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를 생각하면 경중이 다 있으며

만물을 헤아리면 장단이 다 있으니,

인의로 형(저울)을 삼고 예지로 추를 삼아

일전 일량을 가는 대로 나누어라.

 

과문 불입은 안자라도 하시려던

불개 기락은 우직인들 못 할 건가?

전성인 후성인이 역지즉 개연이라.

너희도 이를 보아 권을 알아 잡았어라.

마음에 이뤄 있고 골수에 배었으면,

조용히 얻어 있어 자연히 맞으리라.

절서를 알아낸 건 천지의 중이로다.

성인이 다시 나도 이 내 말 바꿀 건가?

천만인 모인 데도 나 혼자 말이로다.

하늘 땅 두 사이에 나와 셋 뿐이로다.

이 길에 나선 후에 요순의 길이려니,

처음에 이것 둘 때 네게 하여 두었지만,

인심이 번복하여 물욕에 묻혀 있다.

문전을 모르는데 원로를 어찌 알리?

물욕에 거추스뤄 별 뜻은 말아라.

주색에 깊이 취해 싸다니지 말아라.

행장을 다시 갖춰 새 마음 먹어라.

명심하여 생각하고 각골하여 잊지마라.

잘 가노라 닫지 말고 못 가노라 중지 말라.

그림자를 돌아보아 말을 따라 가거라.

흐르는 물이 되어 찬 후에 흘러가라.

싼 양식 다 먹거든 덕으로 가거라.

짚은 막대 다 닳거든 의를 짚고 가거라.

진실로 그렇게 살면 귀한 데가 많으리라

 

        이황작 권선지로가(勸善指路歌)로 알려진 글..

 

 

漸磨仁與義 점마인여의

 

인과 의를 점점 닦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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