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걷기여행으로 선정한 곳은 정선, 강릉 옥계였다..

출발직전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툭던진 가리왕산 이끼폭포..

처음 듣지만 검색해보니 비경이다..

얼릉 계획을 수정하여 출발한다..

 

가리왕산 아홉 이끼폭포에 갈려면 

1) 여러 등산로 중 장구목이 입구에서 출발해야 한다..

    주차장소가 차도변 갓길이라 안전하게 주차할 공간이 승용차 10여 대 정도.. 그러니 9시 반까지는 가야 한다..

 2) 비가 내린후에 가야 풍부한 수량의 폭포를 즐길 수 있다.. (장마 직후 7월말 바로 지금이 좋다)   

 

장구목이에서 정상까지는 4.2km 인데, 이끼폭포를 지나고는 가파른 구간이라 폭포구간 2.5km만 걷고 돌아와도 훌륭한 트레킹이 된다..

 

일단 초입에서 계곡물을 보니 기세가 늠름하여 며칠전에 장마비가 충분히 왓음을 알겠다..

 

등산로는 울창한 좁은 숲길을 올라가는 코스라 햇살 구경 어렵다..

 

얼마 안가 1폭포를 만났다..

길과 폭포 사이 5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기온이 5도이상  차이난다..

냉기가 온몸을 감싼다..

 

수량을 말로 치면 투머치 토커라고 할까?

아니면 월척을 낚은 낚시꾼처럼 자랑이 끝없이 시끄럽다..

 

폭포에서 나와 길을 걷는데,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 힘들만 하면 등장하는 이끼폭포 2..

 

초록 이끼 세상에 분홍빛 노루오줌이 돋보인다..ㅎ

 

야꾸시마 이후 국내에서 이정도의 이끼계곡은 최상급이 아닐까 한다..

 

계속되는 폭포행렬에 지체되는 발걸음도 행복하다..

이렇게 어슬렁 거릴려고 온 것이니까..

 

원시림 숲길을 걷고 이끼폭포와 눈맞추는 곳..

여기는 가리왕산 장구목이 이끼계곡..

 

널판지 외나무 다리..

어디서 눈에 익은 풍경..아!!

뉴질랜드 밀포드 트레킹에서 만났던 풍경..

정말 뉴질랜드급 비경을  여기서 만나다니...ㅎ

 

무슨 표현을 더 붙이랴..

아~ 한마디면 충분하다...

 

파우스트가 팔아버린 영혼을 위한 한마디..

아름답구나. 세상이여~ 멈추어라..

이말이 불쑥 불쑥 튀어나온다..

 

아름다운 비경을 보면 어떻게 대하는가?

즉각 sns에 올리고 자랑하는 사람, 아니면 누가 알까 혼자 간직하고픈 사람..

당신의 선택은??

 

냉기, 아니 한기가 흐르는 계곡에 앉아 서늘해진 등줄기를 즐긴다..

무언가 맛잇는 간식도 생각나고..

 

물줄기에 넋을 실려 보낸 사람처럼 멍하게 길을 나선다.. 

 

찬란한 인생도 끝이 잇는 것처럼.. 

멋진 교향곡도 9번을 넘기기 어려운 것처럼..

이끼폭포도 9번에서 끝난다..

 

 

원시림 사이로 내려오는 황홀한 빛에 반짝이는 물색과 춤추는듯한 초록이끼들..

아름답지 아니한가??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감사한다..ㅎ

내가 구글에 간파당하고 살지라도 이 순간만은 그렇다..

 

 

9폭포를 지나고 나니 등산길은 흥이 다한듯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흥이 다하면 돌아갈뿐..

미련없이 돌아선다..

 

다시 폭포로 내려와 비장의 복숭아를 꺼내든다..

2도3사의 고사가 생각나 9폭포를 싸움붙이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 먹고 씨도 감춘다..ㅎ

 

 

행복한 걷기의 마무리는 되돌아온 장구목이 입구 계곡에서 발 담구기..

발이 시리다 못해 깨지는듯하다..

아이슬란드 계곡물은 얼마나 찰까??

 

 

<이번 걷기> 가리왕산 장구목이 입구 - 9 이끼폭포 왕복  약 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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