막에서 점심해결하도록 배려해주니..
구조대분들 너무 고맙다..
물에 빠진 사람뿐 아니라 인생사 어려운 사람도 구조해주는 구조대도 필요하다..ㅎㅎ
식사후에 걸으러 나섰다..
뜨거운 햇살은 화살 처럼 쏟아져 꽃히고 땀은 비오듯하는데, 어렵쑈, 길은 그늘도 없이 그저 포장길의 연속이다..
더구나 큰 찻길로 이어지기에 거문도둘레길 걷기는 포기했다..
그러나 아쉬워 차로 거금도를 일주한다..
익금 해수욕장을 걷고, 몰디브 까페에서 옛날 팥빙수를 먹고..
거금생태숲 공원으로 갔다..
숲에서도 더위는 피할 수가 없었다..
동행을 거부한 사람은 차안에서 자고, 홀로 하이에나 처럼 그늘과 시원함을 찾아 헤멘다..
그러나 킬리만자로의 표범 처럼 높은 곳(적대봉)으로 오르는 어리석음은 저지르지 않았다..ㅎ
거문도에서의 마지막 희망을 거금대교에서 자전거 타기에 걸었다..
거문대교는 2층으로 상층은 자동차도로, 하층은 보행 및 자전거 도로라고 한다..
소문듣고 찾아와 자전거를 빌려 거문대교 왕복 4KM를 자전거로 즐기고 망고 팥빙수 제대로 먹으려고 했는데..
거문대교 휴게소에 도착하니, 월요일은 자전거 대여 쉰단다..
** 월요일 주의보** 많은 시설이 휴관한다는 거..ㅎ
띵..
더위가 솟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