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구룡승천길 이어걷기..

차는 장승공원 못미쳐 제2주차장에 세운다.

위 사진의 직진 코스로 올라가면 바로 정상 직전으로 가지만, 오늘은 좌측 차도로 장승공원을 거쳐 구룡산 정상에 올라갓다가  직진코스로 내려올 예정이다..

 

장승표정이 험악하지만, 나에게 인상쓰는게 아니고 혹 나를 쫓아다니는 액살에게 겁주려는 것임을 알기에 

"수고하십니다"하고 지나간다..ㅎ

 

주차장소로 부터 몇백미터 걸어가면 장승공원 안내표지가 나온다..

 

2004년 폭설에 쓰러진 나무를 재활용하는 방안으로 만들어진 장승공원..

2004년 폭설??

나는 기억한다.

대전 청주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경부고속도로 통행이 막히고, 고속도로에서 차에 갇힌 사람에게 빵을 공중투하했었다..그후 운전자들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손배배상 소송도 하고..ㅎ

나는 대전 전민동에서 시청까지 6Km를 차로 출근하다가 폭설때문에 차에서 몇번이고 내려 운전석 눈을 치우고 1시간이상 걸려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대전지역엔 눈이 쌓이는 일이 없다..몇년째 계족산 요산여호 눈구경을 가보지 못했다..

 

죽은 나무를 장승으로 환생시킨 지혜에 찬사를 보낸다..

 

이 장승은 피카소가 깍았나 보다..

 

복할머니도 복주머니을 들고 나와 복을 꺼내주고..

산신령은 호랑이해에 맞추어 호랑이 장식 지팡이를 들고 나오셨다..ㅎ

오늘은 추운데, 부채는 부치지 말아주삼..ㅎ

 

장승 아이템의 상당수는 큰코다..

장승이름을 변강쇠, 이대근, 안성기, 조남근, 노상서 등으로 붙이면  좋아 하시겠다.. ㅎ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이 문의대교까지 이어진다.

이구간 걷기는 다음으로 미루고..일단 정상으로..

 

구룡산 정상인 삿갓봉은 373미터인데 항상 올라갈때 고생한 기억만 난다..

제2주차장에서 직진코스로 올라갔기 때문인것 같다..ㅎ

 

동쪽을 보면 문의쪽 대청호, 남서쪽으로 보면 대청댐 인근 대청호가 보인다..

 

구룡산에 어울리는 큰 용이 여의주를 물고 방문객을 맞는다.

 

이 기운 좋은 장소에 대청호 바라보며 송가인의 비나리를 듣는다..

https://youtu.be/3E0ZbQAVF84

 

천개우주(天開宇宙) 하늘이오 
지개조축(地開造築) 땅 생길 제
국태민안(國泰民安) 범연자(汎延者) 
시화연풍(時和年豊) 돌아들고 

대청호 생길 적에 구룡산 기봉하고

구룡이 생겼구나...

 

물 한모금 마시고 안구 정화후에 현암사로 내려간다..

정상에서 현암사까지 800미터..왕복으로 1.6km

 

한동안 내려갓다 올라온다는 부담 때문에 대청댐 쪽에서 올라가보기만 했는데, 처음으로 정상에서 왕복을 시도해본다..

 

요 구간이 내려갔다가 올라가고 다시 내려가느라 힘든 구간인데, 보통 등산꾼이면 대수롭지 않은 길이다..

 

한낮에도 영하 기온으로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쉬엄 쉬엄 간다..

 

오층석탑이 보인다.

칼든 사천왕이 위엄이 넘친다..

 

소나무 사이로 대청댐과 대청호가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다..

금강 북안에 구룡산 줄기가 병풍처럼 서있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 대청댐을 만들지 못했으리라..

 

바로 옆이 현암사(懸岩寺)..

다람절이라고 불렸다. 절벽에 달아낸 절이라는 뜻이다. 

 

천년전에 어느 고승이 절앞에 호수가 생기고 왕이 거주한다고 예언햇다나??

과연 대청호가 생기고 청남대가 생겨 한때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도 했으다..ㅎ

 

구룡산 아래 용화전..

용의 기운이 물씬하니 큰 호수가 필요했으리..ㅎ

 

遠俟龍華遭遇難 (원사용화조우난)  머나먼 용화세계 기다려 만나기 어렵도다

용화세계??

도솔천에는 미륵보살이 수행중인데, 석가모니 부처님을 이어받을 미래불로 수기되었다.

미륵부처는 미래에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여 3회 설법으로 272억명을 교화하는 용화세계를 펼친다고 한다.

 

대웅보전 전각을 수호하는 용..

용은 석가모니가 태어날 때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축하하며 서기(瑞氣)를 내뿜어 아기의 몸을 닦아주었다 하는데, 그 후로  불법을 수호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단다.

구룡산 아래 대청호의 물기운이 가득하니 대웅보전의 용 기운빨이 최고로 좋겠다..ㅎ

 

월인천강일체동(月印千江一切同)

천강에 뜬 달 그림자는 모두 같다..

문리버 선생을 축복하는 글같다..ㅎㅎ

 

대청호(大淸湖)를 바라본다

고요해지면 맑아지고

크게 맑아지면 밝아진다.

크게 밝아지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신명(神明)이다.

 

 

삼성각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가본다.

