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 치료를 사양하고 병원 문을 스스로 나온 그녀는 퇴원 당일 미용실에 들렀다고 했다.

주변을 정리하기 전, 자신을 먼저 가지런히 한다는 의지였을까. 보물 1호였던 피아노는 조카에게 줬다.

낡고 오래됐지만, 친오빠이자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던 윤기선과 함께 쳤던 피아노다.

남에게 폐 끼치기 싫어한 성격 아니랄까봐, 피아노 옮길 차량 운송비와 기사 품삯은 봉투에 따로 넣었다.

말년까지 자신을 돌봤던 손아래 동서의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기로 결정하고는 집 안을 깨끗이 비웠다고 한다.

그리고 스스로 식사량을 줄였고 오래지 않아 삶과 이별했다.

고인이 남긴 유언은 세 가지.

부의금 받지 마라, 염(殮)할 때 신체를 끈으로 묶지 마라, 얼굴에는 보자기 덮지 마라.

스스로 선택한 존엄한 퇴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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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아툴 가완디는 "아름다운 죽음은 없지만, 인간다운 죽음은 있다"고 썼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0/20180520029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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