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선교장(船橋莊)... 대략 120여 칸에 달하는 저택이다.

보통 99칸까지가 민간주택의 한계라고 하지만, 선교장은 99칸을 넘어선 집이다.

손님들이 묵는 행랑채의 길이만 해도 60m가 넘고, 23개의 방이 있었다.


 조선 최고의 저택인 이 집의 큰 사랑채 이름은 열화당(悅話堂)이다.

  ‘기쁘게 이야기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선교장을 건축한 무경 이내번의 손자 오은(1773-1832)이 순조 15년(1815)에 건립하였는데,

건물 이름은 중국 진나라 때의 도연명 시인의 시「귀거래사(歸去來辭)」중에서 따왔다한다.

".... 세상과 더불어 나를 잊자

 다시 벼슬을 어찌 구할 것인가

 친척들의 정다운 이야기를 즐겨 듣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며 우수(憂愁)를 쓸어 버리리라.....

(.... 世興我而相遺復駕言兮焉求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라고 하는 구절 가운데 "친척들의 이야기를 즐겨 듣고 (悅親戚之情話)"에서 '悅'자와 '話'자를 따서 '열화당(悅話堂)'이라 이름지었다.

 

수만 석을 하는 부잣집이었던 이 집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사람들이 둘러앉아 기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이었다.

 

‘열화(悅話)’야말로 인생 최고의 행복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주는 일은다름 아닌 인간들끼리의 이야기에 있었다.

‘열화당’이라는 편액(扁額)에는 이러한 삶의 철학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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