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렇게 벚꽃을 두고 내려오니 혼자 떨어질 꽃잎 생각에 잠이 설치던 차에

문득 신선바위 벚꽃이 생각났다..

막바지렸다..환송이나 하러 나섰다..



빠른 넘은 지나가고 늦은 넘들은 한창이다..

자목련이 불꽃처럼 피어났다.





바람이 불자 꽃잎이 유장하게 날린다..








이런 꽃시절을 화양연화라고 한다..




바람에 우수수 날리는 꽃잎들

어느 도인이 있어 해탈지경에 이르렀기에 꽃비로 축복하는가?

해마다 대자연은 인간들에게 염화시중의 화두를 던지고

그때마다 해탈의 미소를 던지는 사람이 있어

축복의 꽃비를 내리는지 모른다..




벚꽃을 즐겨도 우리와 일본은 다르다.

우리는 만개한 벚꽃을 즐기는데

일본애들은 벚꽃 낙화를 즐기는 편이다,

원래 우리 백제를 벤치마킹하던 그들과 우리의 성향이 달라진 것은 각자 다른 제도를 채택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려 광종 때 과거제를 실시하면서 문인문화가 주류가 되엇고

일본은 중세때 쇼군의 막부정치와 전국시대로 무인문화가 주류가 되었다,

사무라이들은 樂死惡生·낙사오생을 숭상한다..

즉, 죽음을 명예롭게 여기고 삶을 가벼이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의식이 낙화의 미를 즐기게 만는 것이다..


이에 반해 문인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好生惡死·호생오사, 즉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추구하며 산다..

그러니 만개한 꽃을 즐기며 사는 것이다..






신선바위를 호위하는 벚꽃은 이미 번뇌를 떨구고 무심하게 서있다.




대청호는 오늘도 물이 가득하다..

신선바위 벚꽃 뒤로 아직 정정한 벚꽃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길고 짧음의 차이뿐 어차피 떨어져갈 운명임에랴...





바위에서 내려와 명자꽃 핀 길을 따라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을 걸어 신상동 인공습지까지 간다..






다음주 예고편 복사꽃이 등장했다..

복사꽃 핀 곳마다 무릉도원은 아니겠지만

도원에서는 해마다 새로운 결의가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낙화로다. 낙화로다.

길고 짧음을 자랑마라..

우리 인생 어차피 모두 떠날 운명이라~~


아니 아니 그런말 마소

인간이 AI로 진화하여 불멸을 살지 어이 아오~


나는 싫소 나는 싫소

영원 억겁은 내 뜻이 아니오,

길지 않은 인생이라도 빛나는 생이 내 소망이라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하이얀 꽃도 진정을 알고보니

붉은 마음을 가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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