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헛토크 시간에 내일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고, 샌트플라이 선착장 배시간이 오후 3시까지이므로 오전 7시에는 모두 출발하라는 권고가 있었다..
하여 어둔 새벽부터 모두 서둘러 짐을 꾸려 나선다..
비는 내리고..
이곳은 하루걸러 비가 내리는데, 어제 오늘 연속 비를 맞으며 걷는다..
길은 물이 흘러 넘치고..
비와 풍광의 상관관계
비가 오면 걷기는 고달프나 풍광이 끝내준다..
온 산에 폭포가 되어 쏟아져 내리니 이른바 물로 발을 치는 수렴(水簾)동이 되는 것이다..
단풍이 든 산을 만산홍엽이라 하듯이 수렴의 산을 만산백렴(萬山白簾)이라 불러야 하리..
심한 폭우가 내리면 길이 끊어지는 상황이 되는데, 다행히 오늘은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잠시 오두막에서 숨을 돌리는데 샌드 플라이는 사정없이 달려들고..
밀포드의 길을 영화에 비유하면 로맨틱 스릴러라고 할까?
멋진 풍광은 로맨틱 스토리 같고..쏟아지는 비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아서강도 세차게 흐른다..
이에 멕케이 폭포가 나타난다..
저 실태래 같은 물줄기를 한올 한올 실패에 감아서
고이 고이 가져다가
삼복더위에 가물어 지칠 때
확 풀어 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아서강의 벼랑길을 지나며 금강의 벼루길을 생각하고..
이제 쉼터에서 마지막 음식을 모두 처리하고..
흔들다리을 지나면 자이언트 게이트 폭포를 만난다..
어찌 그뿐이라..
온 산이 목포수가 되어 쏟아지는 길을 걷는 즐거움은 예상 밖의 일이다...
해와 비와 물의 천지 조화가 오늘 나에게 상영해준 스페터클한 한편의 영화였던 것이다..
드디어 목적지 샌드플라이 포인트가 나타난다..
이름답게 샌드플라이가 지독하게 달라붙어 대피소 안에 들어간다..
모두들 완주에 기분이 좋다..
3박 4일 54km의 걷기 여정..
참으로 꿈결같은 시간이었다...
로맥틱하면서 스릴 넘치고 스펙타클한 한편의 영화..
여기서 배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 선착장으로 향한다..
구름 속에 싸인 밀포드 트랙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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