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번 여름 여행은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로 시작된 것이다..

적자인생..

내 수첩에 수년전에 등재되어 순서를 기다리던 육백마지기..

이번 여행에서도 1착으로 갈 것이었는데, 갑자기 등장한 가리왕산 이끼계곡때문에 2번째로 들리게 되었다..

장구목이에서 정선을 지나 비행기재터널을 지나 평창 미탄면 육백마지기로 가야한다..

비행기재??

원래 이름은 마전령인데..고개가 높아 비행기 탄 것 같다고 해서 개명되었다는...ㅎ

 

미탄면에서 육백마지기를 오르는 길은 구비 구비 올라간다..

지리산 성삼재보다 더 오래..

멀리 차장으로 풍광이 보인다..

 

차를 제3호기 옆 주차장에 세우자..

운전했던 동행은 잠시 눈을 붙이고...

 

6월에는 이 능선이 하얀 샤스타 데이지로 뒤덮인단다..

 

이런 모습이었단다..

금년은 한파로 꽃이 많이 죽어서 풍광이 별루여서 내년을 기약한단다.

 

작은 교회가 인증샷에 한 목을 한다..

 

 

왜 육백마지기인가??

농토로 치면 6백마지기 정도 넓은 곳이라는 뜻이다..

1마지기는  한말(18리터)의 씨를 뿌릴 수 있는 면적을 말하는데, 지역마다 다르지만, 논 한마지기는 보통 200평을 기준으로 한단다..

따라서 600마지기면 120,000평 쯤 된다..

 

데이지가 사라진 여름 휴가시즌엔 야생화가 초록에 눌려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샤스타 데이지가 사라진 자리를 개망초가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망초..

구한말 나라가 망하던 시기에 외국에 유입되어 온 산하를 하얗게 물들이던 이름 모를 꽃들..

그래서 사람들은 망국초, 망초라고 불렀단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 유입된 크고 흰꽃 샤스타 데이지, 마가렛에게 밀려나 무대접을 받는다..ㅎ

 

동자꽃도 이쁘게 피었다..

 

산밑에 나눔길이라는 무장애 데크길이 있다.. 

 

하늘말나리도 이쁘게 피었고..

 

데크길 끝에는 정자가 잠자리와 함께  졸고 있다..

 

다시 내려와 작은 교회옆에서 개망초와 사귀어 본다..

왕년의 샤스타 데이지는 오늘은 잊자..

 

동네사람들 운영 매점에서 오미자차와 옥수수를 사서 먹고..

한참 백두대간 푸른 산그리메를 바라본다..

무엇이 이곳을 그리워하게 하였는가??

 

다시 비행기재 터널을 지나 정선 졸드루 부근 숙소 "산과 소나무"에 도착..

홍학들이 환영해준다..

 

주인장이 바베큐로 식사를 제공해주고..

모닥불도 피워준다..

인생은 모닥불 같은거...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그렇게 첫날은 행복하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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