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화순 적벽을 갈 예정이었는데, 비 예보로 인해 취소 하고 집에서 미스트롯 재방송 보며 빈둥거리다..

문득 계룡산 상신리 갈 생각이 낫다..

부슬 부슬 내리는 빗속에 상신리 계룡산 도예촌에 도착하니 마침 2019 공예주간 행사가 5.17-26까지 진행중이었다..

비가 내려서 사람이 적어 돌아보기는 딱 좋았다..ㅎ



입구 천막에는 물건 파는 매장이 있는데..






마치 뭉크의 절규에 등장하는 인물의 동생처럼 보이는 작품에 눈길이 간다..

가격도 착해 살려고 했다가 일단 다른 거를 돌아보기로..ㅎ



청자를 안고있는 동자..도 구미가 당긴다...



이곳 계룡산 일대는 고려 말부터 조선 중엽까지 우리나라 철화분청사기의 최대 중흥지였다.

하지만 경기 이천이나 여주처럼 복원 계승되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1990년대 초 10여명의 도예가들이 5천평의 부지를 공동으로 조성여 도예촌을 건설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고토갤러리에서는 체험과정을 진행한다..




행복..

행복을 느끼는 자는 몰입에 능하다..

도예작업에 몰입하면 행복은 저절로..




이 갤러리의 도자기와 저 글씨에 뿅갔다..

무슨 글일까?

연구 끝에 해독했다..

조선조 중기 율곡,성혼과 교유하였고, 사계 김장생의 스승이기도 했던 구봉 송익필이 쓴 산행(山行)이라는 시를 전서체로 고아하게 썼다..


山行忘坐 坐忘行(산행망좌 좌망행)    산길 가다가 앉기를 잊고, 앉았다가는 갈 일을 잊네.

歇馬松陰 聽水聲(헐마송음 청수성)    소나무 그늘에 말을 세우고 물소리를 듣는다.

後我幾人 先我去(후아기인 선아거)    내 뒤에 오던 사람들 중 몇이나 나를 앞서 갔는가?

各歸其止 又何爭(각귀기지 우하쟁)    각기 머무를 곳으로 돌아가니 또 무엇을 다투리오?




" 또 무엇을 다투리오(又何爭)" 이런 경지가 빚어낸 것이 조선의 달항아리 아닐까?







갤러리 벽에 새들이 난다..

각자 소망을 담고...




그리움 다음의 것은 내 몫이다..



세월아! 세월아!

넌 우릴 다 보내고 나면

홀로...



공주 시인 나태주의 시는 빗속에 봐도 좋다..

햇빛을 비소리로 바꾸면 오늘 딱맞다..



소여공방의 나비와 덕구

소여(所如)..한결같이..셈페르..




말대가리 껴안은 아이는 말 배울 때가 되었다..



새,닭 등 예술도자가 많은 집이다..





주인장 정순자..

원래 요리사를 하다가 도자기 작업에 전념하고 잇다..

부부 도예가엿으나 남편이 작고하고 혼자 작업을 하면서,  전통장레식의 상여를 장식하는 나무조각상인 "꼭두"를 주제로 한 도예작업을 하고 있단다..

꼭두에는 인물꼭두와 동물 꼭두가 있다.

떠나는 이에게 남은 자가 이승에서 잘 살아주는 것이 천도라고 생각한다..



이 도방에서 위 좌측 닭 꼭두 모양을 샀다..축제 할인가 2만 5천원...



이 동네는 문밖의 조각상도 도자기 하나쯤은 꿰차고 잇다..



하늘에서 오는 비를 맞으며 가슴의 새소리를 듣는 것이 꼭두의 정신과 통하는 것이 아닐까?




그럼 비오는 날은 무엇을 했을까?

생각에 잠겨 걷다보니 귀여운 돌장승이 인사를 한다..




웅진도요..





돌거북이 철화분청사기를 보호하고 있는 느낌,..



전시장 안에 주인장의 손때묻은 부채를 발견했다..

글귀가 인상적이다..


병없는 것이 제일의 이로움이요


만족을 아는 것이 제일의 부자요


믿음이 잇는 것이 제일의 친함이요


깨달음이 제일의 즐거움이다..




글씨도 궁체로 내용처럼 정갈하다..

어느 여인이 한복 곱게 차려잇고 섬섬옥수로 먹을 갈아 썼을 것 같은 느낌이다..






추성..가을 소리..



구름에 달가듯이..

박목월의 시귀절일까?




에전 민화에서 잉어란 세상에 나가 큰 뜻을 펼친다..과거급제 등의 의미이고, 연꽃은 깨달음, 행복, 인연을 의미한다..

이 그림은 세상을 위한 큰 뜻을 인연따라 펼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까?



방명록에 시한수를 적은 고수는 누구일까?



고양이 못나가 문 잘닫고 들어오란다..

들어가니 몸이 상처가 많은 늙은 고양이 단단이가 잇다..

단단이가 아니라 늙쾡이..ㅎㅎ



주인장이 박스를 다듬으며 관람객과 편히 대화를 한다..

고양이가 늙었는데 발정기에 밖에 나가 젊은 수컷에게 당하고 들어오는 것이 안쓰러워 문단속한다고..ㅎ

불쑥 물었다..

"전에 한끼줍쇼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 있지요?"

"예"

"저 고양이 본 기억이 나요.."

언젠가 이경규, 강호동이 이곳 도예촌에서 한끼줍쇼를 진행할때 이곳 웅진도요가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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