 

여기서 오가리 차도까지 500미터 가면 된다지만, 차길 걸어 주차장까지 가기 싫어 되돌아 간다.

 

되돌아 와 정상직전 이 표지판 좌측 오솔길로 하산한다..

제법 가파르다..

항상 이곳으로 오르다가 지치곤 했는데, 내려갈때는 룰루랄라..

그래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

 

드디어 주차장이 보인다..

 

구룡산 정상에 있는 이 표지판을 보면, 거리표시가 헷갈린다.

오가리에서 출발하는 것을 전제로 누적거리 표시를 했기 때문이다.

 

<오늘 걷기> 청주 현도면 하석리 장승공원 제2주차장 -(600m)- 장승공원 - (370m)- 구룡산 삿갓봉 정상 -(800m)- 5층석탑- 현암사 - (원상복귀) - 정상 직전 표지판에서 좌측 오솔길로 하산 -(700m)- 제2주차장  약 4km

명절에는 길 안막히는 대청호 주변을 걷는게 최고라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오늘은 금강 북안의 청주 현도면 하석리의 구룡승천길 걷기다..

<내비>에 금호송어장을 치고 가서 근처 수자원공사 부근 공터에 주차한다.

초입의 장승은 나이가 들어 몰골은 초췌한데도, 집안 가훈을 곳곳이 들고 있다.

 

寧可淸貧自樂 (녕가청빈자락)  차라리 청빈함을 스스로 즐기리라..

왜??

不作濁富多憂 (부작탁부다우) 더럽게 치부하느라(濁富) 스트레스 속에 살지 않으려고..

 

황토마당 식당 옆 오솔길로 올라간다.

그전에 옆집 개소리 좀 들어야 한다..

 

바로 능선에 오르면 전망대로 안내한다..

겨울이라 금강이 더 많이 조망된다..

 

이제 구룡산 정상을 향해 8룡을 넘어가야 한다.

 

일룡(一龍)을 올라가며 한자락 불러본다.

"일자 한자를 들고나 보니, 일편단심(一片丹心) 먹은 마음 죽으면 죽었지 못 잊겠네"

 

"이자 한자 들고나 보니 이수중분백로주(二水中分白鷺洲)에 백구 펄펄 날아든다"

이백의 시 "봉황대"  한귀절이다.

백로주는 중국 남경에 잇는 강 가운데 섬이다.

 

이길은 대청호 오백리 21구간이다..

"삼자 한 자 들고나 보니 삼월이라 삼짇날에 제비 한 쌍이 날아든다."

그 많던 제비 다 어디로 갔나??

 

"사자四字한 자 들고나 보니 사월이라 초파일에 관등(觀燈)놀이 좋을씨고

오자五字 한 자 들고나 보니 오월이라 단오날에 처녀 총각 한데 모여 추천놀이가 좋을씨고"

 

관등놀이는 등불축제로 바뀌엇지..진주 유등축제가 최고다..

추천놀이는 그네타기..이제는 롤러코스트 타는 걸로 바뀌었겠지..

원래 데이트를 롤러코스트 타는 것으로 하면 성사 확율이 높단다.

흥분 홀몬이 배출되어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다나??

춘향전에서도 그네타는 춘향이에게 접근하였기에 이도령도 연애가 성공한 것이다..ㅎ

 

 

"육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유월이라 유둣날에 닷주놀이가 좋을씨구"

닷주 놀이??

유두날(음력 6.6)에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풍속이 있다. 또 탁족(계곡물에 발씻기)도 유행했단다.

아무리 찾아봐도 닷주놀이가 무언지 나오지 않는다.

아마, 탁족이 발음상 닷주로 바뀐 것 아닐까 한다.

 

 

"칠자 한자 들고나 보니 칠월이라 칠석날에 견우직녀가 좋을씨구
팔자 한자 들고나 보니 팔월이라 한가윗날 송편놀이가 좋을씨구"

 

그때 나무 커텐 사이로 댐이 나타난다.

동행이 묻는다. 

"무슨 댐이여?"

"소청댐이여, 어제 밤에 내가 급히 만들어놨어~~"

 

일설에 의하면, 각설이 타령은 각설(覺說 깨달음)을 전하는 방편으로 신라의 원효가 저자거리에서 전도하면서 불렀던 노래에서 유래한다는 말이 있다.

각설(却說)하고, 각설이 타령도 다 끝났는데, 올망 졸망 봉우리는 끝이 없네..

 

연리지..

이것은 한뿌리에서 난 줄기가 붙었다..

죽어서 하늘에 나면 비익조가 나고, 땅에서 나면 연리지가 되자는 그런 연리지는 아니겠지..

그렇게되면 근친**이 되니까??

 

요즘 대청호는 펄화장품을 좋아하나봐, 얼굴이 빛난다..

 

마지막 목적지 구룡산 정상(삿갓봉)이 보이지만, 오늘은 사양..

족저근막의 상태를 관찰해봐야 한다는..ㅎ

 

 

장승공원 입구 정자 앉아 점심을 먹고, 잠시 오수를 즐기는데..

알람이 울려 깬다.

참 요란한 새다..

 

 

다시 올망 졸망한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돌아오는 길..

금강 로하스데크길이 반갑다고 손짓한다..

 

 

<오늘 걷기> 하석리 수자원공사입구 주차장 - 금강 전망대 - 연리지 나무 - 장승공원 입구 정자  왕복  약 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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