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째 순천에서 간전을 거쳐 구례로 접어들었다.

십리 벚꽃길에 벚꽃이 달랑 한그루 피었다.

이런 상태로 어떻게 1주일뒤 만개하여 손님을 받을까?

섬진강은 빙긋이 웃는다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는듯이..

 

쌍계사 주차장은 넓어서 좋다.

입장료 면제를 70세로 연장했어도 여기서는 불만이 없다.

 

쌍계사 입구에서 만나는 미얀마 민주화 항쟁 응원 플랭카드..

2021. 2. 1.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세력에 체포된 아웅산 수치, 민꼬나이(민 코 나잉)..

민주화의 길..멀고도 험하다.

그런 길을 달성한 대한민국 칭찬한다..

 

삼신산이 어딘가 했더니, 지리산 삼신봉을 이르는 말인갑다..

 

금강문까지 갖춘 번듯한 절이다..

 

팔영루((八詠樓)

840년 신라 문성왕 때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진감 혜소 선사가 선과 범패를 가르칠 때 처음 지은 건물이다.

범패는 인도 불교 음악인데, 진감선사가 섬진강에서 뛰노는 물고기를 보고 팔음률로서 어산(魚山)이란 범패를 작곡하였기에 여기서 팔영루라는 이름이 유래한다.

https://youtu.be/L_ZZ1ZCXZBs

 

진감선사탑비..

최치원이 중국에서 돌아온 3년뒤 31살에 글을 짓고 글씨를 쓴 것이다.

최치원이 쓴 사산비명 중 하나로 국보 47호다..

 

비문내용을 보자..

공자가 문하 제자에게 일러 말하기를 “내 말하지 않으련다.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고 하였으니 

저 유마거사가 침묵으로 문수보살을 대한 것이나 부처님이 가섭존자에게 은밀히 전한 것은 

혀를 움직이지도 않고 능히 마음을 전하는 데 들어맞은 것이다.

 ‘하늘이 말하지 않음’을 말하였으니 이를 버리고 어디 가서 얻을 것인가.

.....

선사의 법휘는 혜소(慧昭)이며 속성은 최씨(崔氏)이다. 그 선조는 한족(漢族)으로 산동(山東)의 고관이었다. 

수나라가 군사를 일으켜 요동을 정벌하다가 고구려에서 많이 죽자 항복하여 변방(신라)의 백성이 되려는 자가 있었는데 성스러운 당나라가 4군을 차지함에 이르러 지금 전주의 금마사람이 되었다

....

선사는 얼굴 빛이 검어서 모두들 이름을 부르지 않고 지목하여 흑두타(黑頭陀)라고 했다.

정원 20년(804)  세공사(歲貢使)에게 나아가 뱃사공이 되기를 청하여 배를 얻어 타고 서쪽으로 건너가게 되었는데...창주(滄州)에 이르러 신감대사(神鑑大師)를 뵈었다

....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니 홍색이 꼭두서니 보다 더 붉고 청색이 남초 보다 더 푸른 것과 같았다.

...

그 때 마침 우리나라 스님 도의(道義)가 먼저 중국에 와서 도를 구하였는데 우연히 서로 만나 바라는 바가 일치하였으니 서남쪽에서 벗을 얻은 것이다.

...

화개곡의 고(故) 삼법화상(三法和尙)이 세운 절의 남은 터에 당우(堂宇)를 꾸려내니 엄연히 절의 모습을 갖추었다.

...

몇 해를 머물자 법익(法益)을 청하는 사람이 벼와 삼대처럼 줄지어 송곳을 꽂을 데도 없었다. 

....

이에 (현 쌍계사 위치에) 선려(禪廬)를 지으니

뒤로는 안개 낀 봉우리에 의지하고 앞으로는 구름이 비치는 골짜기 물을 내려다 보았다.

시야를 맑게 하는 것은 강 건너 먼 산이요, 귓부리를 시원하게 하는 것은 돌에서 솟구쳐 흐르는 여울물 소리였다.

더욱이 봄 시냇가의 꽃, 여름 길가의 소나무, 가을 골짜기의 달, 겨울 산마루의 흰 눈처럼 철마다 모습을 달리하고

만상이 빛을 바꾸니 온갖 소리가 어울려 울리고 수많은 바위들이 다투어 빼어났다. 

....

옥천(玉泉)이라는 이름으로 현판을 하였다. 손꼽아 법통을 헤아려 보니 선사는 곧 조계의 현손이었다. 이에 육조영당(六祖靈堂)을 세우고...

...

