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연속 빡시게 걸어서 3일째는 어차피 오전에 출발할 일행도 잇어서 산보정도로 만족하고 싶었다..

그런데, 드림빌더가 자장율사 순례길이 있는데, 4km 정도 내리막 방향이어서 1시간 정도가 가능한 것처럼 말한다..

그정도야..하고 모두 동의하고, 아침 식전에 후딱 다녀와서 식사하고 짐싸서 떠나기로 했다..

 

원래 이길은 만항재 - 만항마을 - 적조암 - 정암사 약 7km 구간인데, 그중 시간상 중간인 만항마을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자장율사 순례길??

처음 들어보는데, 알고보니 삼국유사에 나오는 자장율사의 마지막 사연과 관련이 있는 길이다..

그렇다면, 자장율사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법흥왕 때 불교가 공인된후 선덕여왕 재위시 자장율사를 대국통으로 세우면서 우리나라 불교의 성격과 위계가 바로 서고, 신라가 불교국가로 일신하게 된다.

그의 명성은 지금도 아기들에게 세뇌교육되고 있는데, "자장가"가 그의 이름에서 유래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는 선덕여왕 당시 중국 당나라에 구법 유학을 떠난다.

당시 중국은 당나라가 통일제국을 이루면서 정신적으로 불교가 크게 발흥한다.

태종때 현장법사가 천축에서 불경을 가져와 번역했고, 측천무후 무렵 호국불교 성향이 강한 문수신앙과 다민족 평등과 화합에 도움이 되는 화엄사상이 득세하기 시작한다.

자장율사는 중국 오대산 북대 태화지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사리 등을 가지고 귀국한다.

그는 문수신앙을 널리 전파하여 신라 불교를 호국불교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우선  황룡사에 9층 목탑을 지어 진시사리를 안치하여 호국불교의 구심점으로 삼고, 울산에 태화사를 짓고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양산 통도사에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을 설치하여 불교의 체계를 정비한다..

그리고 중국의 오대산을 우리나라에 구현하려고 한다. 

마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온 서명숙이 제주올레를 건설한 이야기의 신라버전같다..ㅎ

 

당시 백제는 익산 미륵사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 미륵사상으로 국력을 모은 무왕이 신라를 공략하였는데, 의자왕 초기에는 선덕여왕의 신라가 40여성을 뺏아기며 고전 중이었다.

그러나, 자장율사 등의 노력으로 문수사상 호국불교의 정신으로 단합하고, 김유신 장군등의 활약으로 점차 열세를 만회해나가는 중이었다.

그러다 선덕여왕의 정치에 반기를 든 비담의 난이 발생하고, 그 와중에 선덕여왕이 승하하자, 자장율사는 권좌에서 밀려나 하슬라(강릉)지역으로 떠나게 된다.

그는 오대산 적멸보궁에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문수보살 친견을 간구하였다.

그러던 중 수다사(평창군 진부면) 인근 대송정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다시 태백산 갈반지에서 만나자는 말을 듣고,

태백산 갈반지를 찾다가 수마노탑 자리를 발견하고 석남원(현 정암사)를 짓고 수행하면서 문수보살을 기다렸다.

그러나, 삼국유사 설화 처럼 문수보살을 친견하지 못한채 입적하게 된다..

 

 

 

 

만항마을에 차를 세우고 표지판을 들여다 보다 궁금증이 생겼다.

만항마을 - 적조암 2km가  60분, 적조암 - 정암사 3km가 1시간 30분으로 표기되어있다??

1시간 산책코스가 아닌가벼??

그러자 드림빌더 왈, 동네노인들 기준으로 했나봐..하며 얼버무린다..?? 

 

동네 초입에서 얼마 가지 않아 표지판이 산속을 가리킨다..

아이고..죽었구나..ㅎ

 

 

슬슬 산으로 올라가는데..1시간 산책코스가 아니다.

물도 조금 가져오고..무릎 테이핑도 안했는데..ㅜ.ㅜ

 

 

허벌나게 올라가다 보니..바위 모습이 표지판의 뾰족바위처럼 보인다..

이곳을 지나면 길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여기가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뒤쫓아 가다가 실족하여 죽었다는 곳인가??

 

삼국유사 자장정률편에 나오는 이야기..

