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객..
인조연간 무능한 조정과 청나라 포악질에 고통당하는 민생을 배경으로 한 퓨전사극..
그 고통의 틈바귀에서 광해군의 호위무사였던 검객의 딸 구출기..
딸의 정체는 밝히기 어렵지만 장혁의 검투장면은 볼 만하다..
나의 관심사는 무능하고 위선적인 조정대신의 뒤에 놓인 병풍의 글씨에 쏠렸다..

春潮帶雨晚來急(춘조대우만래급)
野渡無人舟自橫(야도무인주자횡)

 

봄 강물은 비에 불어 밤 되니 더욱 세찬데,
나루터에 사람은 없고 배만 홀로 걸쳐 있네.

 

이 시는 당나라 위응물의 저주서간(滁州西澗)의 뒷 귀절이다..

앞귀절은 이렇다.

 

獨憐幽草澗邊生(독린유초간변생)
上有黃鸝深樹鳴(상유황려심수명)

개울가에 자란 풀 홀로 어여쁘고,
꾀꼬리는 나무 깊은 곳에서 울고 있다.



병풍의 또 한귀절은
百畝庭中半是苔(백무정중반시태)
桃花淨盡菜花開(도화정진채화개)

넓은 뜰은 반이나 이끼가 들어차고,
복사꽃 다 사라지고 야채꽃만 만발했네.

이시는 당나라 시인 유우석의 재유현도관 시의 전반부다..
후반부는
種桃道士歸何處 (종도도사귀하처)
前度劉郞今又來 (전도유랑금우래)

복사꽃 심던 도사들 다 어디 가는가?
전에 왔던 나(유랑)는 다시 왔는데..

<설명>
촌구석으로 좌천되어 "누실명"지어 유명 시인이 된 당나라 유우석..
그가 10여년 만에 장안으로 돌아와 현도관의 복사꽃 구경가서 지은 시 "유현도관(游玄都觀)로 또 다시 좌천된다..
그리고 14년만에 다시 장안에 돌아와 현도관을 방문하여 지은 시가 재유현도관(再游玄都觀)이다..
다시와 보니 복사꽃은 없어지고 채소밭으로 변해 잇더라는 이야기..

***
斷雲歸鳥暮天長(단운귀조모천장)
深洞幽蘿暗竹房([심동유라암죽방)

저무는 하늘 조각구름 사이로 새가 길게 날아오고
깊은 골 그윽한 덩굴 속에 대나무 방은 어둡다.

<설명>
단운귀조모천장은 명나라 시인 심응(沈應)의 송악중례지진우의 한 귀절이다..
위 병풍은 추사체로 여러 시인의 글귀를 따서 만들어진 것이나, 진품은 아닌 듯하다..
특히 이 영화의 배경은 인조연간인데..순조-헌종때 유행한 추사체 병풍이 배경으로 있다면
고증에 실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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