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화..라는 꽃이 있다.

봄을 환영하는 꽃..

내게는 복수초가 영춘화다..

매화 보다도 더 빨리 봄을 환영하는 노랑꽃..

복수초 보고 걷는 행사가 이제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

완주군 화암사 주차장에 서자, 갑자기 왼쪽 포장 임도가 눈에 들어왔다.

어디로 가는 길인지 표시는 없고, 단지 차량출입금지 표지만 있다.

이 길의 정체는 마지막에 밝혀진다.ㅎ

 

정식 표지대로 화암사로 걸어간다..

 

 

누가 나무에 대고 사진을 찍길래 나도 따라대충 찍고 물어보니

"길마가지"란다..

처음 듣는 단어라 메모했다가 집에 와서 찾아보니??

나는 엉뚱한 것을 찍었다는..ㅎ

왜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을까?

내 맘에는 봄이 멀었나??

 

드디어 복수초와 만낫다..

고져스 앤 큐티..

 

복수초의 꽃말이 "영원한 행복'이면서 '슬픈 추억"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단다.

그러자, 여기에 딱맞는 노래가 생각났다. 

송가인의 "금지된 사랑"

"사랑이란 그런거죠, 늘 아픈거죠..

...

내 인생에 화려했던 어느 멋진 날"

 

스러져가는 낙엽 속에서 황금색으로 피어나 봄날을 노래하는 멋진 꽃..

먼훗날

내 인생의 화려했던 어느 멋진 봄날을 추억해주겠지..ㅎ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꽃밭, 

벌과 사랑 싸움에 날 가는 줄도 모른다.

 

 

벌만 정신 못차리는 것이 아니다.ㅎㅎ

 

벌침 보다 더큰 대포를 들이대고 사랑을 탐한다.

꽃 밭의 수호신은 큰 화살을 들고도 어쩔 줄 모른다.ㅎ

 

조선시대에는 노련한 사냥꾼도 찾아오기 힘들었다는 이 길을 철마를 타고 와서 유유자적 신선처럼 걸어간다.

 

아이롱 버드를 타고, 아이롱 호스을 부리고 살아도 기후변화만은 어쩌지 못하는 현대의 올림프스 신들..

요즘 일교차가 갈수록 커지는 것을 새삼 실감하는 중이다.

 

절 입구에 나무다리로 철다리로 교체되었지만..

그 옆으로 노약자는 오르지 말라는 옛길이 있다..

 

 

옛길의 위엄을 갖추고 있지만, 찾는 사람은 드물다.

시청율, 구독율이 더 중요해진 요즘에 와서는 한물간 늙은이 대접을 받는다.

 

 

세번째 보는 우화루는 더이상 동행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연신 불명산을 오르자고 재촉이다. 

 

세번을 사양하다가 삼고초려 신세로 오르는 불명산..

산죽 가득한 길이다..

 

제법 급경사라 연신 쉬면서 숨조절이 필수..

 

능선에 오르면 정상은 100미터..

 

정상에 조망은 별루..

찬 바람 속에서 점심요기..

 

내려오면서 보니 절 뒤로 포장임도가 보인다..

저것이 주차장과 연결되는 임도인가??

 

하산하여 절 기념비 쪽으로 올라 절입구를 바라보니

그 옛날 엄중했던 풍세를 그대로 재현해주고 있다.

 

 

이제 궁금증을 해소하러 절 후문으로 가니..

누가 차에서 내린다..

그의 말은 "여기서 주차장까지 임도로 이어지고 도보로 30분정도 걸린다"

 

여기 임도서 보는 풍광은 또 새롭다..

 

절 후문에서 150미터 지점에 불명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이 연결된다.

약 1.3Km

절에서 정상을 한바퀴 돌면 대략 2km 소요된다. 

 

요런 포장임도를 30분 걸으면 도착하는 주차장..

이렇게 오늘 새로운 길을 만나고,  영원한 행복을 주는 복수초와 즐긴 멋진 걷기 였다..

 

<지도 설명>

1. 파란선 : 주차장 → 화암사 , 약 1km

2. 주황선 : 절 → 불명산 정상,  0.8km

3. 노란선 : 불명산 정상 → 절 후문, 약 1.4km 

4. 하얀선 ; 주차장 → 절 (포장임도), 도보로 30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