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즉 하늘재에 가고 싶었다.

신라에서 최초로 열었다는 소맥산맥을 넘는 고개..

하지만 그보다도 이름이 주는 이미지가 풍기는 신성한 느낌 때문이 이었던 것 같다..

 

하늘재는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에서 문경시 관음리로 넘어가는 고개..

미륵와 관음이면 불교 최고의 보살의 명호아닌가?

 

과연 이름답게 미륵리에는 미륵사지라는 고려시대의 옛절터에 미륵불이 계시다..

앞에 천년묵은 돌 거북이 미륵보살을 호위하는 모습이 당당하다..

 

 

절입구에 종교, 문화를  무시하고 자연환경가치만 적용하는 자연공원을 거부한다는 현수막이 붙여 잇다..

그런데 하늘재의 고즈녁한 분위기를 망치는 것이 절에서 튿어놓은 독경소리다..

왜 그렇게 크게 틀어 놓아야 하는지..

이 절에는 수도하는 스님이 안계시는지..경건한 종교시설보다는  마치 무슨 호객행위하는 것 같고..

자연의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다..

1000년 절터가 2000년 고개길을 압도해서는 안되는 것 아닐까?

 

 

하늘재로 가는 입구이다..

정겨운 오솔길이다..

이름 그대로 하늘로 향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

 

 

정말 아름다운 길이다..

우리의 옛 미인 처럼  키도 크지 않고 글래머도 아닌 동글 납작하고 오목조목한 미인..

딱 보는 순간 한눈에 반하게 만드는 그런 분위기..

 

 

비가 온 끝이라 계곡에 물이 가득하다..

물소리가 주는 평온함..새소리가 주는 안온함..

2000년 이상 하늘재를 지켜온 이유를 말해 주는듯..

 

 

우연히 읽은 옛시에..

 

산길을 가다보면 쉬는 것을 잊고

앉아서 쉬다보면 가는 것을 잊네

소나무 그늘 아래 말을 세우고

잠시 물소리를 듣노라니

뒤따라오던 사람 몇이 나를 앞질로 가기로손

제각기 갈길을 가는 터 또 무엇을 다툴 것이랴..

  

정말 걷는 것도 잊고 쉬는 것도 잊게 만드는 길이다..

 

 

고개길은 짧다..4km 정도..

문경 쪽은 포장된 길이라 아쉽다..

길 입구에 자연 보호를 위해 차량출입을 삼가해달라고 써놓앗는데..

가다 보니 웬 차량이 내려온다..

인상을 쓰며 바라보니 공원 관리 사무소 차량이다..

자신들 부터 차량운행을 삼가해야 하는 것 아닌지..

마치 경찰차가 별 급박한 일도 아닌데 신호위반, 속도 위반하고 다니는 것 같이 게운치않다..

자연에 어울리게 조랑말을 활용하면 어떨까?

 

 

하늘재는 백두대간 소백산맥 줄기 포암산 옆 낮은 고개로 뚫린 길이다..

어찌 절묘하게 낮은 고개를 발견하였는지..

하늘재 석비와 포암산의 위용이  바람 속에도 의연하다..

 

문경쪽 관음리로 걸어갓다..

가다 돌아본 하늘재..

문경의 뜻이 경사스런 소식을 듣는다는 말이고

관음은 소리를 관한다는 의미이니..

이 동네는 귀와 인연이 많은 동네인가보다..

그러나 아스팔트로 포장된 당당한 대로를 보니..

청이불문(聽而不聞)..

들어도 들리지 않는 경지라 할까?

 

 

 

관음리로 가는 길가에 어느 문인의 산방인듯한 곳..

산다시월..이라는 글귀..

산에서 마시고 달보면 시읊는다는 곳인가?

부럽다..

 

하늘재..

자주 오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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