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걷기에 나섰다..

정여립의 역모사건으로 유명한 죽도를 가기 위하여..

정여립..요즘 상영되는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의 배경이 되는 인물..

 

 

 

오전에는 장수군 천천면 연풍리를 걸엇다..

금강은 장수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진안 고원을 거쳐 무주, 금산쪽으로 흐른다..

이곳 천천(天川)면..하늘내...하늘 가까이 흐르는 내..상류라는 의미를 멋지게 표현한 지명이다..

 

 

 

버스타고 오다보니 이곳 지명 중에는 한들로라는 길이름도 보인다..한들..너른 들판..이란 의미 일까?

아름다운 우리 지명들 고이 보전되었으면..

하늘내 들꽃마을에서 출발하여 아스팔트를 따라 걷다가 평지마을을 지나서 연풍리 강가로 내려갓다

물가에서 놀며 걷다가 다시 배수로를 따라 포장도로로 올라와 점심식사 장소로 간다.. 

 

 

 

돌아보니 멋진 금강의 풍경이 눈길을 놓아주지 않는다..

카메라의 샷타소리로 겨우 마음을 달래어 일행의 꽁무니를 쫒는다..

 

 

 

 

 

점심식사는 폐교를 이용한 하늘내 들꽃마을 농원에서 발우공양하듯 한접시에 담아 식사를 마쳤다..

다행히 들고온 아일랜드 위스키와 막걸리를 한잔..

휴식시간에 2층 원두막에 눈 좀 부칠려고 누웠는데..꼬마들이 윷을 논다고 던지는 소리가 장마 속 천둥소리 같다..

오늘 만난 농원의 미니 말..강가에서 봉변당할까 눈치보며 눈알 굴리는 개구리.. 오늘 뭔일 이랴 하며 내다보는 누렁이 모자.. 

여러 생명과 나누는 자연..

 

 

 

오후엔 본격적으로 죽도를 향해 나섯다..

왜 강이름에 섬島자가 들어갓을까?

강이 비얌같이 구불 구불 흐르다보니 섬처럼 고립되어 배 아니면 통행할 수 없는 곳이 생겼다..그래서 섬이라 부른다..

이 죽도는 엣날부터 경승지로 이름이 높앗다.

 

 

 

가막리에서 죽도로 가는 길목에 선 의암..

기암절벽..멋지다..

 

 

5월이 좋기는 좋구나..

의암 아래 푸른 물에 풍덩 들어가 멱감는 일행도 잇고.. 

 

 

 

 

 

의암의 물가에서 피래미들의 야유회..왜가리의 족적..고라니..물떼새..수달의 발자국...등을 본다..

우리와 자연을 공유하는 생명들..

 

 

 

이제 다리를 걷어 부치고..새로 사온 아쿠아 샌달을 신고..여울을 횡단한다..

요즘이 갈수기라 강물이 얕아 여울 건너기는 그만이다..

더구나 날씨도 더우니 강물이 그리 시원할 수 없다.

 

 

 

강가에 모래 사막 같은 곳이 있다..

금강 본류와 구량천이 합류하면서 수많은 퇴적 모래가 쌓였다..

잠시 앉아 모래 찜질도 하고 참외를 깍아 먹으며 갈증을 달랜다..

 

 

 

우측편의 강이 구량천이다..저기 보이는 바위가 죽도의 남단이다..

죽도는 금강과 구량천에 의해 감싸여 흡사 섬과 같은 지형인데..연결 산줄기를 새마을운동 당시 발파하는 바람에 이제는 진짜 섬이 되었다.. 

 

 

 

 모래톱도..물줄기도..산줄기도..구름 모습도 모두 아름다운 죽도..

그러나 이죽도는 조선시대 정여립의 기축옥사로 인해 피로 얼룩진 역사를 가지고 잇다..

정여립이 모반을 꿈꾸었는지..모략에 말린 것인지..견해가 분분하나..

이 기축옥사를 이용한 정치적 작태는 분명있었다..

서인 강경파인 정철..송익필 등이 가혹하게 동인 관련 인사 1000여명을 숙청함으로써 그후 300년간 당쟁이 격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 당쟁적 사고는 아직도 문화유산인양 현 정치에도 미치고 잇으니..

 

 

 

이리 건너고 가다가 길이 끊기면 또 건너고..모두들 신났다..

오늘은 금강 물길걷기라고 해야할 정도로  물길이 정겹다..

 

 

 

사나왔던 3,4월은 벌써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발에 닿는 물의 감촉이 미지근하게 여겨진다고 불평하는 변덕스런 마음..

 

 

 

여울에는 매혹하는 그 무엇이 잇다..

흘러가는 물이 말을 건다..무어라 재잘 거리는데..아직 알아 들을 수 없다..

좀더 친해지면 알아 들을 수 있을라나..

 

 

 

역광에 바라본 강물은 좀 근엄하고 신비함이 있다..

강의 여러 면모를 보면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도는 물과 같다는 노자의 말씀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일행들이 무언가 보고 쑥덕거린다..가까이 가보니..모래구멍..??

개미지옥이란다..어릴 적 보고 잊은 것들이 그대로 살아 있는 자연.. 

 

 

 

 

 

오늘 만난 5월의 파편들..좌상부터..파꽃..꽃잔디..황매화..좌하..담배..발기된 송화..말라가는 메주와 옥씻기..

 

 

 

 이 맑은 강 곳곳에서 벌어지는 천렵..그 과정에서 오늘 운수 불길하게 사로 잡힌 민물고기들...초고추장에 찍혀 쐬주와 한몸이 되어 사라져간다..

우리라고 별다른가..

돈이라는 고추장에 찍혀 스트레스와 한 몸이 되어 죽음향해 매일 매일 행진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 우측이  죽도..

저기 보이는 석문은 원래는 산줄기로 이어진 것인데..

새마을 운동 무렵 저뒤로 흐르는 구량천을 이 석문을 통해 금강과 합류시키려고 산줄기를 발파하는 바람에 만들어진 인공 석문이다..

그이유가 쌀농사를 위한 농토확보..하지만..그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미완의 저 절벽만이 석문인양..이야기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명물이 되었다는 아이러니..

 

 

 

 

 

돌아다보며 리더에게 물엇더니 우리가 걷고 잇는 곳이 죽도란다..

이리 저리 물을 건너다보니 방향감각도 상실..

 

 

 

깃대만 바라보고 사는 인생은

들꽃도 보지 못하고 행운의 네잎 크러바도 그냥 밟고 지나간다던가..

하물며 행복의 세잎크러바야 말해 무엇하리..

 

 

 

제주 올레에서 봄직한 풍광도 보인다.. 애교잇는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고..

 

 

 

가끔 돌아다 볼 때마다 진경을 만난다..

죽도를 상징하는 풍경은 등뒤 있었다..

 

 

 

 

푸른 오월의 오늘 걷기를 상징하는 조각은 하늘내 들꽃 마을에 잇엇다..

자연과의 깊은 키스를 나눈 기분..

누가 알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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