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칠성수력발전소 부근 산막이 옛길..

주차장 출발길에 선 장승이 시 한수를 선사하네..

 

사오랭이 지나 괴강물은

물빛 산그림자로 흔들린다..

 

배암같은 길

산허리 감고 돌아 어디로 가는가?

 

 

얼마 걷지 않아 연리지 나무에 도착..

100번 방문하면 연리지 사랑된다고 상업성 멘트를 붙여놓았네..

 

백낙천이 당 현종과 양귀지의 사랑을 장한가로 읊었다..

 

七月七日長生殿  칠월칠일장생전  칠월 칠일 장생전에

夜半無人私語時  야반무인사어시  인적 없는 깊은 밤 속삭이던 말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하늘을 나는 새가 되면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땅에 나무로 나면 연리지가 되자..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천지 영원하다 해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이 슬픈 사랑의 한 끊일 때가 없으리


가지가 붙은 연리지..날개가 붙은 비익조..

하지만, 인간의 사랑이란 신들의 질투로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과 같아서 다치고 또 다친다..

 

 

그래도 사랑을 골백번 외치면 산다..

사랑..사랑..누가 말햇나..

바보들의 이야기라고..

 

어쨌거나 사랑..이 얼마나 따스하고 사랑스런 말인가..

나도 사랑해요..소리가 절로 나온다..

 

 

속리산에서 화양구곡 등을 거쳐 내려오는 달천을 이곳에 이르면 괴강이라 부르고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부근의 잘록한 허리를 막아 칠성댐 수력발전소를 만들었다..

이 바람에 원래 노수신 적소가 잇던 연하구곡 등은 물에 잠기고 주민들이 산중턱으로 개설한 통로가 산막이 옛길이 되었다는..

이 강물은 흘러 흘러 충주 탄금대 부근에서 충주호에 장기간 숙성된 영월의 동강, 서강 물과 합류하여 남한강 본류를 이룬다...

 

 

출렁다리에서 모처럼 아해들처럼 객기도 부려보고..공연히 비명도 질러 남정네 심기도 흔들어보고..

 

 

정갈한 흙길을 따라 룰루랄라..잘 간다..

강를 끼고 도는 흙길..젤루 좋아하는 길..

 

 

망세루에 선 사람..강..빙설..소나무..군선도(群仙圖)가 따로 없다..

 

 

망세루 부근에서  슬쩍 등산로로 향하네..제법 가파르게 오르는데..

 

 

시험문제가 출제된다..

힘들고 위험한 길이냐..편안하고 완만한 길이냐..

출제 의도에 보상이 제시되지 않았고, 종교시험이 아닌 고로..

당근 모두 우측 길로 간다..

 

 

등잔봉에서 땀을 식히고 바라본 달천의 물도리동..

달천과 군자산..등잔봉과 천장봉..

우리의 강..산은 서로 조화 타협하며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낸다..

등잔봉에서 잠시 괴강을 바라보며 꼬냑 한잔으로 마음의 등불을 밝혀본다.. 

 

 

강을 끼고 능선을 따라 천하를 아우르는 기분으로 걷는 느낌..조조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한반도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

한반도 지형을 닮지 않았어도 한반도사랑을 담뿍 눈에 담고 간다..

 

 

등잔봉-전망대-천장봉을 지나 산막이옛길 표시 방향으로 내려가다..

정부인 묘소 앞에 널부러져 점심식사를 한다..

술이 몇가지 인지..매실주,오디주,왕주에다가 살인마주(살모사+인삼+마늘+석류+등등)에 취기만땅..

 

 

하산하니 저 멀리 기와집이 보이는데..

저곳이 노수신 적소라고는 생각못하고 우측 임도를 따라 가면 된다고 생각하여 알바를 시작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래 노수신 적소는 연하9곡에 위치 하였는데 댐설치로 수몰위기에 처하자 이곳으로 옮겼단다..

 

 

어쨌거나 노수신 대감의 은공으로 기대하지 않앗던 좋은 임도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노수신..그는 명종-선조연간의 선비로 명종시절 이곳에서 유배생활을 하였고 선조연간에는 영의정에 이르렀다..

적소란 귀양처인데 웬 기와집인가 했더니

그의 10세손 노성도가 이곳을 기려 기와집을 짓고 수월정이란 현판도 달고 관리하면서 연하구곡의 경치를 즐겼단다..

 

 

산막이 마을 입구에서 회군한다..

이 임도의 끝이 어딘지는 다음 기회의 연구과제..꽃 필때 천장봉-삼성산 - 임도로 회귀 할 수도 잇고..

옛길-임도 끝 - 회귀-적소 나루터-도강-갈론게곡으로 짜도 좋을 것 같다..

 

 

다시 돌아온 노수신 적소 부근.. 이곳만의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부근 막걸리집에 들렀다..오뎅에 막걸리..젓가락장단..

웃다고 옛사랑이 오리요마는~~

 

 

친절한 산막씨..

막거리에 배부른 사람 불러 세우네..여기좀 봐유~~

 

 

 

아름답고..아름다운지고..

그냥보아도 아름다운데..막걸리까지 도와주니 정말 아름다운지고..

 

 

지게위에 얹힌 시도 읽고..호랑이와 같이 웃어도 보고..앉은뱅이 약수도 마셔보고..

 

 

요즘의 대세는 나무데크인가 보다..어지간한 코스엔 다 설치되엇네..

 

 

19금이러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사목..

에로틱하신가?

 

 

이게 로맨틱하다..괴강호를 바라보며 그대와 그네를 탄다면..

 

 

오늘의 기분을 시가 대변한다..

산이 내게 걸어온다..가쁜 숨소리를 내며..

 

 

오늘 걸은 길..

주차장-노루샘-등잔봉-천장봉-노수신적소 - 임도- 산막이 마을 입구 - 괴산호반 데크- 망세루-노루샘-주차장 12km

 

 

날 좀 봐유~ 웠뗬슈~~좋았슈?

껄껄 웃는 친절한 장승씨..

따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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