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의 전성시대가 저물고, 세미트롯이 득세하면서 트롯 난세가 찾아왔다.

아더왕의 원탁 기사 시절 마법사 멀린처럼 트롯 전성시대를 풍미하던 마법의 작곡가가 있었다.

백영호..

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만주를 떠돌면서 작곡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1950년대 손인호의 해운대 엘레지 등을 작곡하고, 1960년대에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여자의 일생, 

 남상규의 고향의 강, 추풍령, 70년대에는 이미자의 아씨, 여로, 배호의 비내리는 명동, 문주란의 동숙의 노래 등 작곡하며 트롯 시대에 한 몫을 했다.

특히 그는 이미자를 위해 100여곡을 작곡한 여왕의 마법사였던 것이다..

그는 생전에 4000여곡을 발표하여 100여곡의 히트곡을 냈는데, 미발표곡도 1000여곡을 유족이 보관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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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대를 풍미한 절정의 고수가 난세에 처하면 무공을 정리한 비급을 숨겨놓고, 후세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강호의 실력자가 등장하여 기연으로 이를 찾아내어 한 시대를 평정하여 새시대를 여는 것이 무협의 세계관이다.

트롯의 세계관도 비슷하지 않을까?

백영호도 2003년에 귀천의 시기를 맞아 새로운 쟝르에 트롯이 밀리고 세미트롯으로 변질되어가는 세상을 관조하면서 비급 수준의 비곡(秘曲)을 남겨놓고 후세 언젠가 뽕끼와 가창력, 인성을 겸비한 실력자가 등장하면 물려주게 하려고 준비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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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송가인)의 3집 타이틀곡 "비내리는 금강산'은 백영호의 미발표 유작이다.

시작부터 터져나오는 '비에 젖은~~" 한소절은  

한 많은~ 이세상~(한오백년), 용두산아~ 용두산아~(용두산엘레지)에 필적할 만한 전통적인 한국 트롯의 뽕끼를 발사한다.

https://youtu.be/Fgw3ZXkHQ98

 

트롯난세에 전통 트롯의 새로운 맥을 잇는 여왕의 귀환을 알리는 소리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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