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어느 여인이 절에 불상 조성 시주를 하면서 부처님 복장에 발원문을 넣었다..
타임캡술처럼 열렷다..
고려 여인의 소원이 밝혀졌다..

서불실인생 (誓不失人生)
기신정신가 (寄娠正信家)
출탁어중국 (出托於中國)
품수남자신 (稟受男子身)

서원합니다.
사람의 몸을 받아
신실한 집안에 잉태되어
중국에 태어나되
남자의 몸을 받게 해주세요

결국 좋은 집안의 "중국 남자"로 태어나게 해달라는 말이다..

***
최근 어느 유튜브에서 중동, 프랑스, 멕시코, 한국인이 모여 각국의 연애 이야기를 하던 중
한국 여자에게 어느 나라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냐고 물었더니..
"이태리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천년전엔 중국남자, 천년후에 이태리남자..
이들은 과연 행복한가??
과연 소원은 잘 빌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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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아무거또 업따

묵고 시픈거또 업꼬

하고시픈거도 업다

갈때 대가 곱게 잘

가는게  꿈이다..

 

***

87세에 한글을 깨쳐 쓴 시다.

칠곡할매들이 80줄에 한글을 배우고, 칠곡할매글꼴이 생기고, 시도 쓰고, 영화에도 출연했다..

늦은 건 없다..

늦을수록 감동을 준다..

 

박금분 할매는 오늘  향년 94세로 생을 마감했다.

 

***

고맙다 화투야
오백원만 있으마 하루종일 즐겁다
니가 영감보다 낫다

 

-화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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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천천히

가볍게

 

***

자연의 철학자  장수편에 등장하는 책쓰는 농부 전희식씨

10여년 전에 치매 노모를 모시고 귀촌하여 효도를 다하고

이제 홀로 천천히 가볍고 느리게 산다..

순리대로..

 

***

그가 치매 노모를 모시고 살면서 노모가 방에 흘린 똥을 보고 쓴 시를 보면

그는 도인이다..

 

감자 놓던 뒷밭 언덕에 연분홍 진달래 피었더니
방안에는 묵은 된장 같은 똥꽃이 활짝 피었네
어머니 옮겨 다니신 걸음마다 검노란 똥자국들
어머니 신산했던 세월이 방바닥 여기저기
이불 두 채에 고스란히 담겼네

- 전희식 <똥꽃> 일부 -


청주 현도면 구룡산 장승공원 가는 길에 만난 글씨

 

曰(왈) 人生不學(인생불학)이면 如冥冥夜行(여명명야행)

사람이 살면서 배우지 않으면 마치 불빛 없는 어둠 속을 걷는 것과 같다..

 

왈?? 누구 말씀이신가?

명심보감에 나오는 태공의 말씀이다...

대낮에 걸으며 이 글씨를 만나니, 많이 배운 사람임이 증명된 것인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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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등인충효(天下一等人忠孝)

세간양건사경독(世間兩件事耕讀)

 

천하 일등인은 충효를 하고,

세상에 중요한 두가지는 일하고 독서하는 것이다..

 

전에 홍성에 근무할 때 추사 고택에 가서 위 글씨가 양각된 현판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위 현판의 탁본을 선물받았는데, 보관하다가 표구를 하여 사무실에 걸었다.

 

그리고 인연이 되어 각종 추사 김정희에 대한 책을 섭렵하였다..

그런데, 위 글씨에 관한 이야기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위 글씨가 추사체의 진본인지 항상 궁금했다..

최근 지인 한분이 추사에 관한 수필을 썼는데, 그 분은 많은 전문가도 만났다고 한다..

그래서 위 표구 사진을 보내 주고, 전문가의 의견을 물었달라고 부탁했다.

그분이 예산고 교사로 추사체에 안목이 깊은 노재준씨에게 자문을 했단다..

자문결과, " 위 글씨는 추사체가 맞고, 원본(아래 사진)은 과천 추사박물관에 있다.

