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여름 한철 용암사에서 매일 아침 이런 구름을 바다 삼아 다도해의 풍경을 즐기며 지냈다.

홀로 즐기던 풍광이 어느 새 소문이 나 cnn에서 꼽는 명승지가 되었다.

출세한 용암사의 운해를 만나로 이제 갑니다.

 

7월의 일출은 5시 20분경이라 서둘러 달려 용암사에 도착..

운무대를 향해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오른다.

다행인지, 지평선의 구름이 짙어 해가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일출은 못보고 가나 하는 순간 뭔가 반짝인다..

해다! 

 

매일 보는 해지만, 일출은 언제나 어디서나 감동이다.

선라이즈, 선셋..이것이 천리(天理)다.

이 천리가 있어 인간이 존재한다.

인간의 마음에도 천리가 인쇄되어 있다.

마치 달빛이 천강에 비치듯이

 

꽃으로 장엄한 것을 화엄이라 하는데,

빛으로 장엄하는 것은 광엄이라고 불러야 하나??

 

40여년전에는 운해를 만끽했었는데, 40여년 후에는 일출을 만끽하는구나..

그사이 백면 흑발이 백발 홍안이 되었네..

 

그래도 저멀리서 그시절의 운해가 손을 흔들어 준다..

 

운무대에서 내려와 여전히 정정하신 마애부처님을 알현하고..

 

 

아침 햇살에 석련이 피어나고 

수국은 대웅전에 꽃공양을 올린다..

 

대웅전에서 설법을 베풀었다.

광대원운항부진(廣大願雲恒不盡)

넓고도 큰 원력은 구름처럼 항상 다함이 없구나.

 

용암사의 운해는 이런 광대원으로 인해 매일 생겨나는가 보다.

 

40여년 전에는 범종각 자리에 대웅전이 있었고,

현 주지실 근처에는 내가 묵었던 요사채가 잇었던 것 같은데..

제법무상이라..

그래도 발전하는 변화라 아쉬움은 없다..

 

그시절 이 바위에서 기도하던 처자와 착하던 행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잊지 못할 그리고 공개하기 어려운 추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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