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목재에서 지체하여 불이나게 낙안읍성으로 향한다..

오늘 4시 반에 읍성내 국악당에서 남도소리 공연이 있는데..늦었다..

방울소리..아니 차니까..발통 소리 요란하게..허벌나게 달려..도착하니..

 

 

공연은 막바지..다행이 우리 일행을 기다려준 바람에..

읍성 국악당 원장 송락 김양남..초은 김양숙..화호 김양미 3자매의 남도 흥타령을 들을 수 있었다..

 

창밖에 국화를 심고 국화 밑에 술을 빚어 놓으니
술 익자 국화 피자 벗님 오자 달이 돋네
아희야 거문고 청 쳐라 밤새도록 놀아보리라

아이고 데고~어허~ 성화가 낫네 에~.


청계수 맑은 물은 무엇을 그리 못잊어 울며 느끼며 흐르건만
무심타 청산이여 잡을 줄 제 모르고
구름은 산으로 돌고 청계만 도느냐

아이고 데고~어허~ 성화가 낫네 에~.

 

월명 사창 요적한데 옛사랑이 그리워 벽상에 걸린 오동
망인허여 내려놓고 봉국 황국을 시름 섞어 게서타니
나도 모르게 눈물만 흐르네.

아이고 데고~어허~ 성화가 낫네 에~.

 

천안 흥타령과 또다른 계면조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

3분 자매는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동초제 춘향가의 이수자..

 

 

이날 사회는 시인이자 칼럼리스트인 김기홍 선생이 맡았다..

넉넉한 입담과 함께 이어지는 남도소리 총출동..

진도아리랑이 빠질 수 없고..함께 일어나 장단을 맞추는데..

 

 

풍물패가 들어와 대동굿 한마당이 벌어진다..

 

 

남녀..노소..모두 어울려 한바탕 가을 꿈을 푸지게 꾼다..

 

 

그믐께라 달도 없는 초저녁..밤길에 좁은 성내건만..녹수식당 가는 길은 어디인지..

헤메다 서문 밖식당에 모여..아쉬운 뒤풀이..

서먹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건배 구호 가~족같이!!

이 한방에 웃느라 긴장해제..이제는 노는 일만..

진도아리랑이 오가고..주거니 받거니 수작(酬酌)과 가작(歌作)이 오가고..

나도 한마디..

"이 세상에 걸을 길이 얼마나 많은가

산이라면 넘어 주고 물은 따라 걸으리..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술첸 눈에도 꼬막은 보인다..벌교의 참꼬막 맛좀 보고..

그런데..누군가 말이 많다..하라는 노래는 않고..

여그가 낙안여~ 몽고여~~

왜 이르키 말이 많어~~~ㅎㅎ

 

 

따랗네,따랗어, 빳떼리가 따랗어..

더이상 놀다가는 힘빠져서 죽겠네..

 

진이 빠지도록 놀다가 식당을 나오는데 귀수(龜壽?)라는 글씨가 보인다..

거북 같이 장수하란 말씀..뭐 이렇게 살면 학처럼 오래 살것네..

 

 

어둔 성내에서 남문을 찾느라 이리 저리 헤메고..

 

 

아무리 찾아도 남문은 보이지 않고..

낙풍루만 보이네.. 즐거움이 가득한 루각..성이름은 즐겁고 평안하다는 낙안(樂安)이 아니던가..

 

 

남문 옆 도예 민박에서 여장을 풀었다..

뒷집 들마루에 모여 아끼던 로얄살루트 100 캐스크를 돌려 마시다..떨어지면 매실주로 돌리며..

그렇게 목청껏 하루를 마무리 한다..

 

그런데..앞집 숙소로 돌아오는 길..하늘에 웬 별이 그리 총총한지..별을 헤아리다..

그만 개골창에 꼴아 박았다는 거..

갈리레오와 동격이 되는 순간은 잠시..무릎에 피가 난다는 거..ㅜ.ㅜ

 

 

날이 밝았다..

생면부지에 만나 첫날밤부터 치루고 아침에 얼굴 보는 격이다..

하지만, 전에도 일면식이 있는 처지라 설래는 맘은 없고 그저 노을 처럼 반가움 뿐이라..

 

 

이젠 성안 사는 사람에게 보조금을 주나 보다..

성안 사는 것이 인기가 있단다..민박집 할머니도 그럭 저럭 살만한단다..

 

 

남문을 등지고 동헌을 향해 가는 길..

 

 

어느 민박집 아래 멋진 글 보시를 내걸었다..

물한잔 하시지요..선녀와 나무꾼이 산단다..담에 이집에 묵어야 겟다..

 

 

동문(쌍청루)에 올라 성벽길을 따라 서문으로 가는 도중에 멋진 장독대를 만낫다..

 

 

이 읍성은 세종때 수축되어 철종때 보수하였다는데..성벽의 나무만 보아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잇다..

 

 

피카소의 그림을 능가하는 나무와 성벽의 앙상불..

 

 

이곳 동헌의 사또는 9시가 되어야 등청한다..그래서 식전에 성벽만 돌았다..

 

 

이 평화로운 민속마을 이쁘게 잘가꾸고 문화도 길이 보전되기를..

 

 

 

도예집에서 돼지 인형 2개를사는데..펫말이 나를 웃긴다..

성질이 개같은 넘..새끼 땜시로..

그런데 사진을 거부해서 찍기 어렵네..

 

 

다시 녹수식당에서 시원한 된장국으로 해장을 하고..길을 떠난다..

남도소리에 푹 젖게 해준 낙안읍성..

삶이 건조해지는 날이 다시 돌아오마..푹 젖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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