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멀리 빙하가 보인다..

 

길은 점점 달 표면처럼 변해가고..

물론 가보진 않았지만, 그리 연상된다는..ㅎ

 

그때 붉은 딜리버리 차가 나타낫다..

우리 공용짐을 싣고 다음 숙소로 배달 가나 보다..

 

작은 폭포 위 다리를 건너고..

황량한 길위에서 문득 나와 독대한다..

지난 10년간의 걷기가 스쳐간다..

 

나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한참을 걷다보면 상념도 떨어져 나간다..

같이 여행을 가도 길은 일행과 떨어져 혼자 걷는 것이 편하다..

 

내면은 그저 고요하고

다리는 그저 걸으면

만사 대충 정리되는 법..

 

문득 차 2대가 눈에 띄는데, 나중에 보니 뒤 1대는 고장나 버려진 것..

 

다리는 황량한 길에 고단해도 눈은 설산에 씻으니 시원하다.

 

차 한대가 높은 둔덕에 있다..

버려진 건가 햇는데, 4륜구동으로 오프로드를 즐기는 사람이다..

이곳 트레킹코스 굳이 안걸어도 즐기는 방법이 있다..

 

아이슬란드 인구가 40만명에 남한면적의 땅인데, 

풍경은 미국 서부를 보는 듯 대틀이다..

 

드디어 엠스트루르 산장이 보인다..

 

<오늘 걷기> 알프타바튼 산장 - 엠스트루르 산장 약 15km

빙하 물길 2번 건너고 달표면 같은 길을 걷는 평탄한 코스..

 

 

숙소 입구의 늑대개..

처음에는 무서워보였으나 좀 있다 반전 모습이...

 

숙소는 이 작은 곳에서 17명이 자야 한다..

거기다 2명의 외국인이 추가되어 19명이 복작거리고, 밥하고 먹어야 한다..

 

산장 안팍에서 엔트요쿨 빙하가 보인다..

 

일행들은 그랜드캐년본다고 추가 걷기에 나서는데, 나는 다리를 위해 쉰다..

 

외국인 신혼부부가 우리 숙소에 합류하여 돼지고기 수육접대 하는데, 늑대개가 찾아와 애절한 눈빛으로 적선을 구한다..ㅎㅎ

 

설산에 노을이 진다..

아이슬란드..3일 걸으며 느끼는 것..

대틀이고,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몇가지 모습을 보여줄라나..

조물주가 이곳에서 각종 실험을 했다는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다..

내일도 기대된다..

 

라우가베구르 트레킹 3일차 (9.5)..알프타바튼 호수에 노을이 찾아왔다..

호수 뒷편 설산이 수줍게 볼을 붉히고 숨는다..

 

오늘은 알프타바튼 산장을 출발해 엠스투르르 산장까지 15km를 걷는다..

 

 

산길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산장과 숙소가 그림같다..

얼마 안가 첫 번째 빙하수를 건넌다..

준비한 아쿠아 슈즈를 신을까 하다 폭이 좁고, 바닥도 고른 것 같아 맨발로 건넌다..

1-2분의 시간에 발이 깨지는듯하고 얼얼하다..

  

목적지 15km 중 1.5km 왓다..

초록 알보싱 사이로 빙하가 보인다..

 

공부하는 사람없는 이곳에 문필봉은 독락(獨樂)의 세월을 보내는가?

마음에 품은 풍월은 빙하를 종이삼아 일필휘지하시는가?

 

흐방길 산장이 나타난다..

 

저쪽 능선에서 불개가 고개를 든다..

개조심하면서 살금 살금 내려간다..

 

잠시 쉬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둘러보니 텐트 야영객도 제법 잇다..

 

아직 풍화되지 않은 용암덩이가 널브러진 길이 이어진다..

 

제법 물살이 센 개천이 나타났으나 다행이 다리가 있다

 

그때 빨간색 딜리버리 차가 나타낫다.

우리 공용짐을 실으러 알프타바튼 산장으로 가는 모양이다..

 

드디어 넓은 빙하수가 길을 막는다.

물살이 약한 도강지점을 찾는다..

 

이번엔 준비한 아쿠아 슈즈를 신고 바지도 단단히 걷어 올린다..

물살이 센데, 찬물에 다리가 마비되는 듯하다..

그래도 다들 무사히 건넜다..

 

길은 점점 달 표면처럼 황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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