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둘레산길 8코스 갑하산-우산봉을 걸으러 나섰다..
5일간의 설날 연휴 한가운데 발이 근질거려 견딜수가 없다..
전에 옥녀봉을 걸을 때 북녁에서 항상 힐끗 거리던 총각 같은 산..
언제 저넘 한번 손봐주어야지 하고 맘먹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왔다..
처음 입구 찾는데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갑동교회를 오른쪽에 끼고 막다른 골목에서 좌회전하면 이정표가 보인다..
그뒤엔 등산표지를 따라 오르면 되고 거의 외길로 우산봉까지 가게 된다..
처음 부터 가파른 길이 시작되고 마치 엘리베이터 타듯이 중턱에 오르니
옥녀봉,도덕봉이 안개 속에 수줍게 숨어있다..
중턱을 지나 거시기 같은 봉우리를 거쳐 갑하산 가는 길..
고사목 한그루가 첩첩산중인양 분위기를 잡네..
노처녀 시집가자 등창난다더니..
어찌 모처럼 갑하산에 오르는 날에 안개에 가득하여..
계룡산을 포함하여 둘레산이 다 보인다던 그 멋진 경관 모두 안개 속에 잠겻어라..
갑하산 정상에는 아기 눈사람이 웃으며 반겨준다..
잠시 요기를 하고 신선봉(또는 문정봉)으로 향한다..
응달의 급경사에 눈이 가득하여 아이젠을 꺼내차고..엉금엉금..찬바람이라도 불량이면 소백산을 느껴본다..
신선봉에는 여러 사람들이 식사를 한다..
빼어난 경관은 보이지 않으나..
마치 라디오 연속극의 여 주인공처럼 더욱 환상적으로 다가온다..
쉬엄 쉬엄..등산체질이 아님을 몸으로 체감하면서..지도상 3시간 반 거리를 나는 5시간을 잡고 걷는다..
드디어 우산봉 정상...
잠시 꼬냑 한잔 음미한다..
걸어온 산줄길를 바라본다..
3-4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다리가 피로감을 느낄 정도..
우산봉에서 연화봉(흔적골산)을 거쳐 구암사로 내려온다..
산중에 물이 떨러져 애써 참은 갈증을 대웅전 옆 약수터에서 푼다..
목 마른자에게 물을 주고..
배고픈자에게 밥을 주고..
모르는 자에게 알려주는 공덕..
다 복된 일이다..
행동식으로 채워지지 않은 요기를 검은콩 수제비로 채운다..
따스한 국물이 속을 위로할 때..
눈에 들어오는 글귀..
안중근의사의 글씨
백인당중 유태화..
백번을 참는 가운데 화목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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