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사 오솔길은 월영습지로 이어진다..

 

이왕이면 큰거로 간다..

이 좋은 길이 일찍 끝나는 것도 아쉽고..

 

산속에 습지??

왕년에 산속에 개간하여 농사짓던 곳을 방치하니 자연스럽게 물이 고이는 습지가 되었다는..

자연도 나름 계획이 있구나??

 

버들강아쥐도 봄빛을 만끽하고 있다.

우리 강아쥐도 기분을 좋아져 봄날을 즐겨야 할텐데..

공신 노릇하는 자들이 군주를 겁박하듯이 하고 잇으니..

 

강원도는 건조해서 산불이 며칠째 타고 잇는데..

여기는 물도 고이고..

 

수달도 살고, 하늘다람쥐도 산다네..

 

월봉 아래 옹달샘이 넘치면 둠벙을 채우고..

둠벙이 넘치면 습지를 채우고..

 

산속 분지 가운데 습지..

봄빛이 쏟아지는 데크가 찜질방처럼 따뜻하다..

자리깔고, 신발벗고 누우니 행복이 쏟아진다..

 

 

나무가지에 물 오르는 것이 보인다..

 

대나무숲을 지나면 서래원 고개..

 

죽송길을 지나 월봉을 오른다..

 

월봉에서 만난 이 표지판이 헷갈리게 만든다.

여기서 성불암갈림길 표지로 가는데..

좁은 오솔길이 이어지기는 하는데, 원래 코스인지는 모르겠다..  

 

<추가>

나중에 자료를 검색해보니, 아래 사진같은 표지판이 나올때 까지 좀더 직진했어야 했다..

 

얼마 안가 시누대 숲이 나와서 안내도 설명과 일치하기는 하는데..

 

마지막 구간에서 길이 없어졌다..

어영부영 통로를 찾아 내려섰는데..남의 밭이다..헐

 

어찌 되었건 동네로 무사히 내려왔다..

 

자전거대여소를 찾으려고 월영마을 논두렁을 지나서 갔는데..

 

여기는 아닌가벼~ 

차향다원인데..족욕도 한단다..

하지만, 선거날이라선지 휴무란다..

 

이번에 길건너 개천 징검다리를 지나 둑길로 올라서니 3코스 자전거길이 나온다..

길 따라 가면 자전거 대여소가 나오겠지??

 

주변이 캠핑장에 위락시설이다..

일단 자전거대여소 앞 편의점에서 컵라면부터 하나 먹고..

 

편의점 주인에게 자전거를 빌려 타고 정읍사공원에 가서 반납하겠다고 하니~~

"정읍사공원 대여소는 오늘 쉬는데요"

헉..

동행이 위로한다..

"어차피 지금 8km 걸어서 피곤하니 오히려 잘된거야.."

 

계획은 어긋났지만, 별 불만은 없다.

새로운 시도자체가 즐거운거다..

성사는 인연에 따르면 된다..

 

<오늘 걷기> 정읍사공원 - 천년고개 - 두꺼비바위 - 월영습지 - 월봉- 월영마을 - 자전거대여소  약 7-8km

정읍사공원 정문 자전거대여소 앞에 정읍사 오솔길 안내도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월영마을까지 1코스 6km를 걷고, 월영마을에서는 자전거를 빌려 타고 3코스를 달려 돌아온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며 큰길을 따라가야 한다..

다소 실망스런 출발이다..

 

천년의 기다림..

정읍사 여인은 아직도 기다린다는 말인가?

내가 정읍사 오솔길을 걸으러 오려고 벼른 7년의 세월은 비교대상도 아니네??  ㅎ

 

전북과학대학교 제2생활관 앞(천년고개)에서 본격적인 오솔길이 시작된다..

정읍사 부인이 남편을 기다리며 서있던  망부석 고개가 천년의 기다림으로 이어져 천년고개라고 부르나보다..

 

초입은 어디서나 만나는 동네 뒷산 분위기다..

 

길이 깊어질수록 솔향기가 짙어진다.

 

 

남사면 전망대에 서니, 정읍에서 장성으로 넘어가는 새재와 노령이 보인다..

 

장성 새재..

 

입암산과 방장산 사이로 노령이 보이고..

