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구형왕릉길을 걷고 돌아가는 길에 들렀다.

몇해전 방송에서 보고 산청에 가면 들려야 겠다고 맘먹었었다.

과연 방송의 위력인지 가는 날 방문객이 엄청 많았다.

절 화장실에서 받은 첫인상의 여운이 크게 남는다.

신발을 벗고 쓰레빠를 신고 들어가라고 해서 좀 거부감이 왔는데, 들어가보니 대리석 바닥에 참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 절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 깨는 맛이 있었다.

이것이 무유정법(無有定法)의 이치 아니겠는가?

 

개는 들어오지 말라고 줄치고, 사람까지 막은 예전의 절입구에 걸린 현판..

처음엔 일본글씨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어디서 본 기억이 났다.

 

통도사 극락암에 걸린 글씨..여여문(如如門)..

여여하다..는 말 불교에서 많이 쓴다.."한결 같다"는 뜻이다..
금강경에 不取於相 如如不動 (불취어상 여여부동)이라는 귀절이 있다..

"상를 취하지 않고 한결같이 흔들림이 없다.." 

 

노랑꽃창포가 반겨주는 연못과 법당의 풍경..방송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다..

 

 

연못의 목교에 시절인연(人蓮)이라 썼다.

시절인연(因緣)이 주지 여경스님과 이땅을 맺어주었다.

다랑이 논이었던 이 땅을 겨우 겨우 돈을 마련해 장만하고, 다듬다 보니 연못이 생기고

연꽃이 피었났고, 보시하는 사람을 만나 이처럼 성장했다.

그래서 시절인연(人蓮)이라고 하는갑다..

 

연못의 목교도 다 인연이 맺어져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일체유심조..

큰 원력이 있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결과는 인연에 따라갈 뿐이다..

 

주지 스님의 미적 감각이 좋다.

오죽을 반쯤 드리우고 극락전을 바라보니 말 그대로 극락이다..

 

이 고졸한 석불은 경주 어느 오래된 석불을 모각했다고 한다.  

 

불두화도 한창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의지처가 필요함을 느낀다.

하다못해 등산을 가도 스틱에 의지하지 않던가?

코로나 시절에 반야용선같은 의지처를 사람들은 찾고있다.

 

푸른 산에 홀로 핀 매화 같고, 창공을 노니는 잉어같은 마음이라면

의지처가 필요없을까?

 

목우실..

마음속의 소를 키우는 방..

 

염화시중..

오늘의 염화는 노랑꽃창포, 백철쭉, 불두화 등이었다.

웃는 사람은 몇이던가?

 

이 글씨 해독하느라 고민했다.

첫글씨가 무슨 암호같아서 해독하기 어려웠다.

춘설전다(春雪煎茶)

봄눈으로 차를 끓이다.

초의선사의 글귀다.

 

차를 끓이는 물 중에 땅에서 나오는 물(지수)은 석간수를 제일로 치고, 하늘에서 내린 물(천수)를 이용하는 것 중에 눈으로 끓이는 것을 문인들이 가장 좋아한다.

 

 

좋은 인연은 아름답다.

그래서 선인선과라고 한다. 

 

템플스테이와 카페..

절의 현대적 변용을 법고창신이라고 한다.. 

 

 

기와불사에도 등장하는 트롯열풍..ㅎ

기원도 선인선과의 정신으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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