어떤 늙은 거사(老居士)가 남루한 방포(方袍)를 입고 칡으로 엮은 삼태기(葛簣)에 죽은 강아지(死狗)를 담고 와서 시종에게 “자장(慈藏)을 보려고 왔다”고 하였다.

 문인(門者)이 말하기를 “스승님을 받들면서부터 아직 우리 스승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보지 못했는데 너는 어찌된 사람이길래 이렇게 미친 말을 하는가”라고 하니 거사(居士)가 “다만 너희 스승에게 고하기만 해라”라고 하였다. 

마침내 들어가 고하니 자장(慈藏)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말하였다. 

“아마 미친 자인가.” 

문인(門人)이 나가서 그를 내쫓으니 거사(居士)가 “돌아간다. 돌아간다. 아상(我相)을 가진 자가 어찌 나를 볼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고 이에 삼태기를 뒤집어 터니 개가 사자보좌(師子寶座)로 변하였고 거기에 올라타고 빛을 발하며 사라졌다. 

자장(慈藏)이 그것을 듣고 비로소 예법에 맞는 몸가짐(威儀)을 갖추고 빛을 찾아 남쪽 고개로 쫓아 올라갔으나 이미 묘연하여 미치지 못하고 드디어 쓰러져서 죽었다. 

유골(遺骨)을 다비하여 굴속(石穴)에 안장하였다.

 

자장율사는 비담의 난이 일어나고 선덕여왕이 승하하자, 권세를 잃고 강릉지역으로 와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권토중래를 꿈꾸었는지 모른다.

그에게 권토중래의 꿈이 있었다면, 빈 마음이 아니었을 터이니, 무주상이 아니라 아상이 가득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남루한 차림으로 찾아온 문수보살이 혀를 차며 돌아섰는지도 모른다..

 

뒤늦게 문수보살을 뒤쫓아 이런 험한 산속을 헤메다가 실족하여 죽었는지도 모른다..

정암사측 설에는 "몸을 두고 혼만 문수보살을 찾아갔는데, 시자가 자장의 몸을 화장하는 바람에 돌아오지 못했다"는 식으로 변명해준다..

그러나, 뒤늦게 회개하고 문수보살을 쫓아가는 모습이 핵심이다..

어찌 죽었는지 따지는 것이야 말로 아상이 아닐런가?  

 

과연 길은 험하다..

밧줄을 잡고 올라갔다가 허겁지겁 내려간다..

 

이런 힘든 길에서는 신심만 있으면  비몽사몽간에 문수보살을 친견할지도 모른다..

나에겐 단풍보살이 나타나셨다..

 

가다가 길이 안보이면 노란 리본이나 나무에 파란 페인트를 찾아라..

 

길가다 만난 구멍..

이 구멍을 통과하면 후생 극락이 보장되는가??

 

적조암에 다다를 무렵 신령한 나무들이 보인다..

순간 뱀인줄 알고 깜작 놀란다..

 

이곳이 문수보살이 예언한 갈반지가 아닐까??

갈반지(葛蟠地)?? 

말 그대로 칡넝쿨이 얽혀진 곳이라는 뜻이다..

이 나무를 보니 마치 뱀이 감고 잇는 모습이다..

 

적조암 부근에 위치한 부도..

이 오지 암자에서 수도하는 수행자들이 이어지고 있나보다..

 

마침 물이 부족하던차에 적조암 약수를 배불리 먹고, 물통도 채우고..ㅎ

 

동학 2세교주 최시형이 여기서 수도하엿단다..

언제??

1871년 영해에서 교조신원 및 왕조타도를 목표로 동학교도 이필제가 봉기한다..

이때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온 해월 최시형은 1872.10. 동학 지도자와 함께  49일 기도 수행을 하였다.

**

지금은 함백산이지만, 당시는 이곳을 태백산 천의봉이라고 불렀단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태백산"이라는 지명은 자장율사가 태백산 갈반지를 찾으면서 시작되었고, 신라시대에는 현 태백산, 함백산, 소백산 일대를 뭉뚱그려 태백산이라고 부른듯하다.

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영주 부석사도 소백산 지역에 있지만, 예로부터 절 일주문에는 "태백산 부석사"로 적혀있다... 

 

**

자장, 의상 등의 태백산 신앙이 후대 고려 시대 일연 등에 의해 단군신화 등장할때  "태백산 신단수"로 재등장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적조암에서부터 정암사 구간은 평범한 암자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험한 산길로 가란다..

