欽恤以明法秋肅春溫以國典公平而布信靑天白日見人心
흠휼이명법추숙춘온이국전공평이포신청천백일현인심
"흠휼이란, 밝은 법으로 때론 가을 처럼 엄하게, 때론 봄처럼 따스하게 베풀고
나라의 법으로 공평하게 대하여 믿음을 널리 펼쳐서,
푸른 하늘 환한 태양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
위 글씨는 정향(靜香) 조병호(1914-2005) 선생의 전서체이다..
정향은 청양 출신으로 우하 민형식과 위창 오세창에게서 사사 받아 추사 김정희, 소당 김석준, 백당 현채의 정통을 이어 받았으며 전서와 와전의 독보적인 권위자로 평가받았다.
또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작가 신영복씨의 스승이기도 하다..
신영복씨가 대전교도소에 수감중일 때 서도반이 생기면서 정향 선생에게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게 된다. 교도소란 살인범·도둑놈이나 가는 곳으로만 알던 정향 선생이 신영복 등 사상범들이 옥중에 있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라며 “아, 이분들은 귀양 온 사람들이구나”하고 생각하고는 7년간 매주 교도소에 와 글씨를 지도해주었다고 한다(http://www.hani.co.kr/section-021075000/2006/06/021075000200606220615026.html)
특히 정향선생의 단군숭모정신은 유명한데, 1958년 논산군 두마면 석가골(신도안)에 단국사당을 처음 건립하였고, 1984년 대전 정림동 52번지 매봉산 아래로 옮겼는데, 1993년 단군사당을 대전대학교에 기증하였단다. 매년 음력 3월 15딜에 어천제, 10월15일에 개천제가 봉행된다고한다..(http://blog.paran.com/hanshinb/23930670)
*** 글의 뜻
흠휼이란 우리 나라 과거 형법 정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개념이다.
흠휼지전(欽恤之典); 죄수를 신중히 심의하라는 은전(恩典)인데, 흠휼이란
죄인을 처벌할 때 죄는 미워할지라도 그 사람은 불쌍히 여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건의 전말을 신중히 다루어 억울한 형벌을 받도록 하지 말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런 정신은 기준을 어긴 형구(刑具)의 실태를 조사해 이를
고치게 한다거나 형벌을 남용한 관리를 처벌하는 등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다산 정약용이 특히 흠휼을 강조했는데, 그는 부득이 형률로 다스릴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그 일을 삼가고 그 사람을 애처롭게 여기는' 단옥(斷獄)의
근본인 흠휼(欽恤)에 입각해야 한다고 했다." (『목민심서』, 형전, 단옥;
http://www.jontong.co.kr/00spr/11s_1.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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