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녁 섬에 한 소녀가 살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나주에서 아버지를 따라 왔다가 고아가 되었다..
면장댁 식모하면서 커서 결혼하여 소녀를 낳았다..
그리고 어머니는 무녀(당골)가 되었다..
소녀는 어린 동생 3명을 업어 키웟다..국민학교 3학년을 중퇴하고 육지로 가 3년간 의사집에 식모생활을 하였다.
18살에 어머니가 바다에 빠져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장례를 치렀다.
19살에 서울에 올라가 방직공장에서 일했다.
21살에 고향 섬에 내려와 옆동네 총각과 눈이 맞아 정화수 떠놓고 결혼한다..
서울서 일하던 오빠가 연탄가스 중독으로 죽었다
그녀의 둘째 아이는 돌무렵 뇌막염에 걸려 병원도 가보지 못하고 죽었다.
막내 딸을 낳은 후 그녀는 신열에 시달리면서 귀신들렸다는 소리를 듣는다.
신내림을 받고 무당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들엇다.
그녀의 남편이 반대했다.
남편이냐, 무당이냐 선택 기로에 섰다.
결국 무당이 되었다..
그녀가 모시는 신은 어머니, 오빠, 아들이란다..
무녀가 되어 굿을 시작하자 용하다는 소문이 나서 사람이 모여들었다
이왕이면 제데로 해보자 싶어 씻김굿 조교의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밤세워 사설을 받아 적고 외우며 씻김굿의 전수자로 성장했다.
스승들이 돌아가시자 전수조교가 되고, 전직 대통령들의 씻김굿을 수행할 정도가 되었다
씻김굿을 할때 종이를 오려 배를 만들어 천으로 된 강을 건너가게 한다..
길닦음이다..
그녀에게 종이배는 운명이었다..
그녀는 아들에게는 악기를 가르치고, 딸에게는 소리를 가르쳤다..
그것이 세습무당의 운명이다.
딸은 소리에 소질이 있엇다.
명창에게 판소리를 배우게 햇다..딸은 장관상까지 탈 정도로 재주가 있었다..
굿당을 팔아 뒷받침을 해주엇다..
그녀는 딸이 무당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앗다.
종이배를 띄우는 것 보다는 꽃배를 타기를 소망햇다..
그래서 전국노래자랑에 나가라고 권했다..
그것이 인연이 되었다..
그녀의 딸은 트롯 가수가 되었다..
하지만, 딸은 무명 가수로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들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어렵다고 느꼈을 것이다..
딸은 그녀의 마음을 알았다.
그러기에 비녀를 만들어 팔면서 하루 5-6시간동안 고전 트롯을 부르며 열심히 노래를 연마했다.
판소리로 다져진 호흡법을 바탕으로 밀당과 삼질(삼키고 지르고)을 자유자재할 수준에 이를 때까지 부르고 또 불렀다.
그리고 노래가 자신이 생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자 이름을 개명했다..
송가인..
그리고 신곡 "거기까지만"을 내고 활동했으나 대중은 알아주지 않앗다.
그때 딸은 미스트롯 출연을 제의받고, 잠시 나갈까 말까 망설였다.
그녀는 딸의 출전을 적극 권유했다.
출전 첫마디로 딸은 외쳤다.
"한번도 틀린 적 없는 엄마 말을 듣고 나온 송가인이어라"
치열한 경연 끝에 우승자가 된 딸은 울먹였다.
"돈을 너무 많이 갖다 써가지고 ㅠ.ㅠ"
굿당까지 팔아 뒷바라지 한 그녀의 속마음을 알았기에..
그녀는 딸의 우승으로 뛸 듯이 기뻤다.
딸이 이제는 종이배를 띄우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꽃배를 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굿굿하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개척해 나갔다..
굿을 하는 사람이 줄자, 씻김굿을 공연형태로 진화 발전시켜나갔다.
그리하여 딸이 우승하는 해에 그녀도 문화예술대상을 받았다..
어린 동생을 업어 키우며 엄마의 빈자리를 메꾸던 한 소녀는
대를 이어 무녀가 되는 운명을 받아들이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자신은 무형문화재 전수조교로 성장하고,
딸은 트롯의 샛별로 키워낸 큰 나무의 여인이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송순단이다.
그동안 그녀가 띄웠던 종이배는 앞으로 딸이 타는 꽃배로 변신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운명의 항로를 운항할 것이다.
<참고 자료>
https://jnilbo.com/2019/07/10/2019071011395743767/
http://blog.daum.net/summergarden200/1579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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