 

굽은 나무 아래 구들바위..

갑자기 참선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비몽사몽간에 문수보살을 친견할수 있을까?

 

문수보살 친견만 생각하면 단풍이 나타난다..

문수보살이 단풍보살인가보다...ㅎㅎ

 

1일차 함백산 백두대간길, 2일차 태백 백두대배간길, 3일차 자장율사 순례길 근 27Km 를 걷다보니

다리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세상살이에 지쳐 오징어게임에 출전하고 싶은 사람이여!

이곳에 와서 27Km를 걸어보소..

그러고도 세상살이가 더 힘들면 그땐 오징어게임에 출전하소..ㅎ

 

드디어 계곡 물 소리가 커져가며 정암사가 나타난다..

순례길의 정점은 수마노탑이다..

 

 

정암사 자장각에 자장율사를 알현한다..

 

 

 

그는 진골출신 부모의 간절한 득남 기도 속에 석탄절에 태어난다..

어려서 조실부모하자, 인생무상을 느껴 출가한뒤 치열한 고골관 수행을 한다..

고골관 수행..

백골을 보면서 참선하는데, 가시를 둘러쳐 졸면 찔리게 하면서 치열하게 수행한다..

 

중국에 구법 유학할 때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북대 태화지에서 용의 발원을 듣는다.

귀국하여 호국불교의 문수신앙으로 신라의 불교를 일신하고, 황룡사 9층목탑, 통도사 금강계단, 울산 태화사 등에 진신사리를 안치한다.

 

비담의 난 중에 선덕여왕이 승하하자, 강릉 지역으로 이동한다.

오대산 적멸보궁에 진신사리를 모시고, 문수보살을 친견하려는 일념으로 약속의 땅 "태백산 갈반지"를 찾는다..

이곳에 이르러 갈반지로 알고 석남원 (현 정암사)를 짓고 수행 정진한다..

 

그러나 남루한 옷차림으로 찾아온 노거사가 문수보살임을 알아채지 못하고, 뒤늦게 쫓아가다가 죽음을 맞는다.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신라는 호국불교로 정신무장하고 삼한을 통일하였으며, 지금도 신심깊은 경상도 불자들이 전라도 절까지 먹여 살린다고 한다..

또한 그가 고대하면 문수보살은 문수전에 자리잡고 중생들을 위로하고 계시다..

 

선불도량(選佛道場)..

부처를 뽑는 시험은 마음이 얼마나 붉은지를 시험보나 보다..

붉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만든 세상이라 그런지 단풍도 붉다..

 

2일째 만항재에서 수리봉으로 간다.

 화방재 - 태백산 백두대간 길을 걸을 예정이다.

 

여기는 엔간하면 1000미터가 훌쩍넘는다..ㅎ

 

수리봉을 지나면 화방재 도로까지는 내리막이다..

길끝에 전날 등유기름을 샀던 주유소가 나온다..

 

화방재에서 도로를 건너 유일사 방향으로 올라간다..

이제는 태백산 나와바리로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신라적 사람들은 이 일대를 통칭 태백산으로 불렀던 것 같다..

그래서 함백산에 붙은 정암사도 일주문에는 태백산 정암사로 쓰여있다는..

 

이 동네 맷돼지가 많은 모양이다..

기피제를 주렁 주렁 달아 놓아더라..

 

사길령에서 잠시 쉰다.

사길령은 태백에서 경상도 춘양으로 넘어가는 주요 길목이었단다..

 

비탈을 올라서니 산령각이 나온다.

보부상들의 안전을 기원하였단다..

 

고도를 높이자 뒤로 함백산이 나타났다.

 

유일사 쉼터에 도착..

동행 눈꺼풀이 내려가서 쉼터 벤취에 누워 10분 정도 같이 눈을 붙인다..

 

주목 뒤로 우리들의 베이스 캠프 곁 풍력기가 보인다..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 주는듯하다..

 

 

힘들게 오후 1시 30분에 장군봉에 도착..

멀리 문수봉이 보인다..

 

장군봉에 앉아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먹는데, 짜장은 별루..라면앤밥이 맛이 좋단다..

 

푸른 연꽃능선을 바라보며 천제단으로 향한다..

 

마침 오늘이 개천절이라 기념행사가 있었단다..

코시국이라 음복도 없었단다..

