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금성면을 떠나 춘산면 빙계계곡으로 간다.
춘산(春山)에 웬 빙계(氷溪)인고??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가??
빙계계곡 입구에 빙계서원이 자리한다.
조선 중종, 인종 때 사람 김안국, 이언적을 추모하는 서원인데, 후에 김성일, 유성룡을 추가배향하였다..
김안국은 김굉필의 제자로 동문수학한 조광조 숙청시 겨우 살아남은 성리학자이지만, 태정전이라는 종이를 개발할 정도로 실용주의 면모도 있었고, 중국, 일본과의 우호관계에도 적극적이었고, 또 여씨향약언해, 농서언해 등 각종 한문서적을 한글로 번역하는 등 실용주의자였다.
요즘도 뻑하면 반일 주장하며 일본에 조금이라도 우호적인 견해는 친일로 매도하는데, 그 시절에 대단한 용기요 실용주의자라 아니할 수 없다
동몽재(童蒙齋)..청소년기숙사..
글씨가 아름답다..
길가에 풍혈이 보인다.
풍혈속에 들어가 보니 안밖 기온차이가 없다.
밖이 뜨거워야 진가가 나오겠지..
낙엽이 진후에 소나무의 진면목을 보는 것처럼..
지금의 풍혈은 하로동선격이다..
예전 사람들도 제 이름을 알리고 싶었나보다..
관종 성향도 진화한다.
요즘은 sns 나 유튜브로 간다..
이름도 거창한 북두산 등산도 가능하다..
여기서 보니 빙계계곡의 가장 아름다운 프로필이 보인다.
빙혈가는 길에 불탑이 있다.
통일신라시대 지어진 빙산사라는 절이 있었다..
임진왜란 전후해서 폐사되고, 이 자리에 빙계서원이 생겼으나 대원군 서원철폐시 사라졌다.
현재 서원은 2003년에 계곡입구에 재건 된 것이다.
빙혈이 경북팔승 중 하나라면, 나머지는 무엇일까?
문경 진남교반, 문경 새재, 청송 주왕산, 구미 금오산, 봉화 청량산, 포항 보경사 12폭포, 영주 희방폭포..
인암..
낮 12시가 되면 인(仁) 모양의 그늘이 나타난다고 한다.
내눈에는 넷플릭스 지옥의 저승사자처럼 보인다..ㅎ
한여름에도 얼음이 생긴다는 빙혈 입구다..
빙혈은 2월에는 추운날의 부채처럼 별 효용이 없다.
하지만, 다른 의미를 찾았다.
이 지역은 단군을 모시는 태일전, 빙산사, 빙계서원 등 유불선 삼교가 다 존재했던 성지란다.
태일전(太一殿)은 천제, 단군을 모시는 전각인데, 세종의 명에 의해 1432년(세종14년)에 빙혈 위 빙산 중턱에 건립되었다. 그러다가 1478년(성종9년) 태안 백화산으로 이건했다.
태일전의 부적이다.
선자흥 악자망 선한 자는 흥하고, 악한 자는 망한다
익자생 손자사 이익을 나누는 자는 살고, 손해를 끼치는 자는 죽는다.
불교계를 대표해서는 반야심경이 등장하시고,
유학을 대표해선 논어가 한 말씀하신다.
유붕자원방래하니 불역열호아..
알아주는 걷기꾼이 멀리서 찾아 오시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풍혈도 바람을 모두 빼고 겨울 잠을 자고 있다.
풍혈을 지나니 빙산으로 가는 길이 나타난다.
내 평생 빙하를 걸어보기는 했으나 빙산을 걷기는 처음이라 발걸음이 떨린다..ㅎㅎ
그러나 신발도, 스틱도 준비하지 않아 좀 가다가 돌아선다.
춘원 이광수가 소설 원효대사에서 빙혈을 신비하게 묘사했다
교통이 나빴던 예전 사람은 다 믿었을 것 같다.
요즘은 유튜브, 사진으로 신비로운 장소가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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