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하마에서 해는 지고 어두운 길을 달려 타마노우라 sea 민박집에 도착했다..

일본의 달이 반겨주는 곳..

낯선 땅에서 어둠을 피할 수있는 공간이 반가웠다..

민박주인으로부터  환영 인사와 무언가의 설명을 듣고 방안으로 짐을 옮긴다..

100년전에 지어진 일본 가정집을 독채로 얻었다..1일 가격 10만원..




다다미가 깔린 방..

방문의 글씨가 인상적이다..

수처락..어디에 있던지 즐거워라..





풍정어단학 風靜語丹鶴

바람이 조용하게 붉은 학에게 말을 건넨다..



소나무 그림의 화제가 눈에 익다..

지지간반송遲遲澗畔松

울울함만취鬱鬱含晩翠'

더디고 더디게 자란 시냇가의 소나무가  울창해져서 뒤늦게 오랫도록 푸른 빛을 떨치네


소학 가언嘉言 편에 나오는 글귀다..

대기만성형 인간을 격려하는 글이다...

백사 이항복의 장인 권율장군도 사위보다 늦게 과거에 급제하여 국방장관(형조판서) 사위 밑에서 육군참모총장(도원수)을 지냈다..

그는 자신의 호를 만취당이라 지었다..



화장실로 향하는 복도가 미다지와 어울린다..



포대화상은 "청풍명월"을 즐기라며 웃고..

달마 인상의 운문 선사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이라고 설파한다..




아침에 일찍일어나 정원을 둘러보니 일본식 정원을 잘 가꾸어 놨다..

동네 정원을 한 사람이 맡아 수목을 손질해주는 써비스를 받는 것 같다..



우리식으로 하면 기와고택 독채를 빌린 격인데..

이 일본 고택은 다다미 방이라 난방은 온풍기에 의지하는데, 온풍기가 미치지 않는 방은 좀 썰렁하다..

하지만, 이부자리가 두꺼워 춥게 자지는 않는다..

기상하여 미다지를 열고 창밖 정원을 바라보며 앉아 있으니 일본 부자라도 된 느낌이다...



요런 일본 미녀가 그림 속에서 나와 써비스라도 해야 마땅할 느낌이다..ㅎ



방한켠에 무슨 신주단지 같은 것 뒤편에 무슨 금속조각이 붙어 있길래 자세히 보니

천정장대판금, 무전부소판금 이라고 써잇는데, 이는 에도 시대 금화란다..

얇게 편 금판에 액면을 쓰고 철인을 찍어 화폐로 통용되었단다..

천정장대판금은 천정시대(1573-1592)에 발행된 것이고, 대판(오반)금은 금 10냥에 해당하고, 소판(코반)금은 금 1냥에 해당한다..

그런데, 왜 이런 귀한 것을 민박집에 그냥 둘까?

그냥 모조품 아닐까??



이 민박집에서 인상 깊은 것은 화장실 변기다..

대변, 소변 내리는 스위치가 다르고, 일단 누르면 물이 나와 손을 닦을 수 있고, 그대로 아래로 고여 화장실 물내리는 용도로 쓰이니

일본인들의 절약정신을 배울만 하다..



환한 아침에야 민박집 간판을 보았다..

"타마노우라 sea"



첫날은 고단해서 늦잠을 잤는데, 동행이 일출이 기가 막히다 하여 다음날 아침에 시간맞춰 나갔다..

일출시간 06시 30분경..



동녁 바다가 붉어지기 시작하자..하늘에서 조짐이 시작된다..

어제 아폴론 신이 디오니소스와 어울려 밤새 노시고 뒤늦게 총알비행기를 타고 귀가하시는 모양이다..

출근 시간이 얼마 안남았는데...




그리고 얼마후 눈꼽도 떼지 못하고 부시시한 모습으로 태양 수레를 몰고 나타나셨다..




태양 속에 삼족오가 산다더니..과연 그렇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분들이 짝짓기하는 분위기다...ㅎㅎ



신급의 짝짓기는 결과도 빠른가??

갑자기 애기가 톡 튀어나오네..ㅎㅎ



아하~~ 태양수레가 구름에 가렸구나..ㅎ



참 아름다운 일출인지고..

내 기억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로 기억될 것같다..

아니, 뱃푸에서의 일출도 좋앗던 것 같은데..

기억은 항상 강렬한 놈이 이긴다..







타마노우라의 백사장은 여름에 해수욕장으로 붐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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