다만, 위 탁본의 좌측의 추사 김정희 글씨와 낙관은 진본이 아니다.."

즉, 누군가 추사체로 판각하면서 추사 김정희와 낙관을 임의로 첨가하여 완성시킨 것이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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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철학자 보성편에 전남 민간정원 3호로 지정된 초암정원 을 가꾸고 사는 분의 집에 걸린 현판..

관산청천(觀山聽泉)

산을 바라보고 물소리를 듣는다..

 

어디 그 뿐인가? 3대에 걸쳐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하여 전남도로부터 민간정원으로 지정받았다..

그의 지론..

"행복은 자신에게 달려있고, 생사(生死)는 하늘에 달려있다"

 

내년에 보성 초암산 철쭉구경갈 때 꼭 들려야겠다..

 

참고 : 3대에 걸쳐 완성된 전라남도 민간정원 제3호, '보성 초암정원'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tv 프로그램 속 어느 집에 걸린 현판..

 

獨坐觀心  독좌관심

홀로 앉아 마음을 본다..

 

채근담에 나오는 글이다..

 

夜深人靜  獨坐觀心 야심인정  독좌관심

밤이 깊어 조용 할 때
홀로 앉아 마음을 들여다 보라

始覺妄窮而眞獨露  시각망궁 이진독로  

망상이 없어지고 진심만이 나타날 때 

每於此中得大機趣  매어차중 득대기치  

언제나 이런 가운데서 大眞理를 얻을 수 있다.

                                    

중국 악양 동정호변에 위치한 악양루..

두보의 등악양루 시, 범중엄의 악양루기가 유명하다..

악양루 옆에 삼취정 정자가 있다.. 

 

삼취정은 중국 도가의 8선 중 한명인 여동빈을 기념하여 지었다.

여동빈은 당나라때 사람인데, 종리권으로부터 비술을 전수받아 신선이 되었다.

그가 송나라 시절에 나타났다..

사연은 이렇다.

송나라 인종 시절 1044년 등자경이 파릉군(현 악양) 태수로 좌천되어 왔다가 악양루를 중수한다.

그때 친구인 범중엄에게 악양루기를 청탁하여 받아 걸었다.

악양루기는 마지막 한 귀절로 영원히 인구에 회자되는 명문장이 되었다.

" 천하의 근심은 누구보다도 먼저 근심하고, 천하의 즐거움은 모든 사람이 즐거워한 뒤에 즐긴다"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歟)

 

등자경이 악양루 중수를 축하하는 연회를 열었는데, 참석자 중에 수염이 길고 등에 장검을 맨 사람이 잇었다

자신을 화주도사라 칭하고, 술자리를 즐기며 시 한수를 남겼다.

 

朝游東海暮蒼梧 조유동해모창오
袖裏靑蛇膽氣粗 수리청사담기조
三醉岳陽人不識 삼취악양인불식
郞吟飛過洞庭湖 랑음비과동정호

 
아침에는 동해에서 놀고 저녁에는 창오에서 머물지만
소매 속 청사검은 호쾌한 기운이 넘치는구나
악양루에서 크게 세 번 취했으나 사람들은 나를 몰라보니
낭랑히 시를 읊으면서 동정호를 날아간다.

 

이 시를 본 등자경이 급히 그의 성명을 물어보라 했는데, 성은 여(呂)씨요, 이름은 암(岩)이라 했다..

이 고사를 기려 후세에 삼취정을 지었다..

 

###

과연 여동빈이 위 시를 지었을까?

등자경이 악양루 중수의 이벤트로  시중에 유포된 여동빈 설화를 자작시로 지어 한바탕 스토리텔링을 한 것이 아닐까?

그의 이벤트는 대성공했다..

악양루, 여동빈, 범중엄 그리고 등자경까지 천년동안 기억되니까..

 

여동빈 스토리 : https://mathsci.kaist.ac.kr/~dykwak/Literature/YeolSunSoJeo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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