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는 어릴 때 어떻게 자랐나 같은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삶과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는 없다는 말이다.
고된 삶의 책임을 남에게 전가해도 내 삶은 바뀌지 않는다.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다.
'이런 내가 싫어.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같은 생각을 그만두고 남과 비교하지 않을 때 내 삶은 바뀐다는 것이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린다. 프로이트가 트라우마를 내세워 '당신의 불안은 당신 탓이 아니다'고 위로하는 반면, 아들러는 '당신이 느끼는 불안은 당신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자칫 개인의 고립을 가져오지 않을까.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일은 정신 건강을 해친다.
공부는 남보다 뛰어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지식을 얻으려고 하는 일이다.
남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 공부를 그만둔다면 잘못 아닌가.
남과 비교하지 않을 때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
아픈 사람이 건강해지려고 스스로 양생(養生)에 힘쓰는 것처럼,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타인이란 나를 도와주는 '동료'라고 여길 때 고립될 일은 없지만, 남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며 남에게 맞춰 살기보다는 차라리 고립을 택하겠다."
―결국 마음의 수양(修養)과 실천의 문제인가.
"그런 측면이 있다. 나와 세계(타인)를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 즉 내가 맞닥뜨린 과제(課題)를 해결할 힘이 나에게 있고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는 '타인의 과제'일 뿐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수양이라기보다 인식의 문제다. 물론 실천을 통해 이를 배울 수 있다."
―원래 플라톤 철학을 전공했다. 아들러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육아(育兒) 때문이다. 25년 전 아들과 딸을 키우면서 아들러에 주목하게 됐다.
남의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가 자신의 삶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데 아들러 심리학은 깊은 통찰을 준다."
-오스트리아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의 심리학을 대화체로 풀어쓴 책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岸見一郞·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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