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걷기에 나섰다..

오늘은 운일암 반일암이다..전북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주양리에 걸친 계곡..

예전엔 깍아지른 절벽에 오가는 것은 구름밖에 없다하여 운일암(雲日岩)이요, 햇빛은 반나절 밖에 볼수 없다하여 반일암(半日岩)이라 불리워 졌다는 곳..

이제는 차길 뚫리고 여름 피서차량이 몰리니 매표소를 설치하고 1인당 28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다만 한번 내면 그날은 다시 들어 갈 수 있다..

 

전주산장식당 부근에 차를 세우고 무지개다리를 건너 강변길을 걷는다..

명도봉에 오르는 등산길이 있지만 나는 무시하고 그냥 내쳐 걷는다..

 

 

정비 되지 않은 길이 자연스러운 것..

 

 

나무 사이로 보이는 계곡 풍경이 시네마스코프다..

 

 

얼마 가지않아 길은 잡초에 묻힌 등산로 입구에서 끝난다..

이길이 닭밭골 산림욕장으로 오솔길이 이어지면 좋은 코스가 될터인데...

 

 

이젠 거꾸로 계류를 따라 올라간다...

 

 

태풍 무이파가 불어 계곡물이 불면 위험하다는 안내방송이 울러퍼지고..

비는 오지 않고 바람만 불어주니 시원하게 강물과 데이트...

 

 

잠시 바위에 걸터 앉아 베낭과 마음을 내려놓는다..

흐르는 강물처럼

마음도 흘려 보낸다..

 

 

멋진 정자가 있다..

절경에 어울리는 경관을 보고 아니 가볼수 없다..

 

 

도덕정..이름이 너무 안이한가 싶은데..

다시 생각해보니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였으니 물을 바라고 보고 도를 생각치 않을 수 없겠다..

 

 

역시 계류는 범상치 않다..

천류불식(川流不息)..계류는 쉼없이 흐른다..

 

 

차를 돌려 칠은교를 건너 샬롬수양관 부근에서 걷기 시작한다..

 

 

칠은이골 임도를 잠시 맛만보고 돌아선다..

 

 

심상치 않은 물빛만으로 길의 수준을 알겠다..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와룡암이라는 지명에 끌려 들어갔다..

유비와 같은 나이에 비육지탄의 동병상련을 겪어보았기에..

삼고초려가 아니어도..와룡이 주는 잠재가치는 항상 사람을 홀리는 기운이 있다..

 

 

와룡암..

이 건물이 서있는 바위의 형상이 와룡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

효종 때 사람 김중정이 지어 공부와 수양을 닦던 곳..

 

 

기정..원래 와룡암 동쪽에 기정과 긍구당을 세웠단다..

와룡암, 기정,궁구당편액이 모두 한 건물에 있으니 일부 건물은 멸실되었나보다..

 

 기정의 전서체..

 

 

긍구당의 전서체..

 

 

 

 

멀리서 보니 용트림하는 형세에 물살도 빠르다..

빠른 물살을 보고 촌음을 아껴 성리를 궁구하였겠지..

 

 

아름다운 강풍경..물놀이하는 하동들이 있어 더욱 본연의 모습이 된듯하다..

 

 

주신교아래 강길이 마음을 끌어 걷기 시작한다..

 

 

 

목적도 없이 마실나온 기분으로 시원한 바람을 벗삼아 걷는데..깨꽃이 한창이다..

 

 

 

이꽃 저꽃해도 내 마음에 피는 꽃만 하겠느냐..

 

 

강태공과 물놀이 꼬마의 앙상블..여름이 무르 익어간다...

 

 

주신교-성암교를 거쳐 한바퀴 돈다는 것이 금평마을에서 길을 놓치고 논두렁길과 평균대 같은 콘크리트 길을 걸어 겨우 겨우 포장길로 나왔다...

 

 

사루비아와 옥수수..소와 닭 사이 같은데..제법 어울리는 길을 돌면..다시 와룡암이다..

 

 

와룡암에 삼고초려하면 누운 용이 일어나려나..

 

 

태풍의 척후대가 불어닥치니 벼가 파도처럼 일렁인다..

와룡은 논에 있다..

공장에도 있고 대학에도 있고..도처에 있다..

와룡의 마음이 되어 오늘 걷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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