대중 4년(850) 정월 9일 새벽 문인에게 고하기를 “만법이 다 공(空)이니 나도 장차 갈 것이다. 일심(一心)을 근본으로 삼아 너희들은 힘써 노력하라

...

도토리와 콩을 섞은 범벅에 나물 반찬도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귀인들이 가끔 찾아와도 일찍이 다른 반찬이 없었다. 문인들이 거친 음식이라 하여 올리기를 어려워하며 말하기를 “마음이 있어 여기에 왔을 것이니 비록 거친 밥인들 무엇이 해로우랴” 하였으며, 지위가 높은 이나 낮은 이, 그리고 늙은이와 젊은이를 대접함이 한결같았다

....

어쩌다 향을 선물 받으면 "나는 냄새가 어떠한지 알지 못한다. 마음만 경건히 할 뿐이다"

중국차를 공양받으면 "나는 맛이 어떤지 알지 못하겠다. 뱃속을 적실 따름이다"

....

평소 범패(梵唄)를 잘하여 그 목소리가 금옥 같았다. 구슬픈 곡조에 날리는 소리는 상쾌하면서도 슬프고 우아하여 능히 천상계의 신불(神佛)을 환희하게 하였다.. 

....

마땅히 옛 이름을 버리고 새 이름을 지어야 했는데 절이 자리 잡은 곳을 살펴보게 하니 절 문이 두 줄기 시냇물이 마주하는데 있었으므로 이에 제호를 하사하여 쌍계(雙溪)라고 하였다.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byunsdd&logNo=220907119320

 

 

 

 

이 부처님은 내눈에는 노고할미와 닮앗다. 남매인가??

산신당 탱화에 그려진 산신도 지리산 여신 마고할미 모습이다.

 

 

반야용선 타고 건너가는 피안은 매화가 피어나는 매원이네

무릉도원으로 가지는 않는다는..ㅎ

 

노년의 지혜..

은근한 핵심은 돈 관리 잘해서 베풀고 살라는 말씀..

 

피안의 세상 극락 매원으로 향하실 때는 아름 떨어진 매화꽃 즈려밟고 가시옵서.. 

 

 

쌍계사의 정신적 토대가 되는 금당으로 간다..

위 안내문 중에 "金堂" 글씨가 추사 글씨라는 것은 오류니, 정정 바란다..

 

 

일일부작 일일불식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이 정신이 선불교의 정수이고, 이 노선을 따르는 한 선불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하안거, 동안거가 없으니, 금당 참배가 가능한 기간이다.

 

청학루를 돌아 팔상전 옆 108계단을 오르면 금당이 나온다..

 

매화가 반겨준다..

한차례 추위를 겪고 피어난 향기라야 중생의 코를 찌른다는데..

 

중생의 코를 찌르는 향은 매화 아래 천리향이다..헐

천리향의 위세 눌려 매향은 얌전하다.

요즘 돈 파워에 휘둘려 도 닦는 사람이 귀해지는 현실이 오버랩된다..

 

 

금당 글씨 좌우로 세계일화 조종육엽, 육조정상탑 글씨가 추사(완당) 김정희가 쓴 것이다.

자세히 보면, 완당 낙관이 있다.

세계일화 조종육엽(世界一花 祖宗六葉)

세상은 하나의 꽃, 조사는 여섯잎

당나라 시인 왕유가 "육조 혜능선사 비명"에 쓴 귀절이다

 

육조정상탑..

육조 혜능의 머리(두상)을 모신 탑..

실제 금당 안에는 탑이 모셔져 있다.

 

그런데 과연 실제로 탑안에 육조 혜능의 머리가 모셔져 잇을까?

이 절의 역사가 시작되는 현장이다.

 성덕왕 21년(722년) 김대비(金大悲)와 삼법(三法) 두 스님이 중국으로 유학갔다가 육조 혜능선사의 머리를 모셔와(훔쳐와) 꿈에 계시받은 "눈 속에 칡꽃이 핀 곳(설리갈화처 雪裏葛花處 )"을 발견하여 머리를 모셨다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육조단경에는 육조 혜능이 "내가 입적하고 수십 년이 지나면 어떤 사람이 내 머리를 취하려는 절취 사건이 벌어지고 동방보살이 올 것"이라고 예언을 했고, 실제 김대비라는 신라 승려가 육조 혜능 머리를 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중국 기록에 남아 잇다고 한다.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2196

 

 

금당 주련에는 육조 혜능의 선시가 붙어있다

이 시는 수좌 신수의 선시에 댓글로 쓴 것인데 오조 홍인이 보고 도통했음을 인정하고 전법제자로 인가한 것이다..

