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길이 끝나는 이곳..

솔밭밑 농원 앞 붉은 표지판.. 

책방 주인은 이곳에 차를 주차하고 북동교까지 걷는 3km 거리의 흙길 트레킹을 추천한다..

 

이 표지판에서 1Km 비포장 흙길을 걸어간다..

 

산첩첩 물첩첩.. 산수갑산도 이런 모습일까?

시원한 물길을 또 건넌다..

물 건너가기.. 몇번인지 모른다..그래서 9번이라고 썼다..

 

이름도 무시한 도깨비소가 나온다..

이런 곳도 갈수기때는 물이 없단다..

그러니, 덕산기 계곡에는 비가 온후에 와야 한다..

어떤 사람은 물이 없을 때, 물이 너무 많을 때 와서 즐기기 못했다는데, 오늘은 물이 적당히 흐르고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계곡이다..

 

 

도깨비소 맞은편 자리에는 세심정이 있고..

마음을 닦을 게 아니라 정자를 닦아야겠다는..ㅎㅎ

 

세심정에서 바라보면 도깨비 정체도 별게 아니다..

선남선녀 물놀이하기 딱좋은 곳이다..

 

드디어 숲속책방에 도착했다..

다윗도, 유관순누나도 환영한다.. 

 

여주인에게 물었다.

왜 이곳에 서점을 열었나요?

작가인 남편이 태어난 고향집으로 귀향할 때 보던 책을 처분하기 뭐해 가지고 내려와서 진열해두고 팔기 시작했단다..

작가가 쓴 책을 사면 직접 서명해준단다..

 

책 한권 골랐다..

"정선역사기행" ..

주인장인 작가가 최근에 쓴 책이란다. 

 

잠시후 주인장 작가가 나와 서명을 해준다..

차도 한잔주고..

작가 왈.. 서점자리는 원래 집 디딜방아간이 잇던 자리란다..

 

그가 최근에 쓴 소설 이황은 정선에 유배와서 죽은 연산군 세자 이황에 관한 소설이란다..

그는 고향 정선의 역사,설화를 이용해 소설과 시를 쓴다..

 

내가 덕산1교에서 서점까지 걸어왔다니 고생했다고 위로한다..

"다음엔 서점간다"고 하면 차를 통과시켜줄테니 비포장길 초입에 세우고 1km만 걸어 오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걷기 좋은곳은 북동리까지 흙길 3Km구간이란다..

지금 힘들어도 300미터만 더가면 말소가 있는데, 이번 장마에 물이 가득하니 꼭 들려가란다..

 

하여, 힘들어도 기운을 돋구어 말소까지 가기로 한다..

정말 물길을 건너 흙길을 걸으며 기분좋게 간다...

 

네팔 분위기 풍기는 이집..덕산터..

덕산기의 원이름이 덕산터다..

이집 주인장도 한국기행 방송에 등장한 적이 잇다..

 

오..드디어 말소가 보인다..

금방 수심이 깊어져 가까이 다가가기 겁난다...

 

그래도 가방과 사진기 내려놓고 물속에 들어가 반신을 적신다..

엄청 시원하다..

 

서점에서 만난 어느 걷기꾼은 북동교에 주차하고 거기서 서점까지 왔는데, 엄청 좋았다고 자랑한다..

다음엔 북동교에 주차하고 거꾸로 걸어 볼 일이다..

물 좋을 때..

 

즐거운 덕산기 계곡 걷기는 멋지게 마무리한다..

왜가리도 나와 한마디 한다...

"건너가기가 다가 아녀~"

"그럼 뭔데~"

" 대붕이 되어 구만리 장공을 날아야 뎌~ "

"걱정말게, 9월에 대붕을 타고 하룻만에 대륙을 넘어 대서양 아이슬란드로 간다네..ㅎㅎ"

 

 

<이번 걷기> 덕산기 계곡입구 덕산1교 - 덕산3교 - 서낭당 - 숲속책방 - 말소  왕복 약 11km

이번 걷기의 하일라이트..덕산기계곡..

그런데, 자연휴식년제로 차량통행을 제한한다는 말을 들었다.

숙소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사람 통행을 막는 것은 아니란다..

 

일단 덕산기 계곡으로 향한다..

덕산1교 앞에 차단줄을 쳐놓고 막는다..

마을안에 숙소예약이 된 차만 통과한단다..

일단, 갓길에 주차해놓고 걸어 가기로 한다..

 

자연휴식년제는 여름철 차량 피서객 때문에 쓰레기, 소음으로 몸살을 앓는 주민과 자연환경을 위한 자구책으로 생긴제도란다..

실제 걸어보니, 자연휴식년제가 쾌적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으로 보여 필요성에 공감한다..

 

출발하기전에 관리요원에게 물었다.

"숲속책방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나요?

"10km요"

편도로 그렇게 먼가?? 실제 걸어보니 왕복 10km 된다.. 

 

동행은 초반에 시작되는 아스팔트길을 싫어한다..

숲속책방간다고 이야기하고 차를 몰고 가잔다..

no, no..걸어야 느낀다..

 

구진베리..

굽은 벼랑길을 말한다..

충북 옥천에 백제 성왕이 전사한 곳도 구진벼루다..

 

덕산3교까지 1Km..

원래 계획도 덕산3교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갈 계획이었다..

 

부처꽃이 무슨 말인가 건넨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건너가세, 건너가세, 저기로 건너가세..

 

최진석 교수는 말한다..

도(道)란 인간 완성의 길이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저기로 건너가는 도전"으로 완성된다.

질문을 품고 저기로 건너가라..

 

정말 건너갈 일이 생겼다..

자동차가 먼저 건너간다..

 

물길에서 비로소 생기를 찾은 동행..

 

물길따라 가다가 건너다가를 반복한다..

한가롭게 해금으로 동요를 연주하는 가족은 행복하다..

 

땡볕 포장길과 물길 사이에서 적당한 밀당..

정치도 이처럼 밀당과 타협이 필요하다..

 

거리표지 없는 이곳에 누군가 싸인펜으로 숲속책방 4.5km 남았다고 써주었다..

이런게 친절이다..

 

도라지 빛 하늘과 푸름을 다투고..

 

무른재, 미네미, 비와야..정겨운 우리말이다..

미네미는 산너머라는 말이고..

비와야 폭포는 비가 내려야  폭포행세를 한다는 말이다..

오늘 폭포처럼 물이 흐르는 것을 보니 1주일전 쯤 비가 온듯하다..

 

더울만하면 또 건너간다..

아제 아제..

 

물가에 앉아 하늘을 보니, 강아지 한마리 하늘보고 짖는다..

"너무 더워요.."

"은하수를 건너렴.."

 

이곳에서는 한가족이  차일을 차고 본격 피서에 돌입했다..

나도 덩달아 웃통벗어부치고 등목 시원하게 하고, 수건 적셔 목에 두르고 머리에 쓰고 건너간다..

 

저 반사경속 "덕산기에서 펜션"에 묵으며 물놀이하고 북동리까지 걸으면 좋겠다..

 

여기도 사과가  성숙하고 있다..

 

아직도 고개를 더 넘어가야 숲속책방이 나올라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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