 

어제 힘든 걷기라 오늘은 천제단에서 망경대- 당골광장 약 4.4km로 내려가면 5시경에 하산 할 것 같은데,

드림빌더는 문수봉- 당골광장 5.6km를 가자고 독려한다..

오늘도 해안에 내려가기는 글른 것 같다..

 

문수봉 가는 길은 초행이다.

물론 하단도 처음본다..

 

 

그나마 내리막에 단풍이 좋다..

올 단풍구경 레이스 구상을 해야겠다..

10월 10일 경 오대산 노인봉 - 소금강계곡 트레킹을 가면 좋을텐데..ㅎ

 

단풍에 이어 하얀 사스래 나무 숲길이 시작되니, 

단순호치..붉은 입술에 하얀 치아..미인과 데이트하는 격이라..

 

사스래나무..

자작나무과에 속해 언뜻보면 자작나무와 닮았다..

백두산 등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문수봉에 도착..

웬 바위조각이 가득한 정상인가??

 

우리나라 산 이름 중에 옥녀봉, 국사봉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많은 지명이 문수봉이다..

신라 선덕여왕시절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진신사리를 모시고 국한 자장율사가 우리나라에  문수신앙을 전파하면서 태백산, 오대산을 찾았고, 결국 오대산 중대에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태백산 갈반지를 찾다가 정암사에 진신사리를 안치했다..

특히 문수보살이 독룡을 제압한다는 말이 잇다. 예전에는 산 안개 등이 독룡이 뿜어내는 기운이라고 생각했다.

안개 잘끼는 큰산에 문수봉 하나쯤 있으면 독룡의 기운을 제압하는데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을까?

 

문수봉에서 바라보니 함백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함백산 너머 기슭에 문수보살을 다시 친견하고 싶어하던 자장율사가 정암사, 적조암에 머물고 잇었더랬다.. 차라리 문수봉 아래 당골에 머물렀다면 어땠을까?

 

문수봉에서 어둠이 짙어지는 천제단을 바라본다..

어제는 함백산, 오늘은 태백산 문수봉에서 일몰을 맞이한다..

 

소문수봉까지 들렀다 가잔다..

이러다 박문수봉도 나오겟다..ㅎ

 

 

드디어 당골로 내려가는 하산길..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뒤쫓아온 어둠에게 뒷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물도 떨어지고 지루한 어둠 속 행진 끝에 당골에 도착..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사서 들이키니 속이 시원하다..

 

<오늘 걷기> 만항재 - 수리봉- 화방재 - 산령각 - 유일사쉼터 - 장군봉- 천제단 - 문수봉 -소문수봉 - 당골주차장 약 13km 

만항재 운탄고도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고

1일차 걷기를 시작하기 위해 두문동재로 간다..

오늘은 두문동재 - 은대봉 - 중함백산 - 함백산 - 만항재  약 9km를 걷는다..

일단 차 1대는 만항재 하산 주차장에 세워놓고..1대에 합승하여 들머리로 간다..

 

두문동재..

왕년에 야생화 걷기하러 이곳에 와서 두문동재- 금대봉 - 검룡소로 걸은 적이 있다..

( https://blog.daum.net/servan/6349699   참조)

 

 

언감생심..백두대간을 걸을 생각을 품은 적이 없지만, 인연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내 다리는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그리고 문제는 출발시각이 너무 늦다..

오후 3시에 백두대간 9km를 걸어 만항재로 간다는 것은 무리라 반대했지만, 드림빌더의 의지를 꺽을 수는 없다..

 

금년에 시작하는 단풍을 이곳 백두대간길에서 만나니 잠시라도 위로가 된다..

 

멀리 매봉산의 풍력기가 아련하다..

금년 여름 매봉산 고냉지 밭에서 "백일몽"을 부르던 기억이 벌써 추억이 된다..

 

숨을 헐떡이며 은대봉에서 쉬는데, 맞은편에서 오는 산꾼과 만났다.

함백산 정상에서 산 3개를 넘어 왔다고 한다..

내 무릎 테이핑한 것을 보더니 걱정한다..

내가 말했다.

"내려가다가 경찰을 만나거든 신고 좀 해주세요..

지금 강제로 끌려서 가는 사람이 1명있다고.." ㅎㅎ

 

 

그래도 간간이 만나는 작은 단풍이 큰 위로가 된다..

