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길에 걷기에 나섰다..

다시 찾은 강천마을 앞 풍경이 바뀌엇다..물억새..도꼬마리..강모래 아름다운 강길은 어딜 가고..

 

 

닷둔리 해돋이 산길을 걷는다..

처음 입구 찾느라 헤멨다..그러나 이것은 서곡에 불과했다..

 

 

강변을 따라 걷는 벼랑길은 다시 걸어도 좋다..

 

 

이 장면이다..

저 왼편 바위쪽으로 붙어 가야하는데..우측 강변의 논뚜렁으로 가더니 모두 강변으로 내려섰다..

하도 자신잇게 가길래 오랜만에 다시온 나도 여강길에 새로운 코스가 신설된 줄 알앗다..

 

 

어찌되었건 강가를 걷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적어도 나에겐..

 

 

저 흥원창 앞 섬강의 물구비를 보고서야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상상력과 투지로 자산 강모퉁이를 넘는다..

이곳에서 좌측의 섬강이 우측의 남한강 본류와 합류한다..이제 우리는 섬강을 따라 섬강교로 향한다.. 

 

 

흥원창 건너편 자산 아래를 지나고..

 

 

그래도 빙판길을 만나니 춤도 덩실 추어보고..

저기 보이는 섬강교를 향해 훠이 훠이 간다..

 

 

부랴 부랴 섬강교로 올라선다..후미는 아직도 섬강에서 룰루라라..

 

 

이 곳을 지나면 흥원창이다..

흥원창..조선시대 세곡을 모아 보관하는 창고가 있던 이른바 물류센타..

 

 

점심을 도리 마을회괸에서 부페식 아니 발우공양식으로 하고..여주 막걸리도 한잔 씩

 

 

도리에서 흔암리 넘어가는 아홉사리 과거길을 걷는다.

 

막걸리 한잔 걸치고 걷다보면

저도 모르게 흥얼 흥얼

아리랑 몇소절이 절로 나오고

어깨춤도 들썩거려지는

아홉사리 읍내 오일장길(임덕연 시인의 "아홉사리길" 중에서..)

 

시인의 예언대로 막걸리 기운에

우리도 노래가락이 절로 흘러나온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시인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강물 허리안고 도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길..(아홉사리길 중에서) 이라 표현한다..

 

어찌보면 

여강 방어사령부에서 설치한 참호 속을 걷는 것 같기도 하고..

 

 

아홉사리 길이 끝나는 내리막 길에서 방심하여 미끈덕하고 대자로 넘어졌다..

왕년에 배운 낙법덕분에 무사는 햇지만..

 

 

옆에서 본 장승이 껄껄 웃는다..

아직도 구만리같은 인생이 하초가 그리 부실해서야..

예끼..여보쇼..난 그래도 다리가 하나는 더 되오..

 

 

여기는 흔암리 쯤되는가..

따스한 봄날씨를 만끽하며 걷노라니 도보도 막바지를 향한다..

 

 

 

2월의 봄날을 상징하는 것들..말조개..빙편..십자가..솟데..

 

 

영동고속도로 다리밑을 통과하면 우만리 나루터..

 

다시 시인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강이 되어 흐른다는 것은

작은 것들이 한데 얼려

낮은 곳으로 쭉 밀고 가는 것이다.

메마른 것들을 자꾸 가슴으로 안아 주는 일이다.

마침내 저 더러움을 용서하는 것이다..

 

 

우만리 나루터에 도착했다..

시인의 여드름 투성이 열일곱 시절을 안달나게 했던 소녀 같은 강물이 흐르던 그 나루터에..

 

우리도 지친 다리에 싱싱한 마음을 싣고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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