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모친의 팔순 잔치에 갔다...
북한강을 따라 가평 운악산 밑 하판리까지 가는 길..
친구의부모형제 자녀까지 다 아는 친구가 몇이나 잇는가?
5시경에 도착하니 잔치는 벌어지고..
입구에서 주인공인 친구 어머니가 보인다..
다가가 "어머니"라고 부르는데 너무 젊다..아니 어찌 이리 늙지도 않으시냐 했더니..
껄껄 웃는다..
"나는 누나여" ㅎㅎ.. 이럴 수가...
그 누나는 그 시절에 시집가서 보지 못했었다..정말 친구 어머니의 젊은 시절과 똑 같다..
망우리의 어렵던 시절..떼로 몰려가 라면, 김치 축내도 편하던 집안..
30여년이 지나 중학생이던 남동생은 으젓한 사장이 되었고, 여동생은 모친이 사위 삼으려 햇던 오빠 친구에게 이제는 농담을 할줄 아는 중년이 되엇다..
탁구 10게임이나 내리고 지고나서 존경하는 눈빛을 보내던 아들은 장가들어 의젓하고..구엽던 딸래미는 성숙한 여인으로 변했다..
나라가 발전하여 선진국으로 가는데, 그 흐름을 탄 개인들도 발전하지 않겠는가?
인정 많고 사람 좋아하던 이 집안 식구들 모두 건강하고 성공하고 화목하니 진정 복많은 집안이다..
아버지는 봄날은 간다.
어머니는 아침이슬
맏사위는 울고넘는 박달재
누나는 아빠의 청춘
친구는 청춘고백을 부르며 잔치는 무르익는다..
모친은 고주망태가 되어 옥상 바께스에 오줌을 누던 아들 친구들을 아직도 정겹게 기억한다..
손님들이 노래 한다..
아, 옛날이여..
오월의 어느 멋진 날에
꽃밭에서
랄랄라..
게스트 소리꾼이 사철가를 부르는데, 그중 한귀절이 마음을 친다..
"사후에 진수성찬이 차려진들 생전에 일배주만 하겠는가?"
그래서 친구들과 잔을 들어 즐거이 일배주를 들이킨다..
돌아오는 길..
흉악한 내비가 우리를 생전 첨보는 곳으로 몰고가서 놀라 돌아나오고
집요하게 서울로 끌고가려는 내비의 삐끼를 뿌리치고
팔당대교를 건너 하남 IC를 거쳐 내려오는 길...
잠벗에게 한마디 했다..
자네는 노래를 못하니 팔순잔치는 글렀다..
팔순 걷기대회나 할까?
'바라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한일전 (0) | 2012.08.10 |
---|---|
야생의 아프리카- 그 오래된 미래.. (0) | 2012.07.14 |
부처, 법원 그리고 산 (0) | 2012.04.22 |
영원히 당신과.. (0) | 2011.12.22 |
듣는 마음 (0) | 2011.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