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산에 세운 절..소문을 듣고 찾아간다.

논산시 가야곡면 반야사..

 

법당의 발원이 주련으로 걸렸다.

소멸무량중제장(消滅無量衆諸障)

획득무량대지혜(獲得無量大智慧)

 

한량없는 중생의 모든 장애를 소멸시키고

한량없는 큰 지혜를 모두 얻으시라..

 

페광산의 터에 지은 절이 갑자기 뜬 이유는 젊은이들이 이 묘한 굴 안에서 찍어올린 사진 때문이다..

 

실크로드 막고굴을 연상시키는 풍광..

이른 아침에 방문하니 선잠깬 하늘에 조각달이 비추고 있다.

 

낯설고 아름다운 풍광에서 이국적인 느낌을 받는다.

 

대웅전 뒤로 용궁회상이라 쓴 동굴법당이 있다.

이른 아침이라 문이 잠겼나 싶엇는데, 지름쇠를 옆으로 밀고 들어갈 수 있엇다..

참고로 이 절은 오후 6시이후에는 방문을 불허한다.

 

석회석 종유굴을 들어가는 느낌의 입구..

다시 내부 출입문을 여는 순간..짠하고 나타난 신비한 모습..

 

오색 휘황한 빛으로 장엄한 분위기 속에 천수관음이 계시다..

 

 

 

옆굴에 오묘한 공간이 이어진다.

언뜻보면 산신같기도 하고, 용왕 같기도 하다.

 

동굴안에 물이 흐르고..

코끼리를 탄 아기부처가 보인다..

 

동굴끝은 막혀있는데, 들여다 보니 깊이을 알수 없는 터널이 보인다..

 

동굴안에 물이 흐르고, 용궁회상이라 하엿으니 산신이 아니고 용왕을 모신 곳이라고 봐야겠지??

추운 날씨에 동굴안에 들어가니 안경이 김이 서릴 정도로 따뜻했다..

 

대웅전 외벽에 쓰여진 시들..

 

茫茫撥草去追尋(망망발초거추심) 
水闊山遙路更深(수활산요로갱심)
力盡神疲無處覓(역진신피무처멱) 
但聞楓樹晩蟬音(단문풍수만선음)

 

 

망망한 잡초를 헤치고 뒤쫓아 나섰는데
물도 산도 아득하고 길이 더욱 깊어지네
탈진하고 피로하여 찾을 길이 없는데
저문 날 매미 소리만 단풍 숲에서 들리네

 

무엇을 찾는다는 말인가?

소(牛)..

 

이시는 곽암화상 심우송 중 첫수 심우(尋牛, 소를 찾다)다..

 

이절 부처님이 좋아하는 귀절은 2수 견적(見跡, 소 발자국을 보다)이다..

 

水邊林下跡偏多(수변임하적편다) 
芳草離披見也?(방초리피견야마)
縱是深山更深處(종시심산갱심처) 
遼天鼻孔?藏他(요천비공즘장타)

물가의 숲 아래에 발자국이 유독 많은데
아름다운 풀 헤쳐본들 어찌 찾을 것인가?
하지만사 심산 속 더 깊은 곳소일지라도
하늘로 향한 콧구멍 무슨 수로 숨기랴?

 

소 찾는 일은 눈밝은 독수리에 맡기면 될터인데, 무슨 걱정이랴..ㅎ

하지만 요즘 소 찾는 사람도 없고, 소 키우는 사람도 없으니 , 독수리 할일도 없겠다..ㅎ

 

요사채에도 시한수 걸렸다..

 

蛾子搏燈火 (아자박등화)
忘生好自侵 (망생호자침)
莫言燈火惡 (막언등화악)
燈火本無心 (등화본무심) 
 
어린 나방이 등잔불에 부딪친다.   
살 길 잊어버리고 제 좋다고 스스로 침범하는구나. 
등잔불이 악하다고는 말하지 말라. 
등잔불은 본래 아무런 생각도 없었노라. 

 

모두 소걱정하는 절에서 돼지 혼자 웃고있다..

혼자 감잡았나??

 

때늦은 감만 중생 보시를 기다리고 잇다..

 

명색이 길꾼이라 주변 걸을 길없나? 둘러본다.

주변 길을 잘 다듬으면 멋진 둘레길 나올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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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산성 하산 길에 "연동사 100미터"라는 삐끼 간판 유혹에 빠지지 않고 주차장에 내려와 차를 몰고 연동사로 갔다.. 

표지판 대로 연동사로 내려가면 가파른 길을 내려갔다가 도로 힘들게 올라와야 되고, 아니면 포장길을 3KM 정도 걸어가야 주차장에 도착한다.

 

연동사(煙洞寺)..연기품은 절..

고려시대 때 부터 이름이 전해오는 것으로 보아 원래 사찰의 역사는 오래된 곳이다.

하지만, 정유재란 때 왜군이 군,민을 대량 살상한 시체가 가득하여 향불을 피워 천도하였는데, 그 연기가 가득하였다니

절이 후세의 비극을 예감하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사연이 있어서인지, 오늘 꽃무릇이 더욱 붉게 보인다..

 

달마대사도 드레스코드에 맞춰 등장하신다..

 

인간사만 분주하지, 잠자리와 푸른 창공은 무심하다..

 

오늘의 붉음에 배롱나무꽃도 한목한다..

 

노천법당으로 올라간다..

 

정말 천혜의 노천법당이다.. 

무수한 죽음을 천도하면서도 지장보살은 겸손하시다.

현대조각 그리팅맨의 원조 같다..  

 

노천법당에서 좀더 올라가면 동굴법당이다..

 

거대한 자갈바위 동굴법당은 전우치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제세팔선주, 추성주..

추성주는 담양 추성마을에서 제조하는데, 쌀과 한약재로 만든 25도 증류주란다.

한번 맛볼 날이 있을까?

 

동굴법당 뒤로 금성산성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연동사를 구경하고, 담양호로 간다..

당양호 용마루길은 호반데크길로 푸른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멀리 금성산성이 있는 철마봉이 보인다..

 

평탄한 길이라 많은 가족들이 걷느라 붐빈다..

 

추월산..

보름달이 산 봉우리에 뜨고, 호수에 달이 비치면 아름답겠다..

물론 네친구(산,호, 천월, 수월)도 즐거우리..

 

어찌 달뜨기만 기다리리..

내 스스로 물위를 달려 기쁨을 나누리라..

금성산성 노적봉에서 바라보던 그 장면이 눈앞에 벌어진다..

 

 

강행군에 지쳐 도중에 밴취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완주 않해도 이길을 충분히 즐겼다..

흥이 다하면 미련없이 파하는 것..

돌아가는 길..

추월산이 월강에게 넌지시 제안한다..

언젠가 달이 조이 뜨는 날, 강위에 배띄우고, 추월만정 노래 들어보세..

그리고 4친구와 함께 신 오우가를 지어부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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