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에 나섰다..
먼저 용담댐 아래에 위치한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 봉길이 벼랑길로 향했다..
산비알에 나뭇군이나 지나가던 오붓한 길..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동네 과부댁이 강물을 끌어가려고 팠다는 굴이 통행로의 일부가 되었다..
수북한 낙엽과 땅굴과 거친 나뭇가지..찰랑거리는 강물..자연과 깊은 교감을 느낀다...
벼랑 조심하느라 발밑만 쳐다보고 가다가 문득 돌아다보니..
유장한 강물은 북으로 북으로 대청호를 찾아 마실을 떠난다..
돌고나면 또 구비..아무리 돌아도 어지럽지 않고 싫증나지 않는다..마치 미인과 왈츠라도 추듯이..
길이 아까운지 아끼고 아끼며 걷느라 후미는 한참 뒤쳐졌다..
갖은 핑계를 대며 길을 지체하고 무엇을 잊은듯 두리번 거리는 것은 아쉬움 때문이다..
설경구가 아니더라도 "나 돌아갈래!"를 외치고 만다..
그런데, 이길에 붉은 페인트 자국들이 여기저기 써있고 말뚝도 박힌 폼이 뭔가 공사를 계획중인데..듣자하니 그것이 자전거 도로 공사라나..
이런 길에 자전거 타러 올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비싼 돈 들여 자전거 도로를 낸단 말인가? 자전거 도로는 출퇴근용이어야 에너지 절약이 되는 것인데.. 이 심심산골에 극소수의 자전거 메니아를 위해 비싼 돈을 쳐들이고 자연을 훼손한단 말인지..무주군은 탁상행정의 대가들만 모였나 보다..
우측 사진은 아나콘다??
한반도 지형과 닮은 자연하천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부남면의 금강..
우리가 걸은 봉길이 벼랑길은 한반도 지형으로 보아 두만강 쪽을 걸은 것이란다..
벼랑길이 끝나는 곳에서 잠시쉬며 자연산 췱즙에 딸기를 안주삼아 오미자 막걸리를 한잔한다..
이어 마을 길을 걸어 부남면 소재지로 가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후엔 굴암리로 이동하는데..산이 연신 사랑의 하트를 날린다..
그래 나도 산수를 사랑해..
우리 서로 사랑해..
굴암리 길에 벚꽃이 피었다..
하늘 하늘한 벚꽃이 안개인양 구름인양 눈꽃인양
소담하게 피었다..
해는 져서 서산으로 늬엇 늬엇 넘어가려는데 흰 두건 거꾸로 쓰고 꽃나무 아래 서성이네..양양가의 첫귀절처럼
이 들뜬 마음을 어찌 가라 앉혀
밤인들 이꽃을 벗어나고 싶을까?
굴암리를 지나 누에 머리 형상의 잠두마을을 향해 간다..
하상 자갈길을 걸어서..개골창을 건너고..갈대밭도 지나고..진창을 만나 돌아가고..
잠두마을로 가는 옛길에 들어 섰다..
그런데 원래 이길에서 우측으로 벚꽃, 좌측으로 복사꽃이 만발하여 화란방창해야 하는데..
아직 신장개업준비중이다..
무주고원에는 아직 봄꽃이 만개하지 않앗다..
요즘 날씨가 썰렁한 것은 생떼같은 젊은이들은 한을 품고 스러져 가서 그런지..
군데 군데 복사꽃은 이쁘게도 피었다..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고향~~
만나면 정다웠던 외나무 다리~~
아니..외줄기 길..
길을 가는 모녀가 봄에 핀 복사꽃처럼 정겹다..
애기똥풀 띁어 노란색도 내보고..호드기도 만들어 불어보고.. 돼지감자도 캐고..가시박도 타박하고..서로에대해 쫑알대며..
저멀리 잠두마을 건너가는 다리가 보인다..
저 3개의 다리중 맨 아래 다리가 박대통령 시절 건립되기 전엔 잠두마을은 섬 신세였단다..
그위 다리는 국도..맨위는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맨아래 강물위엔 레프팅 보트..
이 느린 강물에 레프팅 재미가 없으니 가끔 배를 뒤집어 손님 목욕을 시키는 것으로 재미를 대신한다..
잠두교에서..잠수교가 아닌...바라본 금강..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
그래서
꿈꾸는 백마강..이란 노래도 생겼나 보다..
잠두..누에머리..마을을 감아 도는 물굽이 형상이 누에 머리같이 생겨서 그리 부른단다..
저 비석은 최초로 다리를 놓아 준 박대통령에 대한 감사패..
우리는 잠두교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날씨는 흐렷지만 선선한 것이 걷기에 안성맞춤..
비경과 절경 그리고 정경이 함께한 오늘..다음달 죽도 예고에 침을 흘리며 버스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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