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내가 아니라 꽃이 주인공이다.
해서 꽃이 피는 길을 찾아간다..
4월 둘째주에는 금산, 영동이다..
금산에서 영동가는 국도 벚꽃을 구경하며 가야 한다..
과연 화사한 벚꽃이 거리를 가득메우고 국빈방문 환영하듯 열렬히 맞아준다.
도착지는 내비에 금산군 군북면 산안리 주요부를 친다..
코스가 여럿이나 산벚을 구경하려면 자진뱅이길 코스를 잡아야 한다.
평지 벚꽃은 이미 엔딩이지만 산벚꽃은 이제 만개하려고 한다..
한꽃 한꽃의 가치보다 군집의 가치를 아는 꽃..
같이의 가치를 즐기는 꽃이다..
호젓한 이 길을 걷다보면 떠오르는 한 귀절
수류화개 공산무인(水流花開 空山無人)
꽃 피고 물흐르는데 빈산에 사람이 없네
진달래와 벚꽃..분홍과 하양의 앙상블..
좋구나! 좋다!
하지만 4월의 연두는 분홍과 하양이 갖지 못하는 매직파워를 가지고 있다..
두꺼운 초근목피를 뚫고 나와 산하대지를 초르게 덥나니 철면피, 후안무치들이 두려워할 상대로다..
벚이 푸른 산에게 묻는다.
삶은 무엇인가요? 생은 무엇인가요?
천년을 변함없이 사는 것이 좋은가? 해마다 피고 지고 피고 지는 삶이 좋은가?
해마다 꽃따라 사는 삶이 좋더라..
천년을 변함없는 것이 어디 있는가?
몇년 안되어 이 길도 변하고 있다..한적한 오솔길이었는데, 주변에 오토캠핑장이 들어서더니 이 길도 승용차 길이 되어가는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려고 보이네요 정자에는 접근하지 않는다..
보이네요 정자에서 봄처녀 정자로 가는 길에도 농장이 들어서고 차량통행이 연락부절이다..
이곳도 걷기 코스의 운명이 다돼가는 중이다..
옛친구처럼 반가운 벚꽃 아래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4단고음 정말좋았네를 들으면서
승용차 타고 구애하는 인간들이 늘어나니 봄처녀도 시집갈 때가 되었나 본다..
있을 때 잘해..
이쁠 때 잘해.
암수 두 나무였다가 숫나무는 죽고 암나무만 살았네..
제행무상은 부처님의 제1교의 아니던가?
벚꽃엔딩을 들으며 걸어간다..
지금은
봄바람도 없고
흩날리는 벚꽃도 없지만
나 떠난뒤
홀로 통곡하며 떨어지리라
그대여! 그대여!
벚꽃길이 끝나가자 예고편이 등장한다..
다음주에는 산도화, 복사꽃인가?
어느새 성숙해진 민들레도 화려한 시절을 뒤로하고 멀리 멀리 떠날 준비를 하고 잇다..
엄마 품이 아무리 따뜻하지만
때가 되면 떠나요. 어쩔 수 없어요.
엄마 품을 떠나 일편단심 민들레 처럼 살다보면
어느새 할미꽃 될 때가 잇다..
할미꽃 당신!
열심히 살았다..
꽃답게 사는 삶처럼 아름다운 생이 어디있겠는가?
내 덕담에 감명을 받았나보다..
조팝꽃들이 만세 만세 만만세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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