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밤중에 불빛 환한 곳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물었다.

"무엇을 잃어버렸나요?"

"보석이요.."

"여기서 잃어버렸나요?"

"아니요, 그냥 환해서요.."

 

우리는 가끔 본질을 잊고 그냥 환하다는 이유로, 잘 나간다는 이유로 찾고 추구하고 쫓아가곤 한다.

노래도 그렇다.

노래의 기능 중에는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클 것이다.

 

위로..힐링..

그 출발점은 남의 마음(심정)을 알아주는데 있다.

그래서 인생낙재상지심(人生樂在相知心)이라

인생최고의 즐거움은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데 있다...그런 사람이 주변에 잇다면 행복한 것이다.

 

그녀(송가인)이 골라 부르는 노래를 보면 환한 곳보다는 어두운 곳에 손을 내미는 것이 많다.

3집에 실린 '비내리는 금강산'은 이산가족 마지막 세대의 아픔을 노래한다.

https://youtu.be/lSn7VaS1Jjg

남북 대결의 시대에도 이산가족 상봉이 틈틈히 이루어졋는데, 평화를 구걸하며 눈치나 보는 시대에 도리어 이산가족 상봉은 커녕 "편지 한장 전할 길"을 찾지 못하고 속절없이 늙어가는 그 심정을 알아 주는 이 누가 있을까?

 

 

"시간이 머문자리"는  일제시대 끌려갔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알아주려는 시도다..

정치세력이 반일과 위안부 문제를 정략에 이용하여 이득이나 취하는 동안에 실질적인 혜택도 받지 못하고 속절없이 늙어가는 여인들..

https://youtu.be/rLBQhO_GQgc

 

누군가 알아주면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 시작한다.

그녀의 노래가 널리 퍼질수록 위로, 치유, 힐링이 제대로 될 수 있다.

그녀(송가인)야 말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힐링을 주는 가수다..

 

 ****

초봄에 순천 탐매여행을 갔을 때 연잎밥을 하는 식당에 간 적이 있다.

그집에 적힌 한마디, "맛집이 아니라 밥집"입니다.

보통은 맛집이라 광고하고 손님수를 늘리려고 애쓰는데..

이집은 모녀 둘이 정갈하게 연잎밥을 내는데, 일부 메뉴는 손님 식성을 고려해 육식, 채식을 선택하게 하는 센스도 있고, 일인용 혼밥도 판다..

작은 규모지만 마음은 넉넉한 식당이라 순천을 여행하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노래도 밥과 같다.

 

 

 

 

 

트롯의 전성시대가 저물고, 세미트롯이 득세하면서 트롯 난세가 찾아왔다.

아더왕의 원탁 기사 시절 마법사 멀린처럼 트롯 전성시대를 풍미하던 마법의 작곡가가 있었다.

백영호..

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만주를 떠돌면서 작곡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1950년대 손인호의 해운대 엘레지 등을 작곡하고, 1960년대에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여자의 일생, 

 남상규의 고향의 강, 추풍령, 70년대에는 이미자의 아씨, 여로, 배호의 비내리는 명동, 문주란의 동숙의 노래 등 작곡하며 트롯 시대에 한 몫을 했다.

특히 그는 이미자를 위해 100여곡을 작곡한 여왕의 마법사였던 것이다..

그는 생전에 4000여곡을 발표하여 100여곡의 히트곡을 냈는데, 미발표곡도 1000여곡을 유족이 보관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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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대를 풍미한 절정의 고수가 난세에 처하면 무공을 정리한 비급을 숨겨놓고, 후세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강호의 실력자가 등장하여 기연으로 이를 찾아내어 한 시대를 평정하여 새시대를 여는 것이 무협의 세계관이다.

트롯의 세계관도 비슷하지 않을까?

백영호도 2003년에 귀천의 시기를 맞아 새로운 쟝르에 트롯이 밀리고 세미트롯으로 변질되어가는 세상을 관조하면서 비급 수준의 비곡(秘曲)을 남겨놓고 후세 언젠가 뽕끼와 가창력, 인성을 겸비한 실력자가 등장하면 물려주게 하려고 준비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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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송가인)의 3집 타이틀곡 "비내리는 금강산'은 백영호의 미발표 유작이다.

시작부터 터져나오는 '비에 젖은~~" 한소절은  

한 많은~ 이세상~(한오백년), 용두산아~ 용두산아~(용두산엘레지)에 필적할 만한 전통적인 한국 트롯의 뽕끼를 발사한다.

https://youtu.be/Fgw3ZXkHQ98

 

트롯난세에 전통 트롯의 새로운 맥을 잇는 여왕의 귀환을 알리는 소리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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