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 11월 모임에 갓다..
오늘은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 - 방우리 사이 적벽강을 걷는다..
얼마전 오우삼 감독의 Red Cliff로 만들어 졌던 적벽대전의 적벽을 연상시키는 이름..
무주에서 내려오는 금강의 상류인데 적벽강이라 이름할까?
보통 강은 구간별로 부르는 명칭이 잇는데 대게 그곳 지명을 딴다..
하지만, 특별히 별칭이 있는 곳이 잇는데..금강 구간에서는 금산의 적벽강, 부여의 백마강이 그런 곳이다..
우리는 수통리 수통대교에서 출발하여 강 서안을 따라 남하하여 적벽교를 건너 강 동안을 걸어 자동차 야영지를 거쳐 다시 수통대교로
회귀하는 코스 12키로미터 정도를 걷는다..
강 서안은 좀 걸어 들어가니 인적이 드물어 잡초가 우거지고 가시나무가 즐비하여 걸음을 방해하고
풀은 결초보은하듯 발걸음을 비틀거리게 하니 마치 무슨 고대 왕국의 보물이라도 숨겨 놓은 곳인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절벽을 끼고 걷는다..
절벽위 나무도..물속의 해도.. 겨울로 들어가는 가을을 붙잡고 가지말라고 애원하는듯..
정말 봄날같은 만추다..
문득 길이 끊어졌다..
선두가 나무 쓰러진 곳을 더듬어 길을 잇는다..
길은 새로 다듬는 임도로 이어진다..
내년엔 이곳이 새로운 길로 정비될지도 모르겠다.
숲 속에 장작을 수북히 쌓아 놓은 농장을 만낫다..이름하여 목우화 " 나무 친구 꽃" 참 고운 이름이다..
이름처럼 농장의 노 부부 인상도 선하고 여유가 잇다..
도시 사람처럼 행인을 백안시하는 표정이 없다..
맞다..사람이 사람을 보면 반가워하는 기색을 잃어가고 있는시대다...
도란 도란 걷는 강길..갈대와 자갈, 바람과 햇살의 대화처럼 정겹다..
드디어 적벽교 및 적벽강에 도착하였다..
따스한 햇살에 고무되어 강가에 둘러 앉아 도시락 뷔페를 연다..
라면도 끓이고 오뎅도 데우고..
불소주도 돌리고 매실주도 돌리고..
역쉬 배를 채워야 풍류도 생각난다..
배가 부르자..신입 미녀 4인의 합창 "등대지기" 울려 퍼진다..
"얼어 붙은 달 그림자 물결위에 지고.."
산속 강가에 등대는 없어도 초겨울앞에선 만추와 웬지 어울린다..
그런데..미인들의 합창 불똥이 나에게 튀었다..
나더러 답가를 하라니..그래 멍석깐 김에 공약한 소동파의 적벽부를 펼쳐들고 읊조린다..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壬戌)년 가을 7월 열엿새 소자(蘇子)가 객「客」들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 노닐 새,
맑은 바람은 살며시 불어오고 물결은 잔잔하였다.
...
서쪽으로 하구(夏口)를 조망하고 동쪽으로 무창(武昌)을 바라보니 산천(山川)은 서로 얽혀 울울창창 푸른데,
예는 맹덕이 주랑(周郞)에게 곤욕(困辱)을 치렀던 그 곳이 아니던가?
....
천지 만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어, 나의 소유가 아니면 한 터럭이라도 취할 수 없지만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 사이의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보면 성색(成色)이 되어
이를 취해도 금하는 이 없고 아무리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는 조물주(造物主)가 주신 무진장의 보배인지라
내가 그대와 함께 즐기고 있는 것이오."
.....
" 적벽교"의 글씨..해서체로 반듯하게 썼다..
적벽부를 쓴 소동파는 당송8대가의 한 사람으로 이백, 두보, 도연명 등과 동렬에 설수 있는 사람..
양자강의 적벽에서 배를 띄우고 즐긴 감회를 쓴 글로 인구에 회자 하였는데..
아마 우리나라 선비들도 이 부를 읽었기에 이곳 풍광을 그에 견줄 수 잇다하여 적벽강이라 이름하지 않았을까?
하여간 적벽부를 읊은 뒤에 모임대표의 지도로 "향수"를 복습하고..새노래 "눈"을 배운다..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 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
열심히 연습하여 다음 달 한겨울에 눈 속에서 부르면 정말 좋으리라..
만추하고도 끝자락을 시리게 느끼게하는 풍광들..
좌상부터..금산시내 인삼의 거대상징..적벽강에 핀 꽃다운 식탁보..
생명 쟁탈의 즐거움을 찾아 헤메이는 사냥꾼의 발걸음..새 새명을 씩띄우기 위한 농부과 황소의 느린 협동작업..
적벽교를 건너 강 동안을 걷는다..
갈대 가득한 강변..눈부신 햇살..평화롭기 그지 없다..
자동차 야영장을 지나 자갈마당을 걸으면 발마사지 받으며 수다를 떠는 걷기 찜질방 모드로 이어진다..
원래의 출발지 수통대교의 건너편 "오수정"에 당도하였다..
오수정이라면 낮잠을 즐기는 정자라는 의미..
글씨는 예서체로 멋진 자태...
다리품이 다소 부족한 사람들은 양각산 등산길을 따라서 한시간의 발품을 팔고와서 정자에서 쉰다..
뉘엿한 해를 등지고 북류하는 금강을 바라본다..
이강은 금산 제원을 지나 영동 송호리로 갈 것이다..
강은 흘러 흘러 만굽이를 돌아도 바다에 이르겟지..
멋진 금강..또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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