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전남 보성 한옥..

서울에서 살던 사람이 연고도 없는 보성의 허물어진 한옥을 사가지고 잘 고쳐서 살고 있다..

그 집에 걸린 글씨에 눈길이 갔다.

 

"此外無他道  차외무타도

丁寧念在玆  정녕염재자

尋聞古人語  심문고인어

作聖是根基 작성시근기

 

이 밖에 다른 도(道)가 없으니 

반드시 생각을 여기에 두어라.
일찍이 옛 어른의 말을 들으니 

성인되는 근본이요 기초라 하더라

 

***

보성 출신의 성리학자 안방준이 쓴 오륜가의 마지막 귀절이다.

안방준(安邦俊, 1573.11.20. ~ 1654.11.13.)은 조선 선조, 광해군, 인조 시기 의병장, 문신, 성리학자이다. 

호는 우산, 은봉 등으로 불렸다.
11세 때 퇴계 이황의 제자인 죽천(竹川) 박광전에게  성리학을 처음 배웠고, 커서는 우계(牛溪) 성혼成渾)의 문인이 되었다. 요약하면 동인과 서인에게 다 배웠다. 

***

연고없는 보성에 살면서 보성출신이 쓴 글을 걸어 놓으니 나름 연고가 생겼다고 하겠다..ㅎ

 

**

그럼 안방준의 오륜가 전문을 읽어보자

 

우주의 가득 차고 텅 빈 속에서
사람이 음식과 의복으로 산다네
만일 오륜을 다하지 못하면
새나 짐승과 같이 되리라

宇宙盈虛內(우주영허내)
人生食與衣(인생식여의)
五倫如不盡(오륜여불진)
禽獸是同歸(금수시동귀)

부모는 하늘 땅과 같으니
뉘라 사랑과 공경의 마음 없으리
일찍이 불효한 사람을 보았는데
그 끝을 끝내 알기 어려웠네

父母呂天地(부모여천지)
誰無愛敬心(수무애경심)
嘗觀不孝者(상관불효자)
其意竟難尋(기의경난심)

임금과 부모가 어찌 다르리요.
마땅히 충절을 다하는 신하가 되리라
탕(湯)ㆍ발(發)의 덕을 논하지 말게
불쌍히 여겨 치는 것도 인은 아니라네

君父何嘗異(군부하상이)
當爲盡節臣(당위진절신)
無論湯發德(무론탕발덕)
弔我亦非仁(조아역비인)

도에 뜻을 둔다면 누구를 쫓아야 하나
스승이 아니면 이룰 수 없다네
만일 방몽의 활 솜씨를 배운다면
천세에 악한 이름이 흐르리라

志道從何得(지도종하득)
非師不可成(비사불가성)
如其學蒙射(여기학몽사)
千載惡流名(천재악류명)

거문고나 비파처럼 잘 화합하여
가정을 이끌고 나라 사람을 교화하라
일찍이 옛적의 부부를 살펴보니
서로 대우하여 손님처럼 공경하였네

好合如琴瑟(호합여금슬)
宣家化國人(선가화국인)
嘗觀古夫婦(상관고부부)
相待敬如賓(상대경여빈)

한 몸이 나뉘어 형제가 되니
항상 우애하고 공순해야 한다네
오히려 서로 좋아하지 못하면
세상에 죄를 용납 받기 어려우리라

一體分兄弟(일체분형제)
尋常友與恭(심상우여공)
相猶不相好(상유불상호)
於世罪難容(어세죄난용)

친구는 형제와 같으니
경계하는 깊이 또한 있다네
난잡하고 경박한 사람들과
어찌 감히 더불어 말하랴

友也如兄弟(우야여형제)
箴規道亦存(잠규도역존)
紛紛輕薄子(분분경박자)
豈散與之言(기산여지언)

이 밖에 다른 도(道)가 없으니

반드시 생각을 여기에 두어라.

일찍이 옛 사람의 말을 들으니
성인 되는 근본이요 기초라 하더라

此外無他道(차외무타도)
丁寧念在玆(정영염재자)
尋聞古人語(심문고인어)
作聖是根基(작성시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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