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림산(日林山) 정상에서 철쭉꽃에 물들어 보성 득량만의 풍경을 감상한다.
철쭉의 붉은 기운과 바다의 푸른 기운이 만나 구름을 만들었나?
정상에는 풍운이 오락가락하여 한기가 느껴진다...
그래도 천상의 화엄세계를 만난듯 마음이 행복하다.
무지개떡에 콩이 밖힌듯..식인종이 보면 먹음직하겠다..ㅎ
문득 노래소리가 메아리 친다.
당신은 화가인가요
사랑의 물감인가요
빨갛게 물들여 놓고..
아무리 붉음이 좋아도 정상에 상주할 수는 없다.
주차장 표시(발원지) 방향으로 내려간다..
이길은 천국의 계단이라 해도 믿겠다..
이 붉음을 어찌 다 감당하랴..
초록이 지쳐 변해버린 단풍과도 다르다.
하양(벚꽃)에 반기를 들고 있어난 홍건적이라고 해야하나?? ㅎ
정상에는 꿀통에 빠진 벌같은 인생들이 가득하다..
언제 빠져나올라나?? ㅎ
붉은 비탈에 선 나무..그 너머로 제암산이 재촉한다.
해 넘어가는데 언제 올라구??
내려가는 길도 화사하지만 자꾸 뒤를 돌아본다..
미련..미련..
미련을 떨치고 가기 힘들다..
뒤돌아 보며 주춤거리는 모습을 득량도가 비웃는다.
그래 가지고 손에 쥔 것을 어떻게 놓고 갈래..ㅎ
오늘은 꽃밭에서 모두가 주인공이다..
10여년 길을 걷다 보니 알겠더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다 꽃이더라..
이 표지판에서 발원지 방향으로 내려간다.
여기가 보성강 발원지다..
모든 발원지는 다 초라하다.
하지만, 쉬지않고 중단없이 계속 흘러가면 강이 되고 바다에 이른다..
용추폭포로가는 임도와 등산로 갈림길..
영산홍이 더 붉게 다가온다.
그 아래 벤취에 누워 잠을 보충하려했는데, 갑자기 왼발에 쥐가 나더니 이어서 양쪽 허벅지에 근육통이 난다..
밀려오는 통증..
다행히 지참한 진통제를 바르고 진정을 시킨다..
곧바로, 오늘 오후 제암산 철쭉등산은 내일로 미루기로 한다.
꽃구경도 내가 살고봐야지..
등산로 하산을 포기하고,
절룩 절룩 다리저는 당나귀 꼴로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그래도 붉게 물든 마음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
<오늘 걷기> 1-2 -3-4-5-6-8-9 약 8km
차를 몰고 숙소인 제암산자연휴양림으로 가다가 들린 중흥식당..
거기서 그녀(송가인)를 만낫다.
당신은 화가인가요
사랑의 물감인가요
빨갛게 물들여놓고~~
귀에는 노래가 들리고 눈 앞에는 일림산의 억만송이 철쭉이 또다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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