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산 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구봉산..아홉 봉우리가 늘어선 산..

가수원동 빼울 약수터에 차를 대고 오른다..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는 날씨에 바람마저 제법 분다..

 

 

응달의 눈길..아이젠 하기도 뭣해 조심스럽게 걷고 계단을 오르니 벌써 정자..

이름하여 관풍정..바람을 본다..

하긴..오늘 같은 날씨에 딱맞는 이름이다..

 

 

관풍정에서 계룡산을 바라보니..눈덮인 천왕봉이 설산일세..

 

 

한 봉우리 넘어 바위를 등지고 남쪽 양달에 앉으니 바람도 자고 제법 따스하다..

남녁에 보이는 갑천의 모태 대둔산은 연꽃이 겹겹이 감싸고 있는 모습..

 

 

쉽터에서 삶은 계란을 보시하니 박새들이 연신 날아와 쪼아 먹는다..

먹는 것으로 사람과 새가 소통한다..

하긴..인간의 소통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돈이 매개체니 뭐 잘난 것도 없다..

 

 

몇 봉을 넘었는데 또 몇 봉이 남았다..

뭐 9봉을 다 넘어야할 필요가 있을까?

 

 

구봉산에서 바라보니 하회마을 같은 형국이 펼쳐진다..

대둔산에서 발원하여 내려오는 금강의 지류인 갑천은 구봉산에 막혀 굽이 돈다..

노루벌..

예전엔 노루 좀 뛰어 다닌 모양이다..

말타고 활을 쏘며 노루 잡아 목덜미을 움켜 쥐고 뜨거운 노루피를 마시던 그런 무사들도 놀았음직하다..

 

 

 

마지막 한봉을 남겨두고 돌아서는 길..

구봉산 정상..구봉정이 둔산벌 아파트 군을 배경으로 삼으니 고산준령에 선것 같다..

 

 

아름다운 노루벌을 바라보다....

꽃피는 봄날..꽃따라 강따라 노루벌 걷기를 기약한다..

 

 

뻬울 약수터에 돌아와 약수터 가든에서 식사를 한다..

주인장에게 물었다..빼울의 의미를..이 동네 이름인데..

예전 난리통에 외적이 마을마다 샅샅이 뒤지고 다닐 때 이 동네만 빠져 무사했다나..

 

식사기다리며 보니..입춘방아니고 "입하대길"이다..

특이해서 물어보니..

집을 개수한 때가 입하(立夏)였는데..입춘방을 다시 붙이기 뭣해..입하방으로 붙였다나..

ㅎㅎ 주인장은 센스쟁이네...

 

사람 사는 것 이렇게 유두리가 있어야 재미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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