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걷기에 나섯다..이번은 화양계곡에서 선유계곡까지 13km..

봄을 시샘하는 비가 추적거리는 날씨..

 

 

화양계곡 주차장에서 가는 진눈깨비를 바라보며 우산이나 우의를 챙기며 잠시 전열을 정비..

 

왜 화양계곡이냐? 고 자문하는 설명문을 읽는다..

회양목 즉 황양목이 많은 곳이라 자연스레 화양동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지난 토요일 화창한 봄날씨에 피어난 버들강아지는 오늘은 찬 빗방울에 오돌오돌 떨고 있다..

 

 

 

포장길을 걸어 운영담에 다다른다..

20여년 전 쯤에 와본 곳..바위와 물색은 그대로다..

 

 

만동묘..화양서원을 스쳐간다..

우암 송시열..명나라 황제묘소..재조지은의 명분론과 소중화주의..

현실론..북학론 등이 마구 마구 튀어나오는 이런 주제는 피해가자..

 

 

존사청(存事廳)..제향을 올리는 곳..

계곡 물이 흐르는 듯한 행서체가 자유롭다..

 

 

여기는 4곡 금사담 위에 위치한 암서재..

우암 송시열의 서재 역할을 한 정자..

이런 곳에서 한 일주일 책이나 읽으며 지내면 머리와 마음이 맑아 지려나..

 

 

암서재 부근의 풍광이 자유롭고 편안함을 준다..

 

왜 우리나라에 구곡이 많은가?

우리나라 성리학자들의 이상향은 교조인 주자가 살던 무이구곡인데..

주자는 스스로 무이구곡가를 지었다...

주자를 흠모한 우리 성리학자들이 이를 따라 각종 구곡을 명명하고 풍광을 읊었다..

율곡의 경우에도 황해도 거주지 부근에 고산 구곡을 명명하고 고산구곡가를 지었다..

 

 

이름이 좋아 들른 절..강가를 따라 올라가다 고라니를 발견했다..

물 먹으로 나왔다가 불이나케 산으로 줄행랑을 친다..

절 사람 말씀에 의하면, 절 텃밭에 상추 뽑으려하면 어찌 알고 전날 와서 뜯어 먹고 간다나..

 

 

 

 

 

여기는 7곡 와룡암이다..전서체를 큼직하게 새겼다..

누운 용..일어나 승천할 것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나..

 

 

 

호젓한 길을 걷는다..

가끔 덧는 빗방울 소리.. 푸른 빛 더해가는 솔나무에 스치는 바람 소리 들으며..

 

 

9곡 파천..바위 위를 흐르는 물이 마치 용의 비늘을 꿰뚫어 놓은 것 같다는 ..

신선들이 이곳에서 술잔을 나누었다는 전설을 읽고..

계곡으로 일삼아 내려가 우리도 여기서 소곡주를 나누어 마신다..

신선 기분을 내보자...

 

 

파천에서 선유동으로 가는 길은 더욱 운치가 있다..

잠시후 길은 왕복 2차선 차도로 이어지고 30-40분을 내쳐 아스팔트 가장자리를 걸어 선유동으로 향한다..

송면 삼거리에서 향 좋은 버섯찌게로 점심을 하면서 남은 소곡주로 얼굴에 단청공양도 올리고..

  

 

송면 삼거리에서 2km를 걸어 선유동에 도착했다..

입구는 작은데 속은 알찬 곳 ..

 

 

입구 바위에 새겨진 선유동문..신선들이 놀았다는 계곡..

화양동 9곡 파천에서 술잔을 나눈 신선들이 2차를 이곳에서 하면서 놀았는지..

 

안내판이 없어 선경만 감상하고 굳이 이름을 밝혀보지 않는다..

꽃처럼 이름몰라도 향기만 좋으면 그뿐..

 

 

선유동의 물소리..

세상을 감쌀 정도는 아니지만 머리의 잡념을 씻을 정도는 되네..

물소리에 청량감을 느낀다..

 

 

계곡의 거리는 짧다..1km 남짓 걸으니 차도가 나온다..

돌아서 나오는 길..다시 선경으로 들어간다..

 

 

봄비에 촉촉히 젖은 이 길..

햇살이 돋을 양이면 새싹이 가득 솟아 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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