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잎 떨어진 장성 행복길

오동잎 떨어진 달 밝은 밤에~~

그녀(송가인)의 노래 거문고야를 듣다보면 지난 10년간 길에서 만난 오동나무들이 떠오른다.

 

- 오동과 거문고의 궁합(마리아주)

예로부터 시를 쓸 때 궁합이 좋은 단어가 있다. 

가을, 오동잎, 달밤, 거문고..등이 그렇다.

백낙천의 장한가에 추우오동엽락시(秋雨梧桐葉落時) 귀절이 있다.

가을비에 지는 오동잎을 보며 죽은 양귀비를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또 오동추야(梧桐秋夜)..오동잎 떨어지는 가을 밤이라는 노래가사도 있다.

youtu.be/nyIEhABvG5E (오동동타령)

 

오동 잎은 크다. 떨어질 때 소리도, 동작도 크다.

그래서 가을에 오동잎 떨어질 때 쓸쓸한 느낌도 더하다.

youtu.be/Q_kuARtN57A (오동잎, 최헌)

 

그러나, 여름에 비올 땐 우산으로, 햇볕 뜨거울 땐 양산 역할도 한다.

 

세종시 금남면 금천리에서

 

 

- 오동나무와 거문고

 

예로부터 딸을 낳으면 집뜰에 오동나무를 심고, 아들을 낳으면 소나무를 심었단다.

딸 시집갈 때 장롱, 가구를 만들어 줄려고..오동나무가 가구나 악기 만드는데 좋은 재료였다.

 거문고 만들 때도 오동나무를 쓴다.

 

전설적인 악기로는 초미금(焦尾琴)이 있다.
불에 타다 남은 오동나무로 만든 거문고..
사연은 이렇다..

후한 말기 동탁이 집권하기 전, 채옹이라는 선비가 잇었다.
어느 날 지나가다가 아궁이에 불타는 오동나무를 발견하고 급히 나무를 꺼내어 불을 껐다.
한눈에 좋은 목재임을 알아보고 주인에게 사들고 왔다.
그리고 그 오동나무로 거문고를 만들었는데, 연주하니 멋진 소리가 낫다는 것이다.

 

한번의 실수로 더 이상 출세 기회를 얻지 못한 차천로도 이 고사를 인용하여 시를 지었다..

人將命會如相待 (인장명회여상대)   사람은 서로 기다린 듯 운명처럼 만났고
物遇時來亦自通 (물우시래역자통)   나무도 때를 만나 저절로 통했으니
焦尾不妨絃玉軫 (초미불방현옥진)   끝이 탔어도 거문고 줄 매기엔  괜찮구나

 

그러니, 오동잎이 떨어지는 가을 밤에 오동나무로 만든 거문고를 연주하면 가을 느낌이 찐하게 나겠지.

하물며 가인을 앞에 두고 연주한다면 말해 무엇하리.

이밤이 가지 못하게 붙잡아 두고 싶으리..

그럼 아들을 위한 소나무의 용도는??

집 지을 때 대들보로 쓰고, 부모 상사시 관을 짜라고 하는 것이다.

단군이래 1970년까지 최고의 덕목이 효인 나라였기에 상사(喪事)가 대사였다.

입관시 칠성판도 송판으로 만든다. 

 

- 오동꽃은 보랏빛이다. 꽃말은 고상함이다.

 

삭풍에 오동열매 딸그락 딱그락 울면, 
긴긴 밤,
베겟모 적시다 가신 청상과수 울 엄니.
화각장에 은동곳은 없어도
넓은 오동잎 우산이면 족하시던 울 엄니.

-오동꽃, 황영주 -

 

 

논산 탑정저수지 - 오동열매

- 오동쌍피

화투 11월 똥은 오동나무를 뜻한다.

똥광은 봉황을 뜻한다. 

그런데 봉황이 깃드는 나무는 벽오동으로 오동나무와는 다르다.

youtu.be/TMN43-wb5WI (벽오동 심은 뜻은, 김도향)

 

 

- 역사속 오동나무

조선에서 제일 유명한 오동나무는 전남 고흥군 도화면 발포진에 있던 오동나무이다.

발포만호 시절 상관인 전라좌수사가 거문고를 만들려고 발포진의 오동나무를 베어 가려고 하자, 

뜰 앞의 오동나무도 나라의 재산이라며 거부한다.

공사분명한 장수가 있었기에 왜구를 격퇴한 것이다.

 

***

노래 가사 한귀절에 문사철이 다 들어있다.

사연 몰라도 좋았던 노래, 사연을 알고 나니 더 좋은 노래..

"거문고야"

 

https://youtu.be/J-u41u0TrA0 (2022. 2. 1. 조선팝어게인 송가인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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