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잤다..
아니..난간 없는 2층 침대 위에서 떨어질까 염려하여 갓 시집온 새댁 처럼 조신한 자세를 취하느라 잠을 설쳤다..ㅎ
셋째날은 맥키논 고개를 넘어가는 고바우 길이고 또 덤으로 써덜랜드 폭포를 구경하려면 많이 걸어야 하기에
새벽부터 서둘러 나왔다..
외국 사람들이 왜 새벽에 부산을 떠는지 곱지 않은 눈길이다..
오늘은 민타로 헛에서 덤플링 헛까지 14km + 써덜랜드 폭포 왕복 4km = 총 18km를 걸어야 한다..
서서리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벌써 누가 나와 고랑을 치워놓았다..
순순한 자연의 길은 아니다..관리하는 사람의 노고가 담긴 길이다..
지그재그 오르막 길을 오르다 보면 저 아래 민타로 숙소와 그 앞의 클린턴 강이 보인다..
연잎 같은 마운틴쿡릴리 잎파리에 꽃 한잎 띄워 단숨에 들이켜 갈증을 해소하고..
뉴질랜드 빗물은 무공해겠쥐??
지그재그로 오르다 돌아보면 거대한 타원형의 절벽과 마주한다..
왕년에 빙하가 잇던 곳 같다..
거대한 산줄기한 사이로 가느다란 실 같은 길을 구명줄 삼아 오르는 모습니다..
정상에 다다르자 안개가 바람과 함께 몰려온다..
드디어 저멀리 멕키논 기념탑이 보인다..
맥키논 패스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안개 속에서 더욱 신비롭다..
하산길에서 만난 계곡의 작은 폭포들이 눈과 발을 잡는다..
세월이 흔적이 새겨진 바위, 사정없이 내려치는 하얀 급류 속에 푸른 속마음은 여여한다..
그렇게 퀸틴 헛 입구의 대피소에 베낭을 내려놓고 써덜랜드 폭포를 구경하러 간다..
일행 중 한분이 무릎이 아파 남아 쉬다가 숙소로 하산하여 좋은 잠자리를 확보할 임무를 맡았다..
초입에 벌써 저멀리 멋진 자태의 폭포가 보인다..
580미터 높이의 3단 폭포..
그 앞에 서니 장관이다..
정선이 그린 박연 폭포 처럼 내려 꽃히고,..
이백이 여산폭포를 보고 읊었던 '비류직하 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아니..더 이상의 표현을 찾느라 머리속은 흰포말처럼 하얗게 변색되는 느낌이다..
1880년에 이곳을 찾은 탐험가들 중의 한 명인 도널드 서덜랜드의 이름을 따서 폭포 이름을 삼았고, 그는 죽은 후에 폭포 아래에 묻혔으며, 훗날 그의 아내인 엘리자베스도 그의 옆에 묻혔다..
폭포 구경후 여유있게 1시간 정도 내려와 덤플링산장에 도착했다..
비와 폭포수로 옷은 흠뻑 젖었지만 마음은 성취감으로 타오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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