 

菩提本無樹(보리본무수)
明鏡亦無臺(명경역무대)
本來無一物(본래무일물)
何處有塵埃(하처유진애)

보리(깨달음)은 본디 보리수 나무가 아니며
밝은 거울(마음) 또한 받침대가 없네
본래 한 물건이라 할 것이 없는데
어디에 티끌(번뇌)이 일어나리오.

 

 

오조 홍인선사는 겉으로는 아직 수준이 아니라고 햇으나, 야밤에 찾아가 그에게 전법 인가를 하고, 의발을 전수한다.

그리고 날이 밝기전에 서둘러 배를 태워 보내며 당부한다.

때가 될 때까지 숨어서 도를 갈무리하고..

 

혜능이 홍인선사의 의발을 전수받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된 제자들이 의발을 뺏으려 쫓아갔다.

그중 군인 출신의 혜명이 혜능을 따라잡자, 혜능은 "의발이 탐난다면 가져가시오" 라면서 의발을 바위위에 놓았다.

그런데 혜명이 의발을 집어 들을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놀란 혜명은 혜능에게 간절히 가르침을 청한다.

이때  혜능의 첫 설법이 이루어 진다.

 

"선도 생각지 말고 악도 생각지 마시오.
 바로 이때 어떤 것이 그대의 본래 면목이오?"
 
이말을 듣고 혜명은 그 자리에서 대오(大悟)하고
혜능선사의 제자가 되어 법명을 도명(道明)으로 바꾸었다.

 

 

오조, 육조, 도명의 이야기 속에 구도를 위한 간절함이 있다.

그 많은 신라사람들이 당나라 유학을 가서 선을 공부하고 돌아와 이땅에 불국토를 건설하려고 노력햇다.

우리나라 조계종의 정신적 스승은 도의국사인데, 그는 진감 혜소선사가 당나라 유학시 중국에서 유학 중 만나 벗으로 지냈다고 한다..

이 두분의 스승의 뿌리가 육조 혜능으로 귀결된다..

그러니 혜능의 골수사상을 간직하고 유포하고 싶은 마음에서 육조정상탑이 생긴 것이다.

육조 혜능은 법안으로 천년뒤 중국에서 문화혁명으로 불교가 파괴될 것을 예견했을 것이다.

그래서 동방보살에 의해 그의 골수사상이 동방(신라)으로 전해져 불맥이 이어지기를 기대했을지 모른다.

 

이곳 금당터는 통일신라때 진감 혜소선사에 의해 중창되었고,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도 이 정상탑을 참배하고, 인근 불일암에서 수행했다.

구한말 경허선사가 이곳에 금당선원을 개설했다.

여기서 용성, 금오, 동산, 청담, 효봉, 법정 등이 현대 불교의 쟁쟁한 고수들이 동방장, 서방장에서 안거를 했다.

 

먼저 동방장이 선문 한다.

肯同浮木接盲龜
긍동부목접맹구

"눈먼 거북이가 물 위에 구멍난 나무를  만났구나!"

 

서방장이 선답한다

千年桃核長靑梅

천년도핵장청매

"천년 묵은 복숭아씨에서 푸른 매화의 싹이 텃드라"

***

매화와 매실을 모르곤 도통할 수 없는기라..ㅎㅎ

 

현재의 모습으로 이 절을 중창한 고산 스님도 서방장에서 오도했다.

 

心行一場夢(심행인장용) 

息心卽是覺(식심즉시교)
夢覺一如中(몽교일여중) 

心光照大千(심광조대천)

마음 작용은 한바탕 꿈이요 

한 마음 쉰 것이 곧 깨는 것이라
꿈과 깸이 한결같은 가운데

마음 광명이 대천세계에 비추도다

 

그가 2021. 3. 27. 열반할 때 남긴 열반송이다.

 

春來萬像生躍動 (춘래만상생약동)
秋來收藏待次期 (추래수장대차기)
我於一生幻人事 (아어일생환인사)
今朝收攝歸故里 (금조수섭귀고리)

봄이 오니 만상이 약동하고 

가을이 오니 거두어 다음을 기약하네.
내 평생 인사가 꿈만 같은데 

오늘 아침 거두어 고향으로 돌아가네.

 

매화지고 벚꽃 피는 날 돌아갔다.

꽃다운 인생아닌가??

 

쌍계사 금당 매화향기는 눈에 보인다.

 진한 천리향 같은 황금만능의 냄새가 넘치는 현대, 간절한 도심(道心) 같은 매향은 눈으로 보아야 한다..

 

돌아가는 길..

고산스님의 소리가 들린다.

불식촌음(不息寸陰)

잠시도 해찰 하지마라

촌음을 아껴 정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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