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자동차 회사를 그만두고 돌연 멜버른행(行)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드디어 헬조선 탈출이네.” 그를 보내던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했던 말이다.
“여기도 빡세. 한국에서 이렇게 살았으면 오히려 지금쯤 식당 하나 차렸을지도 몰라.” 호주에 대한 그의 평은 6개월 만에 많이 바뀌어 있었다. 반년 전만 해도 “날씨도 좋고 시급도 많아서 한국보다 훨씬 살 만하다”고 들떠 있던 B였다.
이유를 들어보니 이민법이 바뀌면서 영주권을 받기 훨씬 까다로워졌다고 했다. 영주권을 받기 위해 고등학교 3학년 때보다 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단다. 일은 하루에 8시간, 많게는 10시간까지 한다. 시급은 1만6000원 정도로 많지만 세금을 많이 떼는 데다 물가가 비싸 세 끼를 집에서 해결해야 적자가 나지 않는단다. 여윳돈이 없어 가상통화 투자는 언감생심이라고 했다. 병원비가 비싸 급체나 독감이 와도 그냥 참아야 한다.
“좀 살아 보니까 이 나라도 그렇게 좋은 나라는 아냐.” 수화기 너머 B가 웃으며 한 말은 호주에서의 삶에 익숙해진 책 속 주인공이 한 말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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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all/20180114/88164035/1#csidx2ecf1e8cdf6a8caadf83284cb3a3f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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