 

이번엔 북사면 전망대에 서니..칠보산이 우뚝하다..

 

중간에 예향마실길과 교차한다..

 

두꺼비 바위 옆에 사랑의 언약함이 있다..

두꺼비와 사랑은 상관관계가 있나??

콩쥐를 도와준 두꺼비 같은 사랑?? 우렁이 각시 같은 건가??

 

 

봄빛이 도니 솔나무도 신록처럼 푸르다..

 

볕 좋은 솔밭에 점심 도시락을 펴는 사람이 많다..

 

잠시 숨을 돌리고..월영습지로 고고...

수년전부터 벼르던 길..정읍사 오솔길을 간다.

출발장소인 정읍사공원에 주차한다.

 

원래 계획은 정읍사오솔길 1코스를 걷고, 종점인 월영마을에서 자전거를 빌려 3코스를 달려 원점회귀한다는 것이다..

 

그럴려면 자전거대여가 필수인데,

다행히 3.8부터 영업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오메! 재수좋은거..

일단 공원을 구경하고 가자..

 

정읍사..

백제가요인데..곡조는 사라지고 노래가사만 전해내려온다..

 

이를 테마로 다양한 창작곡조가 만들어졌다..

https://youtu.be/aoMW38KDG10

 

https://youtu.be/ZGtg6l78vLI

 

<2022. 4. 27. 추가>

최근 송가인이 발표한 신곡 3집에 실린 월하가약(月下佳藥)..

이 노래가 정읍사 노래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살려낸 온고지신의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https://youtu.be/xX5DnK0xJFw

 

꽃향기가 제 아무리 짙더라도 

그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퍼질수 없지만

준수한 마음에서 풍기는 덕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온갖 곳에 향기를 풍긴다네..

 

꽃 향기는 백리를 가고

사람 향기는 만리를 간다..

 

물과 육지에 나는 꽃 가운데
사랑할 만한 것이 매우 많다.
진(晋)나라의 도연명(陶淵明)은
유독 국화를 사랑했고,
이(李)씨의 당(唐)나라 이래로
세상 사람들이 매우 모란을 좋아했다
나는 유독, 진흙에서 나왔으나 물들지 않고,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고,
속은 비었고 밖은 곧으며,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하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꼿꼿하고 깨끗이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으나 함부로 가지고 놀 수 없는 연꽃을 사랑한다.

 

- 주돈이, 애련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전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데를 졈그랄셰라

어느이다 노코시라

내 가논데 졈그랄세라

 

어긔야 어강도리아으 다롱디리

 

달님 높이 떠서

멀리 비춰주시라

저자(시장)에 가 계신가요

진 곳을 디딜세라

어느 곳에나 다 놓으시라

내 가는 길 저물까 두려워라

 

 

기다림의 미학..망부석(望夫石)

백제에는 정읍사가 있다면 신라에는 박제상 부인이 있다.

 

박제상의 부인은 남편이 왜왕에게 죽어 결국 남편을 만나지 못했지만, 정읍사의 부인은 어찌 결말이 났을까?

 

정읍사를 기리는 사당의 문이 금슬문이다..

부부 금슬이 좋아야 기다리게쥐??

사당 이름은 망부사..

주련에 정읍사 가사를 적었다..

 

역사에 보면, 백제 여인의 사랑이 뜨꺼웠던 것 같다.

정읍사 부인외에도 도미부인, 아사녀의 사랑도 애절하다..

 

그나저나 정읍사 공원 다 구경했는데,  정읍사 오솔길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동행은 산쪽으로 난 길로 가면 될 것이란다.

그는 어딜가도 정상으로 가면 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편이다..

 

잘 모르니 항변하기도 그렇고 해서 일단 가보면 표지판이 나오겠지 하고 간다.

그런데, 공사중인 임도가 나온다..

정읍사 오솔길은 개설된지 10년도 넘는데, 뭔가 이상하다??

 

자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엇더니, 이길이 아니란다.

공원 입구에서 전북대 앞 큰길을 따라가다가 건너편 산으로 올라가야 한단다..헉 

 

그러면서 이길도 좋단다..

아양산- 초산봉 등산로로 이어지는 길이란다..

 

애구..다시 공원입구로 가서 출발점을 찾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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