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형님들 모시고 한정식 집에 갔다..
미리가서 기다리는데 방안에 걸린 글귀를 보다 문자향에 빠졌다..
時難得而易失,心雖悔而何追 (시난득이역실,심수회이하추)
때(기회)는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쉬운 것이다,한번 놓치면 아무리 후회한들 어찌 추급(追及)하랴.
淸明時節雨紛紛(청명시절우분분)
路上行人欲斷魂(노상행인욕단혼)
借問酒家何處有(차문주가하처유)
牧童遙指杏花村(목동요지행화촌)
청명 때 쯤 비 많이 내리면
길 가는 나그네는 미칠 것만 같네.
주막이 어디냐 물었더니
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그대 오시능가!
- 고 김시라 선생을 기리며-
바람을 몰고가시는 그대
산 그림자 저만치 밀고가시는 그대
殘雪로 남아서
말(言)이 되고 맹세가 되는 그대
가다가, 가다가 그대 저만치서
터억, 호령하며 눈 내리시는가!
흰눈으로 오시는 그대
멀고 먼 빙하를 몰고 오시는 그대
가슴 뜨거운 사랑이 되고, 그리움이 되는 그대
양식되게 하시려고 넉넉히 퍼부어주시는
각설이로 오시능가!
각설이로 오시능가
천상, 백설이 되어야 했을 천성
순한 독재자여, 빈궁한 천석꾼이여
품안엣 것 다 내주고
빈 걸통 걸머메고
얼
씨구 씨구
저얼
씨구 씨구
그대 만석꾼으로 오시능가!
순백의 가슴 열어놓고, 손 흔드시는 그대
준비해온 맹세들 확신되게 일으키는 그대
저문 하늘 빛되게 하려고
험한세상 허허, 웃음 웃게 하려고
얼음 땅 깊이 깊이 파헤치고 들어갔능가
각설이는 예 있는데
그대 어디 갔능가!
전향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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