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생가..
그는 양반집 자손이다..거기다 할아버지 대에 천석꾼이 된 부자집 손자로 태어낫다..
금수저 출신이다..
생가는 10시부터 개방인데, 우리 일행 웅성거리니 일찍 문을 열어준다..
부자 양반집 주련은 무엇을 썼나 보자
得句會應緣竹鶴(득구회응연죽학)
시 구절을 얻으려면 대나무와 학(鶴)을 만나는 인연이 있어야 하고
著書不復窺園葵 搜羅金石卑歐趙
저서불부규원규 수라금석비구조
책을 쓰노라면 정원의 해바라기조차 쳐다 볼 여가가 없고
금석문(金石文)을 찾으니 구양순과 조맹부의 글씨를 수준 낮게 본다
看領風騷벽杜韓(간령풍소벽두한)
시경(詩經)과 이소(離騷)의 글을 보면서 두보(杜甫)와 한유(韓愈)의 글을 피한다
秋水爲神玉爲骨(추수위신옥위골)
가을 물처럼 맑은 정신과 옥처럼 고귀한 뼈대를 가졌다.
(이는 두보시 서경이자가(徐卿二子歌)의 한귀절이다..)
주련은 일련의 시귀절이 아니고 여기 저기서 따온 글이다..
그런데 일관성이나 연관성도 별로 없어 보이는 글귀를 걸어논 이유는?
글 좀 아는 양반집이라는 시늉을 내기 위해서인가?
이 집이 명당이기 때문에 부자가 되었는가?
집 안내문은 노적봉 형상의 배산과 임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의령사람들은 남강 정암(솥바위) 때문에 이병철 같은 부자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솥바위는 강물 속으로 세발 모양으로 되어 잇어 정(鼎)암이라고 하는데, 사방 20리(8KM) 안에서 부자가 나왔다는 것이다..
삼성의 이병철, 럭키(현 LG)의 구인회, GS의 허정회, 효성의 조홍제가 그들이다..
솥바위는 화수분 처럼 의령 부자들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솥이란 가솔을 먹여살리는 도구다.
솥바위를 보고 큰 사람들은 자연스레 남을 먹여 살리는 기업과 경영의 마인드를 가지게 될 것같다.
흐르는 물을 보면 순리를 생각하고, 아울러 정세나 경제의 흐름에 눈뜨지 않을 수 없다
여기 안채의 부억 옆방에서 그는 태어났다..
천석꾼 양반의 2남이었다..
그는 할아버지 서당에서 한문을 익히고, 일본 와세다 대학으로 진학했으나 중퇴하고 고향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3년동안 빈둥거리고 도박에 빠져 지내다가 26세의 어느날 갑자기 개심하여 사업에 투신한다..
안채에 걸린 주련..
孝悌根其本性 효제근기본성
효성과 우애가 본성의 뿌리이고
仁義成於束修 의성어속수
인의는 속수(마음을 닦고 몸을 단속하여 행실을 삼감)에서 이루어진다..
부자집 광에 쌀가마가 그득하다..
그는 1930년대 26살에 집안 300석 땅을 증여받아 마산에서 정미소, 운수업을 시작한다..그리고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열었다..
제법 재미를 보았다가 부동산 투자로 쪽박을 찬다.
그러나 6.25때 도약의 발판을 잡는다.
1951년 부산에서 삼성물산을 설립하고, 전쟁통에 흔해빠진 고철을 수집하여 팔아 거액을 번다.
그리고 이후 제일제당(설탕), 제일모직을 설립한다.
50년대 자유당 정부와 밀월 관계로 승승장구하다가 5.16후 부정축재자로 구속되었다 풀려난다.
60년대에는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사업일선에서 물러난다.
하지만 그 무렵까지 설탕이 선물로 불티나게 팔리던 때니 돈은 엄청벌었다.
그는 68년도에 사업에 복귀하고 69년 아들 장남,차남의 반란을 진압한다..
70년대에 들어오면 아직 정주영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제일 갑부가 되었다.
