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송광매도 포기하고 달려가는 곳..금둔사..

낙안읍성을 지나가는데, 매화가 가득하다.

 

금둔사는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지허스님의 "차이야기" 책을 읽고 국산 녹차에 대해 알게되고, 녹차를 주문하여 마신 인연이 있다.

한편, 그 책에서 조계종과 태고종 분쟁에 관하여 태고종 입장을 알게되었다는.. 

 

길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려다보니 납월매로 유명한 금둔사 매화가 지고 있었다..

납월매??

음력 12월을 납월이라고 하는데, 그때(1월-2월)에 피는 매화를 납월매라고 한다.

화무십일홍이라 하였으니 납월매는 3월이면 질 것이 뻔할터..

추운 세한의 향기를 품은 납월매를 보고 싶은 마음이 금둔사로 재촉하였던 것이다.

 

 

금둔사..

통일신라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던 절인데, 장유재란이후 폐사된 터를 70년대 지허스님이 중건했다.

금둔(金芚)..금빛 싹을 틔우는 절..

지허스님은 부처가 싹을 띄우는 절이라고 풀이한다.

매화가 필 때는 매화가 부처이고, 차잎날 때는 차가 부처라고 한다.

매화와 우리 녹차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입전수수(入廛垂手)

심우도의 마지막 단계, 깨달음을 얻고 다시 중생 속으로 들어가 중생의 아픔을 같이하는 보살도..

배를 보니 포대화상이렸다..ㅎ

 

납월매는 홍매란다..

벌나비가 없는 계절에 피는 꽃이라 향기가 강하다..

 

不是一翻寒徹骨(불시일번한철골), 

爭得梅花撲鼻香(쟁득매화박비향)

 

한 차례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았다면 

를 찌르는 매화 향기 어찌 얻을 수 있으랴

-황벽선사-

 

 

매화삼롱을 들으며 홍백청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https://youtu.be/tCO1HzcKSr4

 

세상에는 헤어나지 못할 깊은 사랑이란 것이 있기 마련이니
그 깊은 사랑에 푹 빠져있다고 비웃지 말라.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를 겪지 않는다면
어찌 매화가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을 수 있으랴.

세상에 묻노니, 사랑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끝내 삶과 죽음을 서로 허락하게 한단 말인가?
인간 세상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가장 넋을 잃게 만드는 것은 매화삼롱이라네.

 

매화일롱은 사람의 애간장을 끊고
매화이롱은 생각을 어지럽히고
매화삼롱은 풍파가 이는 듯하니
구름과 안개 깊은 곳에 가없는 물길인가 하노라.

 

위 시가 선뜻 와닫지 않아 내가 의역해서 개작해본다..ㅎ

 

납월매

 

찬 서리 고운 자태 사방을 비추는데

뜨락은 봄에 앞서 납월매가 차지했네

많은 가지 치렁치렁 꾸미고 반절이나 숙였는데

쌓인 눈 처음 녹으니 눈물어린양 신비로워라

 

홍매 그림자 금샘에 빠진 해 가리우고

찬 향기 떠돌아 먼지 낀 옥창을 닫는다

내 고향 개울가 둘러선 나무는

서쪽으로 먼 길 떠난 이사람 기다려줄까

 

-신라시인 최광유가 당나라 장안에서 섣달에 핀 매화를 보고 고향의 납월매를 생각하며 지은 시-

 

칠완다가(七碗茶歌)   일곱잔을 마시며 차를 예찬하다 

당나라 시인 노동(盧仝)의 글이다..

 

법인(法忍)??

인욕바라밀은 참고 견디는 정진을 말한다. 무엇을 인욕하는가?

생인(生忍) -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인욕 

법인(法忍)- 일어난 일에 대한 반응을 만드는 원인(법)에 대한 인욕

무생법인(無生法忍)-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한 인욕 <생겨나거나 사라짐이 없고 걸림이 없어 번뇌가 사라진 경지>

 

매화를 찬탄하는 것도 법인에 걸리는가??

 

지권인을 하신 비로자나 부처님이 한 말씀하신다

번뇌와 보리는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도 둘이 아니다.

그러므로 무생법인이요 무쟁삼매로다..ㅎ

 

홍매, 백매 늘어선 꽃밭에서 다툼이 있을 수 없다.

다툼이 없으면 갈등이 없고, 갈등이 없으면 둘이 아니다.

 

500나한중에도 매화 아래서 도통한 나한이 있엇네??

86번 금강정진존자..일명 금전비구..

전생에 가난한 약초꾼으로 살았는데, 약초 판 돈으로 꽃을 사서 부처님께 올린 공양으로 500나한이 되엇다.

아마 매화꽃을 산 모양이다..ㅎㅎ 

아하!! 

금둔산 진산이 금전산인 이유가 이 금전비구(금강정진존자)에서 유래하는 것이구나!!

금전산 금둔사에 매화가 잘나가는 이유가 있었네?? ㅎㅎ

 

 

도원과 매원 어느 것이 옳은가?

복사꽃 필 때는 도원으로 가고

매화필 때는 매원으로 간다.

 

일주문 뒤에는 "세계일화  조종육엽"이라고 써있다.

세상은 하나의 꽃, 조사는 여섯잎

 

당나라 시인 왕유가 "육조 혜능선사 비명"에 쓴 귀절이다..

 

법당 앞 동백은 벌써 아름다운 마무리..

머문자리도 아름다이하라고 매화에게 당부한다..

 

 

매화도 식후경이라

연잎밥하는 밥집에 갔다. 마침 숙소인근이다..

참 정갈하고 맛있고 고기나 채식을 선택할 수있어 좋다.

 

먹거리는 민주적 조건이 아니라 책임과 자유를 추구한다..

마침 밥집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만났다.

순천에서 카페하는 사람인데 3번째 다녀왔단다..

언제 다시한번 더 가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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