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계를 확인하며 걷는다는 모임에 갓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일기 예보가 심상치 않다..

이번에 비맞고 걷다가 감기걸리면 고택골로 바로 가지 않더라도 일시 페업할지도 모른다는 겁때문에 망설였다.

그런데 아침에는 날씨가 멀쩡하여..핑계거리가 없어 그냥갓다..

집결장소에 모여 버스를 타고 걷기 시작장소인 금탄동에 내리자 마자 비가 퍼붓는다..

 

 

동네 어른의 배려로 마을 회관으로 피햇다..

거기에 모여 의식을 치뤘다..

단체의 주제가를 부른다..

 

이정선의 산사람이다..

 

어려서도 산이 좋았네
할아버지 잠들어 계신

 뒷산에 올라가 하늘을 보면

 나도 몰래 신바람났네

 

젊어서도 산이 좋아라

시냇물에 발을 적시고

앞산에 훨훨 단풍이 타면

산이 좋아 떠날수 없네

 

 보면 볼수록 정깊은 산이 좋아서

 하루 또 하루 지나도 산에서 사네

 ....

 

 

 마을회관 옆방에 가보니 글씨하나가 눈에 들어온다..누군가가 연하장으로 보낸 글씨를 정성껏 붙어놓았는데..

뜻이 좋다..

적덕여산 기복자후

덕 쌓기를 산처럼 하면 그 복은 스스로 두터워지리라..

 

나는 이 모임의 신입회원이라 우중에 미리 댕겨서 신고식을 한다..

노래와 춤까지 요구..안쓰던 허리가 삐걱인다..ㅎㅎ

 

 

 이모임이 처음인데, 금년초반부터 이 모임이 시경계를 완주하고 새로 시작한단다..

오늘이 그 첫 모임이라 고사를 지낸다..지방에 쓰기를 "천지신명. 대전산신재위"라 하엿다..

대전 둘레의 모든 산신을 모시기위해 술잔 7잔을 올린다..

속으로 대전 주변 산신 중 최상위는 누구실까? 생각해본다..

옛날 조정에서는 계룡산 신원사 뒤 중악단에서 산신재를 올렸으니 계룡산신이겠다 싶다..

 

하여간 정성스런 고사 덕분에 즉시 발복을 받았다..

천둥, 번개를 동박한 폭우가 점심식사후 잦아 들엇다..

 

 

감쪽 같은 날씨의 협찬을 받고  길을 나섰다..

단풍이 샤워를 마치고 나온 미인처럼 촉촉한데다가 풀향기까지 퍼지니 너무 황홀하다..

  

 

숲길을 가노라니 강건너 매포역이 보이는 금강 중류가 보인다..

 이강은 대청댐을 지나고 신탄진 다리를 지나 내가 사는 갑천과 합류하여 이곳에 이른다..

경부선 기차를 타고 이 매포강을 지날 때 마다 강건너편을 걷고 싶엇는데, 이제 처음으로 왓다..

이강을 볼 때마다 박상규의 "고향의 강"을 떠올렸엇다..

 

눈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의 강
지금도 흘러가는 가슴 속의 강
아~ 어느듯 세월의 강도 흘러
진달래 곱게 피던 봄날에 이 손을 잡던 그 사람
갈대가 흐느끼는 가을밤에 울리고 떠나가더니
눈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의 강

 

 

저기 보이는 바위 부근이 시의 정북쪽 경계..

오늘 걷기는 금탄동 쇠울마을-극북점-턱골-바람질고개 들머리-녹골길(임도)-소문산성-박산길(포장도)-고래뜰-둔곡동으로

이어진다..

위 북쪽 경계를 확인하고 스프레이로 이를 표시하는 행사를 가졋다..

 

 

금탄동이란 동네의 이름은 쇠여울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 사람 이름은 신라 경덕왕이 한화 정책을 쓰면서 거칠마로를 황종(黃宗)..이런 식으로 바꿔쓴 이후..

거개가 한문식 이름을 쓰고 작명법까지 대접받는 나라가 되었다..

지명은 일제 시대에 동네 이름을 한자식 행정명으로 바꾸엇는데, 그것이 가관이다..

예를 들어,  옥천군 동이면 하금(下金)리는 아래쇠떼(아래쪽 소 풀뜯기는 곳이라는 이름)을 쇠 금자를 써서 본래의 소와

는 전혀 관련이 없는 지명으로 바뀌었다..

그에 비추어 내 추측컨대는 금탄동의 엣지명은 쇠여울인데, 그 본래의 뜻은 소가 건너는 여울 쯤 되는데 일제 시대 그와 같이

표기되었으리라 생각해본다..(물론 아님 말구..)

 

하여간 우리는 바람피로 다녔다는 바람질 고개 들머리를 지나 소문산성과 꾀꼬리봉을 보며 걷는다..

 

 

길이 질고 오르막이 힘들어도 기분은 좋앗다..

휴식시간에 마신 막걸리 탓이리라..

 

 

 

오늘 걷기를 상징하는 가을의 표상들..

쇠여울의 주인공..얼룩이..쇠여울의 재롱동이 강쥐들..

처마 밑에서 군말없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시래기 후보생.. 가을비에 술방울을 떨어뜨리는 낭만의 모과..

  

 

드디어 내려간다..

시워찮은 내 다리에겐 행복한 뉴우스다..ㅎㅎ

 

 

걷는 길이 따로 잇으랴..분묘를 거쳐가는 길도 있듯이..

생사의 길도 그러하리라..

 

 종착지로 향하다가 뒤풀이 팀은 2시간뒤  버스를 기다리며 뒤풀이하려하엿으나 회식장소가 노는 날..

하여 처음 출발지로 회귀하여 이름도 이뿐 옥천순대집에 들러 앉아 막걸리와 쇠주를 기호대로 마신다..

난 당근 막걸리.. 행복의 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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