그때 우리는 그를 '돈병철'이라고 불렀다.
그무렵 그는 소위 문어발식 경영을 하여 지탄을 받았다..
조미료 사업에도 뛰어들어 미풍을 만들어 미원에 도전했으나 이기지 못했다.
사돈지간인 구인회의 업종인 가전분야에 진출함으로써 사돈간에 척을 지었다
나는 금성전자(LG 전신)의 오랜 사용자였으나 90년대부터 삼성전자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삼성전자는 승승장구했다.
80년대에 70대의 나이임에도 그는 후계자로 정한 삼남 이건희가 처음 시도하였던 반도체 사업에 전격 진출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드디어 1984년 세계 최초로 256KD램 개발에 성공하고, 86년에는 1메가D램을 출시함으로써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한다.
지금은 글러벌 기업이 되었다..
생가 맞은편 멋진 한옥이 그가 결혼 후 분가하여 살던 집이다.
대구로 이사 가기 전까지 살았단다..
굳이 풍수론적으로, 결과론으로 말하자면, 엄청 부자가 되지만, 아들의 말년과 손자의 중년에 고생하는 터라고 평해야 되는 거 아닐까?
천하의 큰 부는 창출하기는 쉬워도 유지하기가 어렵다
시기질투가 강한 분위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삼성은 그 재산을 상속시켜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무리수와 심한 견제로 지금도 고통 받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전통의 부자들은 항상 베풀라고 가르쳐왔다.
경주의 최부자 집안이나 하동의 운조루 부자도 그랬다..
한편 우리의 풍토를 보면,
기아자동차에서 보듯이 오너가 없으면 회사가 성장하지 못한다.
또한 정권이나 교회까지도 핏줄에게 물려주려는 세습의식이 강하다.
따라서 오너 가족의 회사 상속을 용이하게 하는 법제도상의 편의는 봐주되, 상속세는 상당부분 무의결 주식으로 납부하게 하는 타협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독일 등 선진국도 가족기업의 상속을 비교적 용이하게하는 법적 장치를 두는 것으로 타협하고 개선해왔다..
돈은 무엇일까?
왜 돈을 벌려고 안달들일까?
1) 카네기와 록펠로는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돈을 썻다.
그들의 경영 수법은 독과점을 이용하는 등 더티한 방법도 불사하여 돈을 벌엇지만, 그 거부를 상당부분 자선사업에 기부함으로써 찬사를 받았다.
2) 빌 게이츠는 원숭이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돈을 쓴다.
기묘한 기술(도스 프로그램)과 절묘한 계약(IBM으로부터 로얄티 받는 계약)으로 떼부자가 되더니, 당대에 물러나 재단을 만들어 기부활동을 하니 누군들 칭송하지 않으리
3) 스웨덴의 발렌베리 기업은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변신하여 5대에 걸쳐 기업을 승계하고 있다.
이제는 오너를 매 세대마다 2명씩 선발하여 지주회사와 금융계열사 대표를 분담시키기 때문에 독단경영을 하지 못하게 하고,
오너라 하더라도 지주회사를 통해 비전,경영전략,투자 등 거시적인 부분만 결정하고, 세세한 결정은 전문경영인이 하도록한다.
그리고 자선 사업을 엄청 많이 하여 인심을 잃지 않도록 한다.
4) 삼성도 이제 기로에 섰다.
정권의 비위를 맞추어 성장하던 기술은 구 시대적이다.
이병철은 자유당 때 성장으로 5.16때 부정축재자로 몰렸고, 손자 이재용은 박근혜와의 독대로 1심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는 대북 투자에 협조하라는 문정권의 요청받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나름 많은 기부와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매우 적대적인 사람들도 엄청 많다..
5) 돈은 써야 한다..
많으면 좋은 일에 많이 써야 한다.
특히 장래성있고 가난한 젊은이에게 많이 써야한다.
그래야 원망듣지 않고 오래간다..
원망듣지 않는 것이 바로 공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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