 

백두대간 길이라고 별개 아니다..

동네 뒷산 길게 이어진 것에 불과하다..

 

단지 차이를 말하자면, 능선에서 보는 장쾌하고 푸른 산줄기를 보는 광경이다..

 

중함백에 도착..

장쾌한 풍광으로 보상받는다.

 

푸른 산등성이, 하얀 풍력기, 붉은 팥배나무 열매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드디어 함백산 정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단풍을 즐기며 중함백을 내려간다..

그러고 보니, 은대봉, 중함백, 함백 3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대간길이다....

 

 

함백산..

함백, 태백의 의미는 "크게 밝음"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마지막 계단을 힘들게 오르면 노을을 거느린 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해 떨어지기전에 정상에 도착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드디어 정상이다..

사진 샷 구호는 "아이슬란드"

 

함백에서 대광명을 본다..

 

캠핑이 아니면 어찌 정상에서 일몰을 볼 생각이나 했으리..

 

장엄, 장쾌, 장렬..

장한 걷기..

 

 

어둠 속에 차길에 도착..마지막 2Km를 남기고..

길가에 선 등산객에게 대간길 입구를 묻자..

"이 어두운데 산길로 가지말고 편하게 차도로 만항재로 가세요..20분 걸립니다.."

고마운 충고다..

10월의 연휴..함백산 캠핑을 떠난다.

내비에 만항재 쉼터를 찍고..3시간에 걸쳐 도착하니 차가 가득..

 

만항재..해발 1330미터..고지대..

보통은 고개 주변 하늘숲 공원 산책과 함백산 왕복 등산을 즐기고 간다..

 

여기가 왕년에 걸었던 운탄고도길 입구다..

이길로 차를 몰고 들어가 캠핑장소를 찾는다..

 

2km정도 들어가 풍력기가 밥값하는 공터에 텐트를 설치한다..

 

일단 고기 굽고 와인 한잔하고 첫날 걷기를 시작한다.

오후 3시에 두문동재 - 함백산 - 만항재  9 km를 걷는다..

함백산에서 일몰을 보고 내려와 어둠속에 마지막 2km는 도로를 걸어 복귀한다.

 

 

 

첫날 저녁은 체감 기온이 10도 정도로 쌀쌀해 경량 파카를 입고, 난로를 피고  잤다.

피곤해서 9시부터 정신없이 자고 새벽 5시경에 깨고 나니 풍력기 소리가 거대한 파도 소리같기도 하고, 비행장 활주로 옆에 누워있는 것 같기도 한다..

예민한 사람은 풍력기 소리에 잠을 설쳤다고 한다..

 

2일차 걷기는 만항재 - 수리봉- 태백산 - 천제단 - 문수봉 - 당골주차장 13km를 걸었다.

또 밤중에 어둠 속에 무사히 하산하여 차를 타고 복귀..

무사귀환 자축 건배를 한다..

 

와인에 취해 풍력기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잔다..

오밤중에 바람이 거세게 불고 텐트가 요통을 쳐 설핏 잠이 깨어 설치는데, 풍력기 소리는 거대한 전차가 굴려가는 듯하다..

풍력기 아래 캠핑의 운명이라 어쩔 수 없다..

 

또하나, 이곳에서 단점은 물, 화장실이 없다.

화장실은 2Km 떨어진 만항재 쉼터에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첫날은 태백 시내 철물점에 가서 1말짜리 플라스틱 물통 2개를 사고, 인심 좋은 주인 덕에 물을 가득 채워 돌아왓다.

둘째날은 태백산 당골주차장에 차량 1대를 놓고 오다가 유일사 주차장 화장실에서 물을 받아왔다..

세째날은 자장율사 순례길을 마치고 정암사 화장실에서 1통 받아왓다..

노지 캠핑에는 기발함과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는..ㅎ

 

 

3일째 아침 자장율사 순례길을 식전에 가볍게 걸을 생각에 6시경에 나서니..

함백산 뒤로 아침해가 오르고 있었다..

함백산에서 일출과 일몰을 다 보는 기연이라니...ㅎ

 

2일째에는 텐트족이 더 늘었다..

 

3일째 짐을 걷어 떠난다..

풍력기 돌아가는 고원에서 캠핑은 단점도 잇지만, 나름 장점도 있다.

함백산, 태백산에서 일몰, 일출